송선미, 홍상수 감독 `해변의 여인’서 이미지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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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미, 홍상수 감독 `해변의 여인’서 이미지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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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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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서 맑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을 한눈에 느낄 수 있었다. 원래도 방긋방긋 잘 웃는 편이긴 하지만 그 환한 미소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마냥 좋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인생의 또 하나의 관문을 통과한 자의 넉넉함이 보태진 미소였다. 웬만한 일로는 그 미소가 사그라지지 않을 듯 하다. 배우 송선미(31·사진)에게 2006년은 무척 뜻 깊은 해다. 일반인으로서는 결혼을 했고, 배우로서는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비록 `해변의 여인’이 개봉 2주 만에 극장에서 사라지긴 했지만 그는 배우로서 많은 것을 얻었다.
 “`해변의 여인’ 촬영장은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었어요. 홍상수 감독님은 연기자로 하여금 세포가 하나하나 살아나게 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연기하는 것 자체가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었습니다”
 `두사부일체’ `은장도’ `목포는 항구다’ `도둑맞곤 못살아’ 등 지금까지 스크린에서 송선미는 코믹한 연기에 치중했다. 그야말로 `코믹한’이었다. 그런데 `해변의 여인’은 송선미라는 연기자를 새롭게 주목하게 했다. 이번에도 여전히 관객은 그녀를 보고 웃는다. 그러나 이전과는 전혀 다른 웃음이다. 극중 캐릭터가 현실에 발을 착 붙이고 있는 덕분에 그가 웃기려 하지 않았음에도 관객들이 절로 웃는 것이다.
 “저희도 촬영하면서 웃긴 했지만 관객들이 그렇게 곳곳에서 웃을 줄은 몰랐어요. 등장인물 모두가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이다보니 관객들이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며 웃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 영화 속 주인공들 같은 사람, 진짜 주변에 많아요. 곰곰이 돌아보세요. 웃기는 캐릭터가 얼마나 많은데요”
 `해변의 여인’에서 송선미는 남편과의 이혼을 고민하며 친구와 해변으로 여행온 유부녀 선희를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평소 동경하던 영화감독 중래(김승우 분)를 만나 못 이기는 척 하면서 몸과 마음을 덥석 내주고, 중래와 먼저 `눈이 맞은’ 문숙(고현정)에게 “밥 사드릴게요. 언니라 불러도 돼요?”라며 다짜고짜 친한 척 하는 선희의 모습은 어처구니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 사랑스럽다. 능청과 내숭을 오가며 진심을 살짝살짝 내비치는 선희라는 인물을 송선미는 기다렸다는 듯 자기 것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홍 감독님의 연기에 대한 지적은 너무 예리해서 배우들이 그 지적을 듣고 나면더 신나게 연기하게 되요. 참 묘한 힘인데, 아무튼 선희를 연기하는 동안 그렇게 신이 날 수가 없었어요. 인물을 다 이해하냐구요? 감독님 영화에는 아리송한 것이 많아요. 해석은 각자의 몫인 것 같아요”
 이쯤되면 그가 `해변의 여인’을 만난 것은 연기자로서 축복이라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그동안 코미디 위주의 영화에 출연하다보니 회의가 들었어요. `나도 작가주의 감독들과 작업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키웠는데 그때 홍 감독님이 제안하신거죠. 사실 결혼을 앞두고 있던 시점이라 베드신에 대한 고민을 좀 했는데, 마침 홍 감독님도 베드신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계셨기 때문에 고민이 쉽게 해결됐어요(웃음)” 송선미는 8월 세 살 연상의 미술감독 고우석 씨와 결혼했다. `목포는 항구다’의 김지훈 감독의 소개로 만나 2년여 교제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부모님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됐어요. 전에는 아무리 잘 해드리려고 마음을 먹어도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게 많았는데 결혼하고 나니 절로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되더군요. 가족이 더 소중하고 애틋하게 느껴집니다. 또 연기적인 면에서 제 이름 석자에 대한 책임감이 부쩍 늘었습니다. 결혼 후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 많이 생겼어요. 사랑을 가졌으니 일에 더 매진하고 싶은 그런 욕심이죠”
 이 대목에서 그의 얼굴에 어린 환한 미소를 설명하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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