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실제로도 좋은 아버지예요”
  • 경북도민일보
“저 실제로도 좋은 아버지예요”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6.0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현, 영화 `구미호 가족’의 자식사랑 극진한 아버지 열연
영화 `가족’에서 그의 연기는 100만 관객의 눈시울을 촉촉이 적셨다. 딸한테서 외면받으면서도 자식을 향한 진하고 애틋한 부성애를 보여준 그의 모습은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아버지상을 대변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엽기 뮤지컬 코미디 `구미호 가족’(감독 이형곤, 제작 MK픽쳐스)에서 그는 또다시 `가족’을 이끈다. 비록 사람이 아니라 `구미호’ 가족이긴 하지만 어쨌든 아내 없이 1남2녀를 건사해야 하는 아버지다. 이 구미호들의 아버지 역시 자식 사랑이 끔찍하긴 마찬가지.
 중견 연기자 주현(65·사진)이 스크린에서 인자한 아버지상을 대변하며 주가를 날리고있다. 심드렁한 말투, 무관심한 표정으로 화면에 등장하지만 객석에는 그 표정 뒤에놓인 뜨거운 부정(父情)이 전해진다. 그런데 실제 생활에서도 그럴까?
 “집에서 엄하냐고? 에이 전혀…. 우리 애들이 너무 착해서 그런지 생전 혼낼 일도 없어요. 1남1녀를 뒀는데 한번 야단쳐본 적이 없어요. 오히려 애들이 너무 순둥이들이라 걱정이지. 내놓고 기르는 편이에요”
 주현의 스크린 속 아버지 연기는 1997년 이정재와 부자지간으로 출연한 `박대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2001년에는 `친구’에서 유오성의 아버지로 출연했다. 두 작품 모두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한 것은 물론.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나 `고독이 몸부림칠 때’, `조폭마누라2’, `굳세어라 금순아’ 등에서 펼친 코믹 연기 역시 대신할 수 없는 아우라를 발휘했지만 그가 아버지로 출연할 때는 더욱 진한 감동을 전해주는 듯하다. 아마도 현실감 다분한 아버지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런 베테랑 연기자에게도 `구미호 가족’은 큰 도전이었다. 생전 처음 만나는 뮤지컬 영화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도망가려 했어요. 노래하고 춤추는 것도 어렵지만, 워낙 장면들도 난해했어요. 칼 던지고, 특수분장하고…. 어휴 이거 잘못하면 사망하겠다 싶었죠. 그런데 또 이런 영화를 할 기회가 많이 없잖아요? 아이디어를 많이 내 가면서 촬영했어요. 또 춤추고 노래하느라 한창 더울 때 땀을 엄청나게 많이 흘렸습니다.”
 영화에서 그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발성이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한때 성악도를 꿈꿨다.
 “고등학교 때 성악을 하려고 했어요. 선생님들이 성악하는 친구들보다 제가 더 노래를 잘한다고 했을 정도니까. 그런데 당시 워낙 가난하던 시대이니까 학교에 피아노 한 대 제대로 없었죠. 또 제 주변에서 절 성악으로 이끌 사람도 없었고. 결국 꿈을 이루지는 못했죠”
 가곡 `내 마음은 호수요’ `보리수’ 등을 좋아한다는 그는 대중가요 중에는 “배호의 노래를 즐겨 부른다”며 미소지었다.
 주현의 영화관은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영화 촬영과정의 제1 원칙으로는 `효율성’을 꼽았다.
 “어떤 장르, 소재이든지 영화는 일단 재미있어야 해요. 이번 `구미호 가족’ 역시 재미있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애드리브도 많이 했어요. 덕분에 촬영장에서는 모두가 배꼽을 잡고 웃었죠. 그게 스크린으로 제대로 옮겨졌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더 재미있는 장면이 많았는데 편집에서 잘려나가 아쉬워요”
 편집에서 잘려 나간 장면이 못내 아쉬웠던지 그는 영화 촬영장이 더 효율적으로움직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구미호 가족’뿐 아니라 앞선 작품들에서도자신의 연기 분량이 편집 과정에서 상당부분 잘린 것에 대해 무척 아쉬워했다. 애써촬영한 보람이 없다는 것. 하긴 이는 연기자라면 누구나 아쉬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이것도 찍어보고 저것도 찍어보는 그런 풍토는 고쳐져야 해요. 그래서 외국에서는 콘티 계약까지 하는 것 아닙니까? 드라마의 맥을 확실히 잡고 필요한 장면을 위주로 찍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감독의 영역을 침범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인 시각에서 그렇다는 거죠. 그래야 제작비도 아끼는것 아닙니까?”
 그러나 그는 이내 “이렇게 불평을 하면 주변에서 그 나이에 일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줄 알라고 한다”며 “마음에 안 들면 내가 제작해야지. 그렇지 않나? 내가 욕심이 많은 거지 뭐”라며 웃었다.
 분명한 것은 불평도, 문제 제기도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환갑이 훌쩍넘은 그가 아직도 스크린에서 주연을 맡을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연기에 대한 열정 덕분이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스필버그 같은 명감독 밑에서 연기 한번 해보고 싶은 거예요. 오차 없이 한번에 OK를 할 수 있는 그런 감독과 한번 작업해보고 싶어요.” 식지 않은 열정으로 배우 정년을 연장해나가고 있는 주현의 활약을 계속 기대해본다.    /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