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마음의 `쉼’같은 6집으로 돌아온 박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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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마음의 `쉼’같은 6집으로 돌아온 박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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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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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냄새를 맡으며 사뿐히 나는 종이비행기. 6집 음반 `보헤미안’을 들고 온 가수 박기영<사진>에게서 그려진 이미지다.
 저음에서 고음까지 시원하게 내지르는 가창력이 트레이드마크였던 그이지만 이번 음반에서는 편안한 안정감만이 느껴진다.
 “공중곡예하듯 노래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동안 제가 지나치게 기술적인 것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음(音) 위에 제 목소리를, 제 인생을 살포시 얹는 게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다음부터는 자유가 느껴졌어요”
 박기영은 이 자유를 이번 앨범에 담기 위해 연습 한번 않고 녹음실에 들어갔다.
 연습을 하면 금세 곡에 익숙해져 기술적인 데 치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룹 W의 김상훈에게 보컬 디렉팅을 부탁한 것도 이유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목소리에 힘이 들어갈 때마다 이를 지적해 줄 사람이 필요했다고.
 그래서인지 이번 음반 속 박기영의 목소리는 기차역과 맞닿아 있는 해변 같다. 지난해 그가 찾았던 영국의 항구도시 세인트 아이브스(St.Ives) 같은….
 “절친한 친구랑 영국 배낭여행을 갔다 세인트 아이브스에 들렀어요. 작은 가게를 차려놓고 그림을 파는 한 할아버지가 “내가 가져다 놓은 그림을 사가며 기뻐하는 사람들에게서 행복을 느낀다”고 하셨는데 그 때 스스로에게 물었어요. 예술품을 파는 사람도 아닌 예술을 만드는 사람인 나는 왜 행복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불신했나?”
 지난 몇 년간 소속사와의 문제로 음반을 내고도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고 4집 후 5집을 낼 때까지 3년 간은 가수로서 생명이 끝나는 위기까지 느낀 그는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지난해 5월 새 음반에 실을 노래를 작곡하려 했지만 단 한 줄도 써내려갈 수 없었고 해방구로 택한 것이 여행이었다.
 다행히 배낭여행은 그에게 전기가 됐고 “현재로서는 아주 만족스러운 6집”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박기영은 새 음반 작업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직접 노래와 가사를 쓰는 것은 창작의 고통을 넘어선 공포라고 표현했다.
 “생니를 뽑을 때의 두려움이에요. 그냥 생각나는 대로 줄줄 써내려가는 게 작곡이 아니에요. 그런데도 제가 작곡을 하는 건 아무것도 아닌 음들이 하나의 노래가 됐을 때의 행복감 때문이지요. 또 제 노래가 다른 이의 아픔을 치유하는 약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박기영은 내년 가을쯤 미국 뉴욕으로 가 재즈를 배울 생각이다. 그러나 어느 유명한 음대에 들어가는 방법으로는 아니다. 정말 재즈를 잘하는 사람을 찾아 스승으로 두는 게 그가 계획 중인 유학이다. 그 뒤 더 먼 미래에는 같은 방법으로 브라질에서 보사노바를, 아르헨티나에서 탱고를 배울 것이라고.
 “학벌, 학위, 학연 같은 건 중요치 않아요. 재즈, 보사노바, 탱고 같은 다양한 음악의 본고장으로 가 그곳의 삶과 분위기를 몸으로 터득하고 정말 실력 있는 선생님에게 배울 수 있다면 그게 유학인 것 같아요. 좋은 음악을 만들고 들려 드리기 위해 아주 자유로운 마음으로 세계 곳곳을 다닐 생각이에요. 보헤미안처럼….”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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