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람들의 첫걸음은 대부분 하찮아 보이기 십상이다. 부인용 잡지 레디디스 홈 저널로 대성한 포오크가 그 전형(典型)이다.어린 시절 그는 여러가지 상표를 모아 파는 장사꾼을 눈여겨봤다.밑천 없어도 벌이가 쏠쏠하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동네 쓰레기통을 뒤져 모은 상표를 그 장사꾼에게 팔았다. 포오크는 빵집 진열장 유리를 깨끗이 닦아주고 판매액을 높여준 사례를 톡톡히 받기도 했다.
어제 본보는 기초생활보장기금이 대부분 사장되고 있는 사실을 소개했다.경북은 기금 82억원을 조성했지만 저소득층의 복지증진에 쓴 돈은 고작 200만원 뿐이라는 국정감사 자료였다. 기초생활보장 수급대상자에게 점포나 사업자금을 대여해주려고 조성한 기금 목적이 깡그리 짓밟힌 꼴이다. 경북의 수급자는 16개 시·도 가운데 4번 째로 많다.12만1381명에게 쓴 돈이 고작 200만원 뿐이라?! 하기야 전국이 다 이 지경이기는 하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필경 담당 공무원들의 마음가짐 탓일 게다. 시쳇말로 `복지 마인드’가 없다는 반증이다. 저소득층이 벌이겠다는 사업을 보니 오죽지않아 보이고, 기금 낭비했다는 질책만 뒤집어 쓸 바에야 그대로 묻어두면 `면피’는 할 수있다는 속셈이었을 것 같기도 하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는다’고 한다.`푸석돌에 불난다’고도 한다.땀 한 방울도 안흘린 채 책상을 지키고 앉아서 머리만 굴리면 될 일도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게 마련이다. `부처님 살찌고 파리하기는 석수(石手)에게 달렸다’더니 이런 경우에 딱 들어맞는 말인 것만 같다.
/김용언 논설위원 k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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