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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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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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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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시 종 (시인, 칼럼니스트)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아무 노래나 불러 다 감동을 주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 동요곡 중 `고향의 봄’, `오빠 생각’, `과수원 길’, `꽃밭에서’등은 아동뿐 아니라 국민애창곡 수준이다.  `오빠생각’ 노랫말은 일제 강점기 수원에 살던 12살 난 최순애 어린이가 지은 동시였다. 노랫말대로 서울 가서, 집에 올 때 비단구두-꽃신을 사오겠다던 오빠가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아 오빠를 그리워하는 노래지만,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오빠 생각’이 감동적인 것은 원초적인 그리움 때문일게다.  `오빠 생각’은 최순애 어린이의 노랫말에 대구가 낳은 천재 작곡가 박태준 선생이 곡을 붙여 영원불멸의 명곡의 반열에 올랐다. 길 가다가도 라디오나 TV에서 `오빠 생각’이 흘러나오면, 노래가 끝날 때까지 그 자리에 멈추어 서서 듣곤 한다.  지난 4월 29일 천안함 침몰 46용사 해군장이 엄수되고 나서 추모 음악회가 열렸는데, 딴 유명가수의 노래보다 리틀엔젤스(선명회 어린이 합창단)가 부른 `오빠 생각’이 너무나 가슴 가까이 다가왔다. 화면에 언뜻언뜻 스쳐가는 전몰 용사들은 얼굴이 앳된 오빠들이었다. 10년간 결혼을 미뤘다가 올 5월에 웨딩마치를 올리기로 굳게 다짐했는데, 낭군이 기습공격을 받아 세상을 떠났으니, 이런 딱한 일이 어디 있을까 보냐. 세상이 이렇게 고단하면서도, 아름다운 곳임을 천안함 용사들의 애화(哀話)가 일깨워 준다. 천안함 전몰 용사들은 함상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면, 가족들에게 줄 저마다 비단구두를 마련 했을게다. 천안함 전몰 용사중엔 단기복무 일반병도 몇 명 섞였지만, 대부분이 생계형 부사관들이 많다. 장기복무를 통해 애국심도 발휘하고, 취업난의 사회에서 직장문제도 해결하고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최선을 다한 절묘한 선택을 한 착한 국군들이었다.  천안호 104명의 승조원 중 58명이 구조되고 46명이 순직했는데 생존 장병들이 심한 죄책감에 시달린다니 말도 안되는 소리다. 생존자들도 생사기로의 극한 상황에서 극적으로 구조가 됐지, 그날의 악몽에 아직도 시달리고 있을 터이다. 진짜 죄책감을 느껴야 할 사람은 생존 승조원이 아니라 그 날 악역을 연출한 인면수심의 가면을 쓴 전쟁광(狂)들이다. 심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던진 백령도 해역은 옛날 못지않게 요사이도 격랑이 드세다. 꽃다운 젊음을 조국의 바다를 지키다 산화한 46명의 용사는 애국시민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숨쉬리라. 천안함 사고를 두고 딴 말을 하는 사람은 우리 국민이 아니요, 악의 세력일 뿐이다.  동요 `오빠 생각’을 듣고 나니, 천인공노할 악마의 장난에 젊음을 마감한 `젊은 오빠’들이 더욱 생각난다. 이번 아픔을 계기로 하여 해군 장비도 최신 무기로 보강하고, 국토인 바다에 대한 사랑과 관심도 더욱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전쟁을 잊고 무절제하게 사는 국민은 평화를 누릴 자격이 없다.  천안함을 두 동강이낸 악마의 진상도 마각이 드러나게 됐다. 악의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최상의, 최고의 업고를 안겨줘야 한다. `돌을 던지면 바위가 날아 온다’는 경고를 줘야 한다. 앞으로는 `오빠 생각’을 들으면 단란한 가정과 가족애가 생각나는 노래로 되기를 진심으로 빈다. `오빠 생각’을 12세에 지은 최순애는, 15살에 `고향의 봄’을 작사한 이원수와 오랜 펜팔 끝에 익히 아는대로 시인 부부가 된다. 노랫말대로 `고향의 봄’에 `오빠 생각’만 하며 살면 좋았을 텐데, 이원수씨는 XX둥이 였고, 경제적으로도 빈털터리 수준이어서, 최순애 여사와 부부싸움이 잦았다. 만천하 남녀시인들이여! 절대로 이내 말씀 들으시고, 시인 부부는 되지 마세요. 오죽하면 최순애 여사가, 남편 이원수씨를 보고 `이 웬수(원수)야!’ 했겠는가.  천안함 46용사와 이원수, 최순애 부부시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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