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의의 `핵’에 해당하는 영어는 `코어(core)’지만 원자핵을 말할 때는 생물세포의 중심을 말하는 `뉴클리어(nuclear)’로 쓴다. 생물세포핵에 비유할만한 우라늄 `핵심’을 뽑아 농축하여 만들었다 해서 `핵무기’라 이름했다. 그런데 이 우라늄의 명명 배경은 과실의 씨앗을 보호하는 껍데기를 핵이라 부르는 동양의 그것과 닮은 데가 있다. 우라늄이 우라누스(Uranus)에서 파생되었고, 우라누스는 일찍이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대지의 여신이라고 불렀던 가이아(Gaea:지구)의 남편이다. 그러니까 우라누스는 지구의 생명씨앗을 지켜주는 보호자인 셈이다.
그 우라늄이 1945년 7월 16일을 고비로 무서운 지구 재앙의 위협으로 변하고 말았으니, 그것으로 원자폭탄, 즉 핵무기를 개발한 것이다. 지구의 생명 씨앗을 지켜 보존해주는 역할을 하는 이의 이름을 우라누스라 했더니 마침내 그가 우라늄이라는 변형된 이름으로 지구촌 생명을 협박하는 자가 되고 말았으니, 그야말로 아이러니다.
하긴 미 러 중국 등 핵 강대국들은 핵무기가 지구촌 평화를 지켜주는 전략무기, 곧 전쟁 억지력이라고들 말하고 있어 말 그대로 지구생명 지킴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근래 북한이 핵을 보유하여 전세계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으니, 아무래도 지구라는 별에다 우라늄이란 원소를 함유시켜 놓은 것은 신의 실수가 아닌가 싶다. 우라늄이 지구생명의 지킴이가 되어줄지, 그 기대와는 반대로 파괴자가 될지 궁금하고 불안하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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