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없으면 관객이 먼저 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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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없으면 관객이 먼저 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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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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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도빈, 영화 `타짜’서 아버지 백윤식과 동반 출연
`스타 2세’ 타이틀 벗어나 “연기력으로 평가받고파”

 
숙명처럼 안고 가야할 `2세 연기자’라는 타이틀을 붙인 연기자를 또 한 명 기억해야겠다. 백도빈(28·사진). 웬만한 청춘 스타보다 훨씬 더 잘 나가는 백윤식의 아들이다.
 아버지가 출연했던 `범죄의 재구성’에서 단역으로 얼굴을 내비쳤던 그는 역시 최동훈 감독 작품이자 아버지가 출연한 `타짜’에서 관객이 기억할 만한 배역을 맡았다. 도박판 건달 곽철용의 오른팔로 최곤(조승우)을 끝까지 쫓는 인물이다.
 그를 만나 놀란 건 요즘 젊은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예의바름. 최동훈 감독은 “`범죄의 재구성’때 백윤식 선생님을 모시고 함께 미국에 간 적이 있다. 젊은 사람이 어찌나 예절이 바르던지 놀랄 정도였다”고 말한 적이 있다.
 빈말이 아니었다. 아버지를 칭할 때 꼬박꼬박 `어르신’이라고 표현했다. 토씨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 예의갖춰 정성껏 대답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참 잘 자란 청년이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는 단국대 체육교육학과에 진학할 때만 해도 자신이 연기자가 되리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연기자는 그저 아버지의 직업이었을 뿐이다.
 “전혀 뜻을 두지 않았어요. 저도 제가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죠” 그랬던 그가 “군대갔다온 후 대학교 3학년 때 진로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자석같은 끌림이 있었다고나 할까요.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더군요. 이게 도대체 뭔가, 내가 10대도 아닌데 호기심으로 이러는 건 아닐텐데. 계속 고민했죠. 이게 뭔지 테스트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현 소속사인 싸이더스HQ에 견습생으로 들어갔다. 2년 동안 연기 훈련을 받으며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반대하지 않았을까. 백윤식은 `타짜’ 제작보고회에서 “말려도 듣지 않더라. 나도 부모님 말씀 듣지 않고 배우가 됐는데 아들이 원하는 걸 하겠다는데 어찌 말리나”라고 밝힌 적이 있다.
 “나중에 기사를 보고서야 그리 내켜하지 않으셨다는 걸 알았습니다. 제 의사에 맡겨주셨죠”
 아무래도 한동안 `백윤식의 아들’로 소개되는 걸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가 이 길을 걷기 시작한 순간부터 독립적인 개체가 됐죠. 아버지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지만,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관객이 금방 알아요. 연기력 부족한 배우가 연기하는 건 관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제 자신의 자존심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2세 연기자’는 많다. 최민식, 박준규, 허준호에서 김주혁, 하정우까지.
 “다들 처음엔 부모님 이름이 앞에 나왔지만 이젠 `○○○의 아들’로 불려지지 않고 자신의 이름으로 불려지지 않나요. 결국 연기력입니다”
한 눈에 봐도 정적인 성격. 남들 앞에 서야 하는 배우로서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일단 `Mr.로빈 꼬시기’의 홍대리도 그의 성격과는 전혀 다르다. 홍대리는 엄정화의 앞길을 사사건건 방해하는 얄미운 캐릭터.
 “저도 압니다. 그래서 `Mr.로빈 꼬시기의 홍대리가 제 성격과 많이 다르며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인물이었습니다. 다른 이의 공을 채가고, 회사에서 얄미운 짓만 하죠.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인데 제가 하려니 힘들긴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재미있었다고 한다. 김상호 감독이 많이 믿어줬던 게 큰 힘이 됐다.
 “연기자의 길을 막 시작해보니 이 길을 30년 넘게 걸어온 아버지에 대해 존경심이 더 생겼습니다. 이제 아버지가 아니라 선생님으로서 숙연해졌죠. 전 어떤 역할이냐를 떠나 쓰임이 될 수 있는 배우, 필요로 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백도빈이 어떤 연기 영역을 개척해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날 지 지켜보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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