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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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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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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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영화 '사랑 따윈 필요 없어'(감독 이철하, 제작 싸이더스FHN)에서 성숙한 연기를 보인 배우 문근영.
 
문근영 “전 언제나 자라고 있어요” 영화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주연 류민 역
 
문근영(19)은 계속 성장 중이다. 자연인 문근영은 올해 대학생이 됐고, 배우 문근영은 정통 멜로영화를 소화해내는 성숙한 여배우로 한 발짝 더 내디뎠다.
김주혁과 공연한 `사랑 따윈 필요 없어’(감독 이철하, 제작 싸이더스FNH)는 빚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잘나가는 호스트와 앞을 못 보는 대부호의 유산 상속녀의 사랑을 담았다. 비현실적인 이야기는 멋있고 어여쁜 두 배우의 연기를 통해 눈을 만족하는 영화가 됐다.
수려한 영상미 속에 두 배우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사랑 따윈 필요 없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사랑이 절실해 필요해”라고 외치는, 사랑이란 게 정말 소중하다고 말하려는 영화의 의도를 두 배우는 충실히 표현했다.
 `사랑 따윈 필요 없어’의 류민은 문근영의 실제 나이와 비슷한 연배다. `국민 여동생’으로 떠오른 후 지금까지 그가 주로 맡아온 캐릭터와는 달리 침울하며 자기 안에 갇혀 있는 성격. 배우로서 문근영이 해내야 할 다양한 시도 중 하나다.
스크린 속에서 여전히 맑고 순수한 모습을 선사하는 그를 만나 영화 이야기와 이제 숙녀가 돼가는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난 언제나 자라는 중…내 나이에 맞게 이해”
 `사랑 따윈…’는 그를 확실한 티켓 파워를 갖춘 배우로 인식하게 한 영화 `어린신부’나 `댄서의 순정’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작품. 눈먼 대부호의 유산 상속녀 류민은 사랑 따윈 믿지 않는 여자다. 그래서 지금까지 보아온 밝고 발랄한 문근영의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그가 성숙한 멜로영화를 어떻게 해낼까. 많은 이들이 관심을뒀던 대목이다.
 “전 언제나 자라고 있었어요. ’과도기적 연기`라고 하는데 전 ’댄서의 순정`이 제게 그런 영화라고 생각했죠. 어느 배우든 그렇겠지만 캐릭터를 맡을 때 제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합니다. 욕심에서 할 수도 있고, 내 능력 안에서 할 수도 있고. 지금까지 모두 그러했죠. 만약 ’어린 신부`를 했던 나이에 이 연기는 할 수 없었을 겁니다. 지금 제 선에서 제 나이에 맞게 최선을 다해 찍었고, 이해했습니다.
어렵긴 했지만, 그런 부분에서라면 ’크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처음 완성된 영화를 봤을 때는 너무 창피했고 뭐라 말을 못했는데 점점 덤덤해졌다고 한다.
 “촬영할 때 정말 행복했어요. ’그것만으로도 너 만족한다고 했지 않느냐`고 스스로에게 말했죠.”
어른스러운 말을 이어갔다. “제가 지금 후회한다고 다시 찍을 것도 아니고, 개봉 안 할 것도 아닌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정리해갔어요. 연기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 있지만, 영화에 대한 실망은 없었으니까요.”
 영화 내용이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다고 말했더니 “감독님 말씀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전제를 달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상황 설정이 비현실적인 건 맞아요. 감독님 입장에서는 사랑이 가장 필요하다는 것을 가장 순수하고 예쁘게 보여주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가장 순수한 감정인 사랑을 가장 예쁘게 보이고 싶은 거죠.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사랑을 꿈꿀 수 있게끔.”
 마지막 장면을 두고 그는 “두 사람의 생과 사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만났다`는 것 자체가 해피엔딩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이의 미소, 문근영의 미소가 아니길”
 문근영은 앞을 보지 못하는 장애를 표현해야 했다. 화면 가득 클로즈업돼 보이는 그의 눈망울은 깊은 슬픔과 연민을 한꺼번에 담고 있다.
 “앞을 못 본다는 설정 때문에 촬영 전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해 열심히 준비했어요. 시선 처리 연습도 많이 했죠. 그런데 막상 촬영을 해보니 연습과 상황이 달랐어요. 그래서 촬영 초반에는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익숙해졌는지 신경 쓰이지 않더군요.”
 그러면서 그는 “유난히 까만 눈동자 덕을 본 것 같다”고 했다. 까만 눈동자가 시선을 모호하게 했다는 것. “감정을 따라가니까 신경 쓰지 않게 됐어요. 그 설정을잊을 정도로요.”
 왠지 모르겠지만 민이가 무척 좋았다고 한다. 캐릭터에 쏙 빠져 있는 문근영이 보였다.
 “나름대로 민이의 습관을 만들었는데 촬영 후 지금까지 그때의 습관이 남아 있어요. 민이를 연기하며 가장 신경 썼던 건 민이의 미소가 문근영의 미소가 아니길 바란 거였습니다. 제 웃음은 밝아요. 그런데 아픔을 갖고 있는 민이가 짓는 웃음은 훨씬 더 순수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확 피는 게 아니라 슬며시 피어나는 미소가 되길 바랐죠.”
 앞을 못 보는 사람들이 익숙하지 않은 곳에 갔을 때 몸을 움츠리는 성향을 보이는 것, 말을 톡톡 내뱉으려 했던 것. 이런 것들이 익숙해지면서 민이가 된 듯했다.
 “줄리앙을 만나 아픔이 하나씩 벗겨지면서 희망과 사랑이 되는 감정이 좋았어요.
민이를 연기하면서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실제 많은 사랑을 받았구요.
연기하면서는 줄리앙에게 사랑받았고, 촬영하고 나면 감독님을 쳐다보는데 그때마다지그시 웃어주는 감독님과 스태프들. 그 현장이 정말 좋았어요.”
 문근영은 영화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었다. 장르 영화가 모든 이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최소한 문근영을 좋아하거나 문근영과 비슷한 연배의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함께 가슴 아파하고 눈물을 흘린다면 영화는 성공했다는 평을 들을 수 있을 것.
 `국민 여동생’이라는 부담스러운 타이틀을 감당하기 위해서 이를 의식하지 않은채 자신만의 보폭을 유지하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문근영의 지금이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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