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페이스의 달인`설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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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페이스의 달인`설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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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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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설기현(32)이 1년간 몸담았던 포항 스틸러스를 등진 과정이 영 개운치 않다. 자신을 지도한 감독에게조차 비밀로 한 채 울산 현대로 훌쩍 떠나버려 새삼 프로의 비정한 생리를 엿보게 한다.
 황선홍 감독은 “팀을 옮기고 싶다는 것을 사전에 알았다면 구단이든 (설)기현이든 설득했겠지만 그런 말이나 행동이 전혀 없었기에 당황스럽다”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털어놨다.
 설기현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솥밥을 먹은, 대선배 황선홍 감독에게도 사전에 한마디 하지 않고 포항을 떠나자 팬들 입에서 급기야 `먹튀’라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몸값에 비해 팀 공헌도가 떨어지고 다른 팀으로 튀었다는 원색적인 비난이다.
 더욱이 울산으로 이적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설기현은 “이번에 동계훈련을 잘해서 올 시즌은 좋을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팬들의 속을 부글부글 끓게 했다.
 설기현은 지난 연말 포항과 계약이 만료됐지만 2월 11일까지 가진 제주전지훈련을 끝까지 마쳐 재계약할 것처럼 행동했다. 그러나 제주전훈이 끝난 지 사흘만에 재계약 포기 의사를 밝혔고 이틀 뒤 울산에 입단했다.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준 값을 돈으로 받아야 한다”는 감정적인 반응이 뒤따랐다.
 설기현은 지난해 AFC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결정적인 골 찬스를 날려 팀과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팀의 AFC챔스리그 출전 꿈이 날아갔고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해 전반기 부상 때문에 남아공월드컵 출전도 좌절됐다. 포항에서 더 이상 보여줄 것도, 이룰 것도 없어졌다.
 설기현은 철저하게 `포커페이스’ 전략을 구사하며 더 많은 출장기회가 보장되는 울산으로 옮겼다. 축구실력은 보는 이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설기현의 이적 솜씨만큼은 특급이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최만수기자 man@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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