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은퇴자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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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은퇴자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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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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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받을 때 떠나라’고들 하지만 `그 때’를 고르기란 쉽지 않다. 정치무대에 미련을 못버리고 뭉그적거리거나,내려온 무대에 다시 오르려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전성(全盛)의 때를 분별하지 못해 큰 손해를 본 사람들의 전례는 얼마든지 있다. 옛날 개국공신들이 그 사례로 많이 꼽히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보통사람이라고 다르지 않다.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진 가장들에게 일터를 떠날 때를 고르라고 하는 것은 숫제 고문이다. 요즘처럼 찬바람이 느닷없이 불라치면 피로에 늘어져 졸던 사람도 벌떡 일어날 소리다.이들에게 `노후준비’는 팔자늘어진 사람들의 `지화자’같이만 들린다.
 어쩌다 바다밖으로 나들이할 기회가 생기면 외국 노인들의 여유로운 모습에 눈길이 간다. 이 노부부들에게서 절박한 모습을 읽어내기는 어렵다. 은퇴를 기다리고,은퇴자란 사실에 자부심을 갖는 그들의 의식구조가 그대로 배어나온다.그들에게 은퇴란 스타인벡의 `불만의 겨울’에 나오는 그대로다.“단지 작별을 하고 목욕을 하여 기분을 가다듬고 그리고 면도날을 들고 따뜻한 바다로 가는 것이 그것이다.”
 포항시가 `연일 자연생태공원’가까이에 은퇴촌을 만들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흔히 말하는 `실버마을’이 아니라 해외에서 성공한 한국인들과 포항에 사는 외국인들을 위한 은퇴자 마을이다.한상(韓商)들의 자본을 들여와 조성하는 것이니 시쳇말로 `부티’가 흐를 것같다.포항시는 이를 `세마리 토끼잡기’라고 했다.해외자본유치,인구증가에 지역경제활성화까지 꿈꿀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은 노인관이 많이 달라지고 있는 듯싶다.재력을 가진 계층은 결국 노인이란 생각이 그 바탕을 이룬다. 물가 싼 외국에서 노후를 보낼 궁리를 하는 은퇴자도 있다. 그런가하면 포항에서 은퇴 이후를 보내려는 재외 한국인도 많다.포항시의 구상이 맞아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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