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시설 탈출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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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시설 탈출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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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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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게오르규는 물에 관심이 많은지 이런 글을 썼다.`25시에서 영원의 시간으로’에 나오는 대목이다.“물은 아무리 순수한 경우라도 염분, 가스,철분 등의 이물질과 섞여있게 마련이다.” 또한 `대학살자’엔 이런 글도 나온다.“때때로 산봉우리에 내리는 눈이 되어, 때로는 서리나 이슬이 되어서,목적지를 향해 가는 것이 물의 성질이다. 아무도 그 뜻을 막을 수 없다.”
 그러고 보면 물처럼 변신과 포용에 거리낌이 없는 물질도 드물 것 같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발원지에서는 순수 그 자체였을 청정수가 물길따라 흘러내려 오면서 오염물질의 새치기를 순하게 받아들인다.
 그러다가 자정(自淨)능력을 넘어서면 배척 받고 만다. 이런 신세로 만들어 버린 사람들이 먼저 코를 싸쥐고 뒷모습을 보이니 물에게는 천하에 야속한 게 사람이다.
 코를 막는 건 약과다. 사람들은 떼를 지어 하늘에 대고 주먹을 흔든다.혐오시설 반대 표시다. 이를 두고 님비(NIMBY)니 뭐니 하는 말까지 생겨나지 않았는가.이런 가운데서도 때로는 `이변’이 일어난다.쓰레기터가 쉼터로,하수처리장이 친환경시설로 변신하는 일이다. 성서를 패러디하면 `세상에 깨끗하다는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고’태어난 혐오시설 같기만 하다.
 구미시내 하수처리장들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보도됐다.현재 가동 중인 것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들어설 시설들은 더욱 힘을 보태리라 한다. 하수처리율 90%~2009년의 꿈이다. 방류수가 조경용수로, 도심 생태하천 유지수로 공급된다.수자원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증거다.
 하수처리장의 마지막 과정엔 으레 물고기 연못이 `감초’처럼 나타난다.이른바 전시효과를 노린 것이다. 그렇다고 하천이 맑아졌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물고기 연못같은 인공전시물로 눈가림이나 할 때는 지났다.이제는 방류수가 흐르는 하천 그 자체에 1급수 어종이 스스로 찾아와 헤엄치게 만들어야 한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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