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질주하는 `태권V’, 도로교통법 위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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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질주하는 `태권V’, 도로교통법 위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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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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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룡·정준욱 `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살인죄일까’출간
18편의 영화·애니 속 장면 법률적 시선으로 흥미롭게 접근
 
 
 카프 박사의 괴수 로봇이 쳐들어왔다는 김 박사의 호출을 받은 훈이. 카프 박사로부터 지구를 지켜내고자 `로보트 태권V’ 조종석에 올라타 도로를 질주한다.
 도로의 차들은 거대한 로봇의 출현에 놀라 길옆으로 재빨리 비켜선다. 그런데 가만 있자, 로봇이 도로를 저렇게 활보해도 되는 걸까? 도로교통법 위반이 아닐까?
 김지룡, 정준욱씨가 쓴 `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살인죄일까’(애플북스 펴냄)는 이렇게 영화와 애니메이션 속 장면들을 법률이라는 측면에서 뜯어본 책이다. 열여덟 편의 영화에서 민법, 형법, 헌법과 관련한 기상천외한 질문을 던지고 법률적 해석을 내려준다.
 태권V 이야기로 돌아가면 일단 태권V를 타고 도로를 달렸다는 것만으로 처벌을 받지는 않지만 단속대상이 된다고 한다. 코끼리나 카트를 탔을 때도 마찬가지다. 경찰의 저지를 받고도 막무가내로 주행을 계속하면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
 태권V가 마음 놓고 도로를 달리려면 자동차로 등록해야 한다. 법에 자동차의 모양을 규정하거나 바퀴가 꼭 달려야 한다는 조항은 없기 때문에 잘 보이는 곳, 가령 태권V의 발 앞뒤에 번호판만 붙이면 등록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무게. 김청기 감독이 밝힌 태권V의 키는 56m로, 추정 몸무게는 무려 560만1615㎏이나 된다. 현재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법적 제한무게인 40t의 140배나 되는 것이다. 정말 지구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이 아니라면 괜히 출동했다가 법도 어기고, 도로 파손의 책임까지 고스란히 지게 될 판이다.
 책 제목에 나온 사례를 하나 더 보면, 그 안에 이름을 써넣은 사람은 어김없이 죽어나가는 `데스노트’의 능력을 알게 된 사람이 누군가의 이름을 노트 안에 적으면 과연 살인죄에 해당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범죄가 성립하려면 의도와 행위가 있어야 하고 행위와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해야 하는데 일단 데스노트의 기능을 알면서도 이름을 써넣는 일은 다른 사람을 죽이려는 의도와 행위를 충족시킨다.
 지금까지 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100% 죽었기 때문에 인과관계도 성립하지만 이 인과관계를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는 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이밖에도 스파이더맨이 부순 건물은 누가 보상해야 하는지, 개인이 발견한 ET를 국가가 가져갈 수 있는지, 해리포터는 마음껏 하늘을 날아도 되는지 등의 기발한 질문들에 답하고 있다. 익숙한 대중문화 속에서 쉽고 흥미롭게 법에 접근할 수 있게 도와준다. 352쪽. 1만4500원.
  /이부용기자 lby@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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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의 진실 양면성을 뒤집어라
 
김도언 장편 `꺼져라, 비둘기’출간…권선징악 모호함 담아
 
 
 소설은 주요 등장인물 소개로 시작된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 작가의 의도에 따라 존재하는 소설의 일부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등장인물들이 작가와 함께 좌담회를 하듯 각자의 캐릭터와 소설의 내용 등에 대해 토론하는 장면도 만나게 된다. 소설가 김도언(39) 씨의 장편 `꺼져라, 비둘기’(문학과지성사 펴냄)는 이처럼 독특한 형식이 눈에 띄는 소설이다. 그 내용 역시 작가의 전략에 따라 매우 쉽고 친절하다.
 소설의 배경은 착한 사람들이 살던 작은 마을 토담리. 이곳에 어느 날 타이어 공장이 들어서면서 비둘기떼와 탐욕스러운 장사치들이 몰려온다. 촉망받던 씨름 선수 이산은 시합 중 당한 부상으로 씨름을 그만둔다.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소문난 식당 `토담집’을 하던 자애로운 엄마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대신 새엄마가 식당 이름을 `비둘기네 해장국’으로 바꾸고 자극적인 음식을 내다 판다.
 새엄마는 비둘기 수백 마리를 키워 그것들이 행인에게 똥을 싸게 해 매출을 올린다는 의심을 받는 세탁소 사장, 목욕탕 사장과 작당해 마을 사람들을 괴롭힌다. 그러나 원주민들은 그저 당할 뿐 포악한 이들에게 맞설 힘도 없다.
 선과 악이 명확히 대립하는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누가 봐도 착한 `우리 편’과 누가 봐도 악한 `나쁜 편’으로 한눈에 구분된다. 선과 악 양쪽 모두 매우 뻔하고 전형적인 선하고 악한 말과 행동을 하고, 소설의 결말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권선징악’의 공식을 따른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선과 악의 대립과 권선징악 구도가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진실의 전부는 아니다.
 “심지어 어떤 경우엔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진실은 소설가마저 교란시키면서 정해지지 않은 길로 우회하기도 합니다. 진실의 양태는 수없이 바뀌죠. 마치 구름처럼말이에요. 이 소설은 보기에 따라서는 착한 것들의 단순함과 연약함을 오히려 조롱하는 소설일 수도 있습니다.”(276쪽)
 작가는 “소설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소설적 진실’이 과연 있는 것인지, 소설가가 그것에 얼마나 다가가 있는지 의문을 던지고자 했다”며 “독자들이 소설에서 교훈이나 진실을 취하려는 강박을 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진실이란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라며 “인류 역사 이래 가장 근본적인 주제인 선과 악조차도 상대적인 개념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사실 자웅동체처럼 하나의육신을 가진 가치”라고 덧붙였다.
288쪽.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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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들이 전하는 `지속가능한 삶’의 메시지
 
`아웃사이더의 힘’출간…당당한 비주류의 삶 조명
 
 
 단돈 100만원으로 회사를 차려 손으로 직접 음반을 구워내는 인디 음악기획사 대표, 서울대 졸업·행정고시 합격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내던진 개그맨, `안정’ 대신 `재미’를 추구한 독립 프로덕션 PD.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사회의 주류로 들어가기 위해 `빽’과 `스펙’을 무기로 한 치열한 경쟁에 뛰어드는 대신 당당한 비주류의 삶을 택했다는 점이다.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가 엮은 `아웃사이더의 힘’(피당 펴냄)에는 이 시대 대표적인 아웃사이더 10명이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지속가능한 삶’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명문대를 졸업했으나 공중파 방송사 공채를 시도하지 않고 독립프로덕션을 택한 다큐멘터리 PD인 탁재형 PD는 청년 후배들에게 “재미있어 보이는 것을 빨리 찾자. 그것이 먹고사는 길이다”라고 강조한다.
 “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며 조직과 함께 성장해가는 게 즐거움이라면 그 길로 먹고살고, 나처럼 조직에 매이기보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촬영하고 방송 제작하는 일이 재미있다면 그 일을 하며 사는 것이다. 복잡할 것 없이 아주 단순하고 또 순순하게.”(44쪽)
 `장기하의 얼굴들’을 성공시킴으로써 줄곧 표방해왔던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에 한걸음 다가선 고건혁 붕가붕가레코드 사장은 순간순간의 결과에 전전긍긍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때그때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그 단계 단계를 밟아나갈 수 있는 자만이 지속가능한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 전전긍긍하지 말자. 중요한 건 남들이 내 능력을 알아주지 않아 잘나가지 못할 때 미래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다.”(84쪽)
지난해 진행한 특강을 바탕으로 책을 엮어낸 김창남 교수는 서문을 통해 “오히려 진짜 지속가능한 삶은 아웃사이더의 길에게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길에서 진정 자유로운 삶이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80쪽.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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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식인들의 생각을 통해 중국을 읽어내다
 
 
 마크 레너드가 쓴 `중국은 무엇을 생각하는가’(돌베개 펴냄)는 중국 지식 엘리트들의 사상을 통해 당대 중국을 읽어낸 책이다.
 유럽외교관계협의회의 집행이사인 저자는 “장기적으로 국제무대에서 주도권을 다투게 될 가장 강력한 도전자는 중국”이라는 생각을 갖고 3년간 중국을 수차례 드나들며 200여 명의 중국 지식인과 관료를 만났다. 그 결과물로 나온 이 책에는 경제, 정치, 국제관계 세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지식인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한데 담겼다.
 특히 경제 부문에서는 왕후이, 추이즈위안, 후안강 등 2000년대 들어 목소리가 커진 `신좌파’들을 인터뷰해 이들과 함께 등장한 `황하 자본주의’의 핵심을 들여다봤다.
 중국에 대한 많은 책들이 현재 중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그 현상의 중심에 있는 중국 지식인들의 사상을 읽어내려고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내가 한 작업은 중국의 지성계와 사상에 대한 정리”라며 “현재 중국의 사상과 이념을 제대로 이해할 때 우리의 정책 담당자 역시 자신의 세계관을 성공적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수를 맡은 백영서 연세대 교수는 “저자가 정치엘리트나 경제엘리트가 아닌 주요 지식인의 견해에 토대를 두었다는 것은 중국 상황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다당제가 활용되지 않는 중국에서 지식인 간의 논쟁이 정치 과정의 일부, 곧 정치의대용물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장영희 옮김. 231쪽. 1만2000원.
 
 
 
                    >>신간
 
 ▲프랭크 게리와의 대화 = 바버라 아이젠버그 지음. 이상근 옮김.
 미술과 미술계 인사들에 대한 글을 쓰는 저자가 지난 20년간 건축가 프랭크 게리와 나눴던 다양한 대화들을 통해 게리의 면모를 살핀다.
 프랭크 게리는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등을 설계한 건축가로, 1989년 `건축계의 노벨상’격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했다.
 책은 게리가 어린 시절 외가에 살면서 부엌 마루 위에 나무 블록으로 만들었던 도시부터 쇠퇴하던 도시를 살려냈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까지 게리의 건축 세계와 게리가 건축주들과 소통하는 방식, 게리가 설계에 들어가기 전 아이디어를 얻는 과정 등을 게리의 스케치와 모형, 컴퓨터 이미지들과 함께 소개한다.
 위즈덤피플. 448쪽. 2만3천원.
 
 ▲이중섭 1916~1956 편지와 그림들 = 화가 이중섭이 1953~1955년 일본에 있던 아내와 두 아들에게 보냈던 편지, 아내가 이중섭에게 보낸 편지, 결혼 전 이중섭이 아내에게 띄웠던 그림엽서를 묶은 서간집.
 이중섭이 구술한 것을 시인 박재삼이 글로 옮겼다. 유화와 수채화, 스케치, 은종이 그림 등 이중섭의 그림 90여점도 함께 수록됐다.
 지난 2000년 출간된 `이중섭 그대에게 가는 길’의 두 번째 개정판으로, 김춘수 시인의 이중섭 연작시 두 편과 미술평론가 이경성의 `이중섭 예술론’, 구상 시인이 쓴 이중섭의 삶과 예술에 대한 글이 추가됐다.
 다빈치. 256쪽. 1만5천원.
 
 ▲짧지만 화려한 축제 = 라이너 슈탐 지음. 안미란 옮김.
 요절한 독일 표현주의 화가 파울라 모더존 베커(1876~1907)의 전기.
 투박하고 대범한 형태와 절제된 색채로 그림을 그렸던 여성화가의 삶을 화가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남긴 편지와 메모, 일기, 당시의 기록 등을 참고해 그려낸다. 베커와 평생에 걸쳐 우정을 나눴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있다.
 솔출판사. 310쪽. 1만3천원.
 
 ▲다큐멘터리 미술 = KBS `다큐멘터리 미술’ 제작팀ㆍ이성휘 지음.
 KBS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미술’의 내용을 글로 옮겼다.
 르네상스 시기 미술시장부터 파리를 중심으로 한 근대 미술의 탄생, 현대 미술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의 미술, 최근 세계 미술시장에서 급부상한 중국미술까지 내용에 담겼다.
 예담. 326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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