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인(孫東仁)의 `산신’에 “하늘과 메아리만이 사는 두메골”이란 표현이 나온다.새소리,바람소리,물소리 말고는 들리는 소리가 없을 산골이 떠오르는 대목이다.이런 두메 산골에서 들어보는 메아리는 신비롭기까지 하다.`야호~’ `야호~호~호~’.
소리질러보는 사람은 길게 꼬리를 끌며 되돌아오는 자기 목소리가 재미있겠지만 피해는 엉뚱하게 야생동물에게 돌아간다.등산객들이 질러대는 `야호’가 짐승들에게는 괴성이고 굉음(轟音)이라는 것이다.이 날벼락치는 소리에 겁먹고 도망치다 낭떠러지에서 발을 헛디뎌 죽고마는 짐승까지도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일도 있다.
대구 달서구청이 산에서 `야호 안하기’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짐승 뿐만 아니라 이제는 주민의 생활환경까지 침해한다는 이유다.본디 야호(johoo)는 독일 알프스지대에서 쓰는 조난신호다.구조를 바라는 신호가 어쩌다가 우리에겐 스트레스 푸는 수단이 됐을까.
늦가을 나뭇잎 떨어지는 `툭’소리가 10데시빌(dB)이고, 시쳇말로 `알콩달콩 닭살 부부’를 각방 살이하게 만드는 코골이 남편은 85dB를 계속해 쏟아낸다.
야생동물이 제대로 챙겨먹지도 못하고,자손을 퍼뜨리지도 못해 멸종까지도 몰고올 수도 있다는 `야호’는 어느 정도의 소음으로 들리는 걸까. 생쥐의 오줌 한 방울이 1곒 아래 마룻바닥에 떨어질 때 나는 소리가 1데시빌dB이라니….
/김용언 논설위원 k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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