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의`헌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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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의`헌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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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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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체험한 여성이라면, 한 국가의 경영이 쉽지 않으리라는 것 쯤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영국 총리를 지낸 대처의 말이다. 가정주부이자 두 자녀의 어머니인 대처의 생활은 `검소’ 그 자체였다. 그는 남녀를 가릴 것없이 능력을 중시했지 겉치레에 눈길을 주지 않았다.
 미국 정치가 골드워터는 리더스 다이제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조세 감소를 위해 결사적으로 싸우겠다고 공약하지 않은 정치가가 어디 있나. 그러면서도 그들은 지출이 요구되는 사업에 찬성투표하여 조세의 삭감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새해 예산안 판짜기가 시작되면 바쁜 사람들이 많다. 제철이 되면 `칼자루’를 쥔 정부부서, 의회 의원들의 집무실 문턱조차 괴로울 지경이 되고만다. 중앙이나 지방이나 같은 모습이다.
 예산을 한푼이라도 더 얻어내려는 읍소와 로비가 해마다 되풀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칼자루 쥔 사람들이 칼을 잘못 휘두르는 데서도 곧잘 일어나곤 한다. 그 일례가 포항시의회다. 시의회 예산을 16.8%나 증액 요구했다. 아직도 굴릴 수 있는 시의회의장 의전용 차량을 새로 사야겠다는 것이다. 새 청사엔 새 집기라야 되는 것인지 멀쩡한 집기들을 바꿔야 겠다고도 했다.국내외 여비도 늘렸다. 이렇게 해서 늘려놓은 시의회 예산이 5억2900만원이 넘는다. 인턴보좌관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억대 예산을 짠 대구시의회와 난형 난제인 꼴이다.
 칼자루를 잡았다고 이렇게 마구잡이로 휘둘러도 되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영국의 대처나 미국의 골드워터가 이런 예산 심의를 지켜본다면 무슨 말을 할지 자못 궁금해지는 광경이다. 삼국지에 나오는 조자룡의 `헌 칼’은 유명하다. 주군의 아기를 갑옷 품에 안고 칼 한 자루로 천군만마와 맞선 데서 나온 이야기다. 우리의 시의원들은 누구를 위해 칼을 써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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