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의 굴레 벗어던진 비범한 예술세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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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의 굴레 벗어던진 비범한 예술세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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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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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병모 경주대학교 교수 `무명화가들의 반란, 민화’출간
“기발한 상상력 담긴 민화, 자유로운 서민의 정서 담아내”
 
 
 
 전통과 관습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자유로운 예술세계가 담긴 민화를 통해 우리 선조의 당시 삶의 모습과 생각을 들여다본 `무명화가들의 반란, 민화’(다할미디어 펴냄)가 출간됐다.
 지난 10여 년간 국내 박물관뿐 아니라 전 세계 박물관, 개인 수집가 등을 찾아다니며 민화를 조사한 정병모 경주대학교 문화재학과 교수가 썼다.
 민화는 조선시대의 대중문화로, 당시에는 격조가 낮은 속화로 폄훼됐지만 정작 정 교수는 그 속에서 보석 같은 가치를 발견해냈다.
 “가파르게 놓은 평상 위에는 요와 이불이 깔려 있고, 그 위에 옷가지들이 팽개쳐져 있다. 방금 벗어던졌는지 옷자락에는 동감의 여운이 남아있다 (중략) 여인의 생활용구와 선비의 문방사우가 어지러이 만나고 있다.
 이쯤 되면, 왼쪽의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렴풋이 짐작이 갈 것이다. 에로틱한 책거리다!”(97쪽)
 격조 있고 세련된 화풍을 구사했지만 보이지 않는 전통의 굴레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정통 화가들과는 달리, 무명의 서민 화가들은 권위와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작품세계를 펼칠 수 있었다.
 무명 화가들은 서민의 진솔한 감정과 기발한 상상력이 담긴 민화를 통해 전통의틀을 벗어던지고 친근하고 자유로운 서민의 정서를 화폭에 담았다.
 “민화는 자유다! 기존의 규범으로부터 자유로운 그림, 그것이 민화다. 세상의 그 무엇에도 옥죄이거나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움이 민화 속에 한껏 펼쳐져 있다 (중략) 관습과 규범, 시간과 공간, 스케일로부터 자유롭다. 이는 엄격한 장중함을 추구하는 궁중회화나 드높은 격조를 지향하는 사대부 회화와는 전혀 다른 세계다.”(17쪽)
 작가는 세계화에 성공한 일본의 풍경화인 우키요에도 에도 시대의 서민회화라며일본의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부상한 우키요에의 사례를 들면서 조선시대 민화 역시 세계적인 미술로 내세우기에 손색없다고 주장했다. 332쪽. 2만원.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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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레기 더미 속 생활이 편하다고?

`잡동사니의 역습’발간…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들의 이상 심리 소개
 
 
 
 1947년 뉴욕에서는 `이상한 형제’의 죽음이 큰 화제를 모았다.
 주인공은 눈이 멀어 거동이 불편한 형 호머 콜리어와 형을 돌보던 동생 랭글리.
 3층 저택에서 산 이들은 온갖 잡동사니를 쌓아둔 더미 속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조사 결과 동생은 자신이 설치한 부비트랩을 건드리면서 신문 더미에 깔려 질식사했고 형은 이후 굶어 죽은 것으로 드러났다.
 형제가 이 집에 모아둔 잡동사니는 무려 170t. 어마어마한 쓰레기 때문에 집은붕괴 위기에 처했고 형제의 주검이 발견되기까지 3주가 걸렸다. 형제는 왜 이처럼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있다가 결국 어이없는 죽음까지 맞아야 했을까.
 20년간 저장 강박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온 랜디 O. 프로스트 스미스대 교수와 게일 스테키티 보스턴대 교수가 수백 명의 `수집광’을 만나 대화하고 그들의 행동 양태를 차례로 기록한 `잡동사니의 역습’(윌북)은 이에 대한 해석과 치유 방안을 제시한 책이다. 책은 증상별로 구분한 20여 명의 저장 강박자를 소개한다.
 아이린은 친구가 자신의 껌종이를 버렸다고 절교를 선언했고 데브라는 잡지를 손때 묻지 않고 구겨지지 않은 채 그대로 보존하고 싶어서 3권씩 구입했다. 파멜라는 200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 동물 저장 강박자이며 에이미는 5세 때부터 주변 사람들의 물건을 빌린뒤 절대로 돌려주지 않고 있다.
 저자들은 저장 강박자 대부분이 트라우마(외상 후 겪는 정신적 장애)를 겪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엄격한 아버지, 성폭력,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등이 저장 강박 증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저장 강박증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의 아픈 개인사를 다시 돌아본 뒤 딛고 일어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상담과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진 예도 전한다.
 저자들은 “저장 강박 증상자들은 많은 물건에서 기회를 볼 줄 아는 능력을 타고났다. 동시에 그 어떤 가능성도 내려놓을 수 없는 우유부단함을 저주처럼 물려받았다”며 “학자들이 이 역설적인 상황을 정리해 증상자들이 기회는 활용하고 비용은 치르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면 다행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392쪽.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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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동양철학을 발견하다
 
`애니메이션으로 떠나는 철학여행’…10편에 담긴 철학 조명
“단순한 오락거리로 치부하기보다 그 안의 의미 찾아내 받아들여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독특한 철학적 깊이를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일본 애니메이션을 영화사 측면에서 다룬 책들은 많았지만 철학적 측면을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적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 철학자가 일본 애니메이션에 담긴 철학을 분석한 책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제주대 철학과 교수인 김치완 씨가 펴낸 `애니메이션으로 떠나는 철학여행’(인문산책)은 일본 애니메이션 중 명작으로 손꼽히는 10편을 모아 각각이 담고 있는 동양철학을 조명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선계전 봉신연의’ `환상마전 최유기’ `천공전기 슈라토’ `십이국기’ `시간을 달리는 소녀’ `카라스’ `강철의 연금술사’ `반딧물의 묘’가 이 책의 분석 대상이다.
 저자는 `센과 치히로…’가 자아정체성의 중요성과 사람답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루고 있다고,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시간과 역사의 의미를 다루고 있다고 봤다.
 또 `카라스’는 공간과 자연의 의미로 본 노자와 장자의 철학을 다뤘고 `강철의 연금술사’는 동양적 과학철학의 의미를 담았다고 해석했다.
 저자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꿈과 상상력을 길러주는 대중적 매체인 애니메이션이 그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단순한 오락거리로 치부하기보다는 그 안의 의미를 찾아내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또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애니메이션이라는 대중적인 매체를 통해 인문학의 정신세계에 쉽게 다가가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세 아이의 아버지로서 일상생활에서 아이들과 부딪히며 느끼는 여러 삶의 문제들을 끄집어 내 어떻게 가르쳐야할지를 고민한 내용은 부모 독자들이 공감할만하다. 268쪽. 1만5000원.
 
 
 
                 >>신간
 
 
 ▲생각 조종자들 = 엘리 프레이저 지음. 이현숙·이정태 옮김. 온라인 정치시민단체인 무브온의 이사장이 인터넷이 상업주의에 파묻히는 상황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 구글은 2009년 12월부터 개인 맞춤형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똑같은 단어를 검색하더라도 누가 검색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병원 이름만 입력해도 내가 사는 집에서 가까운 곳이 나오는 식이다.
 이후 페이스북, 애플 등 인터넷 강자들도 개인 정보를 필사적으로 분석하며 맞춤 정보를 마련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문제는 필터의 기준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광고주나 특정 정치세력이 개입하기라도 하면 내 생각과 의견이 그들의 입맛에 따라 조종될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 시대에도 여전히 정부가 진실을 조작할 수 있다. 단지 과정이 다른 형태로 변했다. 특정한 단어나 의견을 바로 금지하는 대신 점점 이차적 검열을 되풀이한다. 내용과 배열을 조작하고 정보의 흐름과 관심을 왜곡한다. (중략) 인터넷 초기지지자들이 예측한 것과는 달리 인터넷은 권력 분산의 길이 아니라 집중화의 길로 가고 있다”(189~190쪽)
 알키. 356쪽. 1만5천원.
 
 ▲교사로 산다는 것 = 조너선 코졸 지음. 김명신 옮김. 교육계 비판적 지성으로이름 높은 저자가 교육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저자는 복종의 의무와 경쟁 논리만 가르치는 교육 현실에 분노하며 교사의 진정한 역할을 단호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독립적인 인간으로자라나도록 하는 것이 교사의 의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편협한 충성심을 요구하고 비판자에 대한 적개심을 주입시키려는 욕구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커진 것 같다”며 “교사가 윤리적 비판과 반대를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 전략을 개발할 필요는 훨씬 더 커졌고 절실해졌다. 이 책은 교사가 교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양철북. 180쪽. 1만원.
 
 ▲직설 = 한홍구·서해성·고경태 지음. 진보지식인들이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과 사회적 약자 등 38명을 만나 인터뷰했다.
 진보 진영의 어른인 백기완 선생과 문단의 원로 고은 시인이 촌철살인의 언어로사회 의제를 짚어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정치인과 김제동, 김영희 PD 등 문화계 인사와 홍대 청소노동자의 목소리까지 담았다.
 한겨레출판. 516쪽. 1만8천원.
 
 ▲학교란 무엇인가 = EBS `학교란 무엇인가’ 제작팀 지음. 작년 11월 방송돼 호평받은 EBS 특집 다큐멘터리 `학교란 무엇인가’의 일부 내용을 정리한 교육서.
 방송에서 다뤘던 10가지 주제 중 아이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교육법으로 칭찬의 역효과와 독서 교육법, 사교육 활용법, 영재의 비결, 영국 대안학교 서머힐의 자기주도 학습법 등 5가지 주제를 집중 분석했다.
 필진은 방송에서 소개했던 실험과 전문가 인터뷰, 사례를 다양한 그래픽과 함께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중앙북스. 296쪽. 1만4천800원.
 
 ▲무용예술코드 = 김말복 지음. 무용에 대한 이론을 100개 코드로 설명한 해설서.
 이화여대 무용과 교수인 저자는 무용 이론을 무용의 역사를 이끈 인물, 시대와 사회상을 반영한 춤, 무용과 관련해 일어난 현상, 무용 발전에 영향을 준 기법과 도구, 철학적 기반이 된 예술 사조 및 사상 등에 따라 코드를 분류했다.
 한길아트. 536쪽. 2만5천 원.
 
 ▲유령, 세상을 향해 주먹을 뻗다 = 홍명교 지음. `천만 비정규직 시대의 희망선언’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은 르포 형태로 노동자들의 눈물과 좌절을 기록했다. 만화가 박건웅, 심흥아, 전지은이 청소노동자, 비정규직 가족 등을 주인공으로 삼은 단편만화 세 편도 담았다.
 아고라. 304쪽. 1만3천800원.
 
 ▲촘스키, 러셀을 말하다 = 노엄 촘스키 지음. 장영준 옮김.
 세계적 언어학자이자 철학자인 저자가 영국의 사상가 버트런드 러셀이 추구한 지식과 자유의 문제에 대해 분석했다.
 1강 `세계를 해석하는 것에 대하여’에서는 러셀과 경험주의 철학에서 설명했고,2강 `세계를 변혁하는 것에 대하여’에서는 강대국의 군비 경쟁과 미국의 베트남 전쟁을 막으려 한 러셀의 사상적 뿌리를 살펴본다.
 시대의창. 240쪽. 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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