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쇠사나이들’과 함께 한 박태준의 희생과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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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사나이들’과 함께 한 박태준의 희생과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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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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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鎬 壽/편집국장
 
 
 
 1968년 경북 영일만 명사십리. 박태준은 황량한 모래바람과 마주섰다.
 박정희 대통령의 `제철입국’의지를 `제철보국’으로 보답하기 위해 첫 삽을 뜬 그의 눈에 땀이 맺혔다. 그리고 43년이 지나 다시 영일만에 선 아이언 맨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강철까지 녹였던 뜨거운 눈물이다.
 박태준을 도와 맨땅에서 `포스코 기적’을 일군 `무쇠사나이들’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여든넷의 노옹(老翁)으로 돌아온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여러분의 열정, 헌신, 정열이 마침내 영일만의 기적을 창출해 냈다. 오늘밤 그 위대한 추억 속으로 걸어가자”고 하자 복받친 감격이 눈물로 변한 것이다.
 19일 포항 지곡동 포스코 한마당체육관에 있은 박 명예회장과 포스코 초기 현장근로자 400여 명의 19년 만의 재회 현장은 포스코 43년의 영광을 간직한 `위대한 추억’과의 아름다운 재회였다.
 불혹(40)을 갓 넘긴 박태준이 영일만에 선 1960년대 우리는 북한보다 경제가 불안했다.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인도 다음으로 가난한 나라였다. 그런 나라에 3000만 톤의 조강능력을 갖춘 세계최고 제철소가 들어서고, 대한민국은 세계 3~4위의 철강대국으로 우뚝 섰다.
 세계가 감탄하는 `영일만의 기적’, 포스코는 한마디로 박태준의 `경의(驚異)’다.
 포스코는 `한강의 기적’으로 일컬어지는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상징이다. 세계시장을 호령하는 자동차와 조선 등 기간산업은 포스코가 공급하는 철강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는다. “1970년대부터 40 년간 이어진 한국 산업발전의 원동력은 포스코”라는 미국 뉴욕타임즈의 보도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한국에 박태준이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은 없었을지 모른다”고 한 신일본제철이나야마 회장의 평가 또한 다르지 않다.
 철강은 `중화학공업의 꽃’이고, 포스코는 그 꽃봉오리인 셈이다.
 포스코의 기적을 일군 박태준의 `헌신’을 이끌어낸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이 제철소는 일제의 식민지배에 대한 보상금(대일청구권자금)으로 받은 조상의 피로 짓는 것이다. 실패하면 조상에게 죄를 짓는 것이다. 실패하면 바로 우향우해서 영일만 바다에 빠져 죽어야한다는 각오로 일해야 한다”고 했다.
 바로 `애국심’과 `희생정신’이다.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포스코 한마음체육관에 모인 `무쇠사나이들’이야말로 박태준의 `우향우’정신에 몸과 마음을 함께 한 위대한 동지들이다. 중화학 부흥을 통한 조국근대화에 매진한 박정희 대통령의 뜻이 없었다면 포스코도 박태준도 없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제철입국’의 의지를 세웠고, 박태준은 이 의지를 `제철보국’으로 보답했다.
 그는 “한국의 종합제철소 건립은 타당성이 없다”(1969년 세계은행·IBRD)고 고개를 돌릴 때 세계를 설득해 자금과 기술을 들여왔고, 이 기술을 더 발전시켜나갔다.
 그는 일본기술로 건설한 고로에서 첫 쇳물이 흘러나오자 “나는 저 쇳물이 무섭다. 앞으로 또 어떤 난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박태준은 용광로와 한몸이었다.
 박태준에게도 시련이 있었다. 1992년 대통령선거 와중에 포스코를 떠나야했고, 김영삼 정권에서 법정에서는 치욕을 견뎠다.
 정권과 유착한 경영진들이 `스톡옵션’이다 뭐다해서 박태준의 정신을 훼손했지만 지금도 포스코를 관통하는 이데올로기는 여전히 `제철보국’이다.
 정준양 회장이 추진하는 `포스코 3.0’과, 포스코가 본업인 철강과 함께 종합소재산업으로 거듭 발전하겠다는 의지 역시 박 명예회장의 의지와 무관하지 않다고 믿는다. 포스코 혈관에는 “하면 된다”는 박태준의 DNA가 면면히 흐르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선진국 문턱에서 멈칫거리고 있다. 지도자에게서는 `어른’의 풍모를 찾을 수 없고, 공직사회에서 애국심과 희생정신은 흔적조차 사라진지 오래다.
 눈만 뜨면 사건,사고로 나라꼴이 엉망이다. `철강영웅’ 박태준의 `헌신’이 점점 소중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인지 모른다.
 중국의 등소평은 “박태준이 중국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고, 미국 MIT공대 J모건 학장은 “박태준이 미국인이었다면 철강왕 카네기보다 박태준을 더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박태준의 리더십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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