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진 역사의 또다른 단면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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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역사의 또다른 단면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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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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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전5권)
필립 아리에서·조르주 뒤비 책임편집 l 주명철 외 옮김 l 새물결 l 각권 4만3000원
 
 
로마제국부터 현재까지 인간의 삶 조명
유언·알코올·동성애 등 사소한 면 그려내

 
 
 
 
“사적인 장소에서는 보호용으로 걸치고 있던 과시적인 껍질을 벗고, `실내복’ 차림으로 긴장을 풀고 편히 쉴 수 있다. 사생활이라는 요새 내부에서는 온갖 불평등과 모순이 그야말로 절정에 달하는 듯하다.”
 
 
 
 `사생활의 역사’(새물결) 5권은 덩치나 내용이나 백과사전급이다.
 2002년 1·3·4권이 국내에 소개된 이후 4년 만에 2권과 5권이 나와 완간된 이 시리즈는 로마 제국부터 현재까지 인간의 삶을 보여준다.
 전쟁, 재해, 왕조 교체 등 굵직한 공적 사건 중심으로 서술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미시사로 보기도 힘들다. 또 제목이 주는 선입견처럼 침실이나 화장실같이 은밀한 영역에서 벌어질 법한 내밀한 재밋거리만 모으지도 않았다.
 인간 생활 속 수많은 단면에 숨은 역사를 보여주는 `아래로부터의 종합사’에 가깝다.
 일례로 로마 제국을 설명하기 위해 피임, 입양, 유언, 정부 등에 얽힌 이야기와 사실을 제시한다.
 거대한 건축물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각도를 수없이 바꿔가며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진기자의 작업과 유사하다.
 인간을 이해하려면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모두 들춰봐야 한다. `사생활의 역사’는 광장에서 벌어지는 일에만 집중해 기술한 역사서와 달리 집 안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까지 인간과 역사 이해의 열쇠로 활용한 저작이다.
 19세기 사람들을 지배했던 우울과 두려움 등 부정적 정서는 의학, 알코올, 동성애 등 언뜻 사소한 면면까지 살펴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정신의학의 발달로 일부 전문가들은 편집증, 명석한 광기 등 병명을 늘어놓아 근심을 부채질했다. 개인적 고통의 상징인 알코올 중독 현상이 등장한 것도 이 시기다.
 우리에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제1차 세계대전부터 현재까지 다룬 마지막 권일 것이다.
 사람들의 외모가 평균적으로 아름다워진 건 최근의 일이다. 1930년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갑상선종 환자나 안짱다리, 난쟁이, 이빨 빠진 사람들을 더러 만날 수 있었다.
 이 변화와 기술의 발전 덕에 거울이 대중화됐다.
 사람들은 자기 몸의 정체성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아니라 욕실에 붙어 있는 큰 거울을 통해 보게 됐다.
 몸에 대한 관심도 유별나졌다. 19세기까지 외모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신체 단련이란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다.
 평민들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길을 걸으면 체형관리실과 화장품 광고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서민까지 미를 추구하는 전쟁터에 초대됐다. 성도 대중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에곤 실레는 `자위행위를 하는 자화상’을 발표했다.
 자위행위는 병적인 행위라는 손가락질에서 벗어났다. 오늘날에는 고민을 고해 신부가 아닌 성의학자에게 털어놓는다.
 계약으로서의 결혼을 연애결혼이 대체하는 과정, 피임과 낙태의 합법화, 가족의 변화상 등도 소개한다.
 참여한 학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책임편집을 맡은 조르주 뒤비와 필립 아리에스는 뛰어난 역사학자다. 이 외에도 40여 명의 학자들이 참여했다.
 1976년부터 10년 간 작업을 거쳐 1985년에 프랑스에서 출판됐다.  /여정엽기자 bit@
 
 
 
>>주목받는 새책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라(경제/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 편저)
 향후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변화를 38가지 트렌드로 촘촘히 전망하고 있다.
 변화하는 세계경제 패러다임, 글로벌시장의 무한경쟁, 새로운 시장·소비자의 등장, 기술과 혁신이 미래산업을 이끈다.
 한국무역의 미래와 가야할 길 등 총 5장에 걸쳐 전문가가 진단한 미래의 모습과 시각을 담았다. 굿인포메이션. 1만5000원.
 
 △대한민국 20대 CEO(경제·경영/박이빛 외 6인 지음)
 첫째 지금의 자리를 오로지 자기 자신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사람이어야 하며 부모에게서 유산이나 재산을 물려받아 CEO가 된 사람은 배제한다.
 둘째 책임있는 언론 등에 반드시 몇 번씩 검증받은 사람이어야 한다.
 셋째 가진 모든 것을 서로에게 줘도 아깝지 않을 사람이어야 한다. 이 3가지 조건을 갖춘 사람만 회원이 되는 `비전코리아’ 회원들의 꿈과 포부를 만날 수 있다. 소금나무. 1만원.
 
 △들꽃학교 노교사, 교육 희망을 보다(교육·에세이/이원구 지음)
 학교 안 쓸모없는 땅과 눈여겨보지 않았던 들꽃을 아이들과 함께 가꾸면서 서로를 의미있는 존재로 되살려낸다.
 아이들, 동료교사들과 함께 땀 흘리며 텃밭을 가꾸는 노교사의 모습 속에 생명을 다루는 마음, 아이들을 가르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우리교육. 9800원.
 
 △대장정, 세상을 뒤흔든 368일 상·하(청소년·역사/웨이웨이 원작·왕쑤 지음·선야오이 그림·송춘남 옮김)
 사진으로만 봤던 마오쩌둥(모택동), 저우언라이(주은래), 주더(주덕) 같은 중국 사회주의 혁명가들 모습과 대장정 시기 중요 사건들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책을 펼쳐보면 시작부터 끝까지 영화를 보는 것처럼 대장정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보리. 상·하 각권 3만5000원.
 
 △고대 왕국의 풍경, 그리고 새로운 시선(역사/이근우 지음)
 새로운 시선으로 해석하는 한국 고대사.
 이 책은 오늘날의 잣대로 과거를 재단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재구성해낸다. 이 책에서 우리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탈민족주의, 동아시아 세계, 엄밀한 사료비판에 입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물과사상사. 1만2000원.
 
 △13번째 사도의 편지 1·2(프랑스 소설/미셀 브누아 지음·이혜정 옮김)
 서구문화의 근간이 된 기독교 발생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프랑스 역사 미스터리.
 기독교가 탄생할 때부터 은밀히 감추어져왔던 비밀을 손에 넣은 성서해석학자가 그 비밀을 추적해 나간다. 노블마인. 각권 9000원.
 
 △김방경, 일본을 정벌하라(역사/김봉석 지음)
 한·중·일 삼국 역사서를 기초로 안동 김씨의 중시조인 충렬공 김방경 선조의 실제 역사와 업적, 민족애와 국가애 등이 새롭게 조명돼 있다. 시간의 물레. 1만3000원.
 
 
 
>>함께 읽는 어린이 책

 
 △무엇이든 척척(0~3세/이춘영 글·김민선 그림)
 벗, 지게차, 트럭, 쓰레기차, 굴삭기, 불도저, 불자동차, 구급차, 경찰차... 모양도 가지가지, 하는 일도 가지가지. 일하는 차들을 속속들이 탐구하는 입체적 인지 그림책.
 차들이 일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관찰하도록, 잘린 책장을 좌우로 넘기며 일하기 전과 후, 두 장면이 대비되게 구성했다. 웅진주니어. 7500원.
 
 △검정 연필 선생님(초등 1~4년/김리리 지음·한상언 그림)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세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가족 안에서 인정받고 싶은 수민이, 시험 점수가 쑥쑥 올랐으면 하는 바름이, 할머니가 아들 타령·옛날 타령을 그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랑이 등 이야기 속 주인공들에겐 저마다 고민과 소원이 있다. 창비. 8500원.
 
 △사진작가 최민식-뭘 그렇게 찍으세요(초등 고학년/강무지 지음·한지선 그림)
 사진작가 최민식 선생이 어떻게 사진의 길에 들어섰으며, 사진을 찍어 왔는지를 담았다. 그의 사진 인생에서 우리 현대사를 엿볼 수 있고, 사진에 담긴 그의 철학 또한 맛볼 수 있다. 우리교육. 8500원.
 
 △전봉준(초등 고학년 이상/안도현 글·김세현 그림)
 1984년 동학 농민전쟁은 반봉건, 반외세를 기치로 일어났던 우리 민족의 자립 운동.
 당시 백성들은 무능한 봉건왕조와 부패한 탐관오리들의 학정에 시달리며 신음하고 있었다. 이런 질곡과 모순 속에서 나라의 앞날을 위해 분연히 일어났던 전봉준과 수많은 농민들에게 바쳐지는 책. 산하.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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