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건수의 30.6%…5000원 이하도 15% 달해
소비자들이 1만원 이하 신용카드 결제를 하는 경우가 매달 급속히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000원 이하의 카드결제 건수도 전체의 15%에 달해, 정부가 1만원 이하 상품 구매 시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방안을 강행할 경우 소비자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 당국과 각 카드사 등에 따르면 지난 9월에 1만원 이하 신용카드 결제건수는 2억258만건으로 전체의 30.6%를 차지했다. 소비자들이 신용카드 사용 시 10건 중 3건은 1만원 이하의 소액 결제를 하는 셈이다. 1만원 이하 신용카드 결제는 지난 7월에 전체의 29.2%에서 8월에 29.9%로 매달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1만원 이하 카드 결제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2008년에 소액 결제 건수가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증한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자장면 1그룻값 정도인 5000원 이하를 카드로 결제하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
지난 9월에 5000원 이하 신용카드 결제 건수는 1억445만건으로 전체의 15.8%에 달했다. 지난 7월과 8월에 각각 14.5%와 14.9%를 차지하는 등 5000원 이하 카드 결제도 이미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처럼 1만원 이하 카드 결제가 늘고 있으나 워낙 소액이다 보니 카드사의 총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었다.
지난 9월에 1만원 이하 카드 결제 금액은 1조613억원으로 전체의 2.5%에 그쳤다. 5000원 이하는 3200억원으로 0.8% 수준이었다. 이는 7월이나 8월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한마디로 소액 카드 결제를 하는 소비자가 최근 급증해 가맹점주들의 수수료 부담이 커지는 반면 총 결제 금액은 매우 적어 카드사로선 유지비만 많이 드는 구조인셈이다.
가맹점주들은 몇천 원짜리 물건을 팔고 카드 수수료가 빠져나가면 사실상 남는 게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1만원 이하 카드 결제만 거부할 수 있도록 하면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음식점중앙회 소속 음식점 업주들은 오는 18일 카드수수료 인하를 당국에 촉구하면서 하루 동안 영업을 하지 않고 결의 대회를 하기로 할 방침이다.
삼성카드 등 카드사들은 1만원 이하 금융 당국의 소액 결제 거부 추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길 꺼리고 있으나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카드사들은 소비자들이 분식집에서 카드로 결제하더라도 수수료율에 따라 백화점과 동일한 비용을 결제망 운영처인 밴(VAN)사에 지급해야 하고 유지비도 적지 않게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드사의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으로서는 백화점에서 100만원짜리 카드 결제를 통해 2만원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 낫지 분식집에서 3000원짜리 결제로 40~50원 수수료 받아서는 유지비도 안된다”면서 “1만원 이하 카드 결제를 안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을 가진 카드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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