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더 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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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더 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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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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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며칠동안 “나 여기 있노라”라는 듯 시위하던 동장군의 위세가 한결 누그러들었다. 넉넉한 사람에겐 겨울은 그래도 살만한 계절이다. 난방이 잘 된 집안은 따뜻하다. 집밖으로 나서면 발길 닿는 곳마다 볼것,살것,먹을것,즐길것이 널렸으니 그 인생이 어찌 즐겁지 않을 것가.’
 그러나 `추위’에 `배고픔’까지 겹치면 가난이 뼛골까지 스며든 상태다. 단돈 1달러로 하루를 산다는 밑바닥 인생은 남의 나라 극빈층만의 이야기는 아니다.“이 몸 팔자 어이 이리 곤궁하여 말(斗)만한 오막살이에 이 한몸을 담으니 지붕마루로 별이 뵈고…동지섣달 눈바람 살 쏘듯이 들어오고,어린자식 젖 달라고…밥 달라니 차마 서러워 못살겠다.” 가난의 대명사인`흥부’의 신세타령이 있지 않은가.
 때마침 우리나라 수출규모가 3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세계를 통틀어 11번째 규모라고 한다. 100억달러 수출 달성 소식에 온 국민이 어깨춤을 추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참으로 대견하고 흐뭇하다.문제는 `빛’뒤에 가려진 `그늘’이다. 남의 나라에선 우리가 `부자클럽’에 들었다고 한다지만 백성들의 삶의 질이 정말로 그러한가?
 어제부터 본보가 기획시리즈를 싣고 있다. -겨울이 더 시린 이웃들. `보행기 할머니’이야기가 첫머리에 올랐다.일주일 내내 폐품을 주워 팔아도 손에 쥐는 돈은 몇 천원이 고작이다.어쩌다가 쭈그러진 냄비라도 줍게 되면  횡재하는 날이다. 그 나이 80. 그래도 한가지 희망은 있다. 10년째 생사를 모르는 아들 얼굴을 한번이라도 보는 것이다. 이것이 할머니가 지키는 삶의 이유다.
 “가난한 사람은 이웃에게도 미움을 받지만, 부자에게는 많은 친구가 따른다.” 구약성경 잠언 가운데 한 대목이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세태와 인심을 정확히 짚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주위에 `이웃에게 미움받는 이웃’은 없는지 한번쯤 관심을 갖는 것도 속절없는 세월에 점 하나라도  찍는  방법이리라 싶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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