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히로부미, 일본인들에게도 원망의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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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 일본인들에게도 원망의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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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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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만화가 시미즈 이사오
`풍자만화로 보는 근대 일본’

 
 日근대사 대표 풍자만화 100편
 시대별 주요 사건 테마로
 감성과 비판적 시선으로 담아

 
“시대감정 그림으로 표현한 만화
`웃음’통해 대중 납득시키는 것”

 
 
 위쪽이 시원하게 뚫린 화장실에서 칼을 찬 무사가 쪼그려 앉아 용변을 보고 있다. 화장실 밖에는 하급 무사와 수행원 복장을 한 세 명이 코를 틀어막고 앉아 기다리고 있다.
 일본 막부 말기인 1834년, 목판화가인 가쓰시카 호쿠사이가 그린 베스트셀러 그림책 `호쿠사이 만화’ 12편에 수록된 그림 `뒷간’이다. 당시 집권적 지배체제인 막번(幕藩) 체제 최고 윗자리에 있는 상급 무사도 농민이나 상공급과 다를 바 없다는, 모두가 같은 인간이라는 관점에서 무사계급을 풍자하고 있는 그림이다.
 일본의 만화가 시미즈 이사오가 엮은 `풍자만화로 보는 근대 일본’(소명출판 펴냄)은 이렇게 막부 말기부터 쇼와 전후기(1945~1989)까지의 일본 근대사를 당시의 대표적인 풍자만화 100편으로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시대별 주요 사건을 테마로 하는 풍자만화를 통해 일본의 근대화 과정에서 사람들이 각 시대의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일본인의 감성과 비판적인 시선을 들여다본다.
 `뒷간’을 그렸을 당시 74살이던 가쓰시카 호쿠사이는 풍자화 시대를 개척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상급 무사를 희화화한 이 그림은 물가 상승과 기근, 농민 봉기로 막부 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한 시절이었기에 가능한 그림이었다.
 비슷한 시기 우타가와 요시토라가 그린 `익살꾼 무사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위한 떡’은 오다 노부나가가 쌀을 찧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빚은 반죽으로 만든 떡을 도쿠가와가 편하게 앉아서 먹고 있는 그림이다.
 당시 떠돌던 “오다가 찧고 히데요시가 빚은 천하의 떡,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먹는 것은 도쿠가와”라는 강렬한 시를 비주얼화한 것으로, 고생은 선조들이 하고 도쿠가와가 그 득을 혼자서 독차지했다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이 그림으로 우타가와 요시토라는 그림 원판을 모두 소각당하고 50일간 쇠고랑을 차는 처벌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메이지 시대 후기인 1909년 11월 오사카 곳케이신문에는 `여자를 좋아하는 자의 최후’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풍자화가 실렸다. 같은 해 10월 26일 만주의 하얼빈역에서 안중근에 의해 사살된 이토 히로부미를 가리킨 것이다.
 “이토의 사생활의 배후에는 늘 여성 문제가 있었는데 그것이 풍자화의 테마로 자주 다뤄졌다. 그래도 죽은 자를 채찍질하는 듯한 이와 같은 풍자화가 그려진 것은 왜일까? 그것은 그가 한국인뿐만 아니라 일본인에게도 원망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133쪽)
 시즈미 이사오는 “만화는 대중을 상대로 하는 것으로 `웃음’이라고 하는 대중의 공감을 통해 대중을 납득시키는 것”이라며 “그런 만큼 그 시대에 현저하게 나타나 있는 `시대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는 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장영순 옮김. 344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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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존재’ 뇌가 아닌 머리에서 찾다
 
`무한 공간의 왕국’…머리서 일어나는 작용들 문학·철학적 고찰
 여러 장르의 학문·예술 속에서 `머리’가 품고 있는 비밀 읽어내

 
 
 인터넷 서점에서 제목에 `뇌’가 들어간 국내 도서를 검색하면 수백 권의 책이 검색된다. 부제로까지 검색 범위를 확장하면 검색 결과는 1000권을 넘어선다.
 영국의 작가 겸 철학자 레이먼드 탤리스가 쓴 `무한 공간의 왕국’(동녘사이언스펴냄. 원제 `The Kingdom of infinite space’)도 `머리, 인간을 이해하는 열쇠’라는 부제만 보면 최근 들어 더욱 쏟아지는 뇌과학 서적 중 하나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작가가 말하는 `머리’는 눈, 코, 입, 귀, 머리카락 등을 모두 포함하는, 어깨 위 신체기관 전체다. 머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뇌는 오히려 관심 밖이다.
 뇌가 빠진 머리에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느냐는 반론이 있을 법도 한데 저자는 “우리와 우리 머리의 관계를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은 우리와 우리 자신의 관계, 즉 자기 자신으로 존재한다는 것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한다.
 “머리는 여기라는 위치를 정의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신체 부위다. 이는 머리가 저기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드러내는 원격수용기들(시각이 주가 되지만 청각도 포함됨)의 소재지이기 때문이다. 자아는 `여기’ `여기 중의 여기’ `저기’ 있는 것들 중 `가장 여기에 있는 여기’다.”(38쪽)
 이 책에서는 얼굴 붉히기의 역사, 입맞춤의 속성, 머리가 내뿜는 온갖 분비물들의 사회적 의미 등 머리에서 일어나는 온갖 작용들을 문학적·철학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뇌과학이나 신경과학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고대 철학부터 현대 문학까지 여러 장르의 학문과 예술 속에서 `머리’가 품고 있는 비밀을 읽어낸다.
 가령 `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영국 작가 앤서니 버지스의 소설 `긴 하루가 저물다’ 속 땀 흘리는 장면이나 생리학자 클로드 베르나르의 이론, 땀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sweat’에 대한 사학자 로이 포터의 견해, 영화 `줄리어스 시저’ 속 땀 흘리는 장면에 대한 롤랑 바르트의 평론까지를 두루 언급하는 식이다. 이은주 옮김. 448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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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알아야할 물리 이야기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출간
 
 
 제목부터 꽤나 의아스럽다.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살림 펴냄. 원제 `Physics for future president’). 대통령을 위한 물리라니, 도대체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왜 물리학적 지식이 필요한 것일까.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 버클리) 교수로 재직 중인 리처드 뮬러는 이 책에서 테러리즘과 에너지, 원자력, 우주, 지구 온난화 등 국가 지도자들의 대표적인 관심사인 다섯 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 모든 것에 물리가 있다”고 말한다.
 물리를 알고 나면 9·11 테러도, 생화학 무기도 훨씬 이해하기 쉬워지며 화석연료를 두고 벌이는 온갖 해프닝의 이면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원자력에 대한 중요한 결정은 구체적인 과학적 지식에 기초해야 하며 인류의미래가 달린 우주나 기후온난화는 당연히 물리학과 연결돼 있다.
 가령 9·11 테러로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무너져 내린 것은 비행기 충돌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비행기가 싣고 있던 항공연료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당시 131t의 비행기가 시속 960㎞로 날고 있어 비행기의 운동 에너지는 불과 TNT 1t에 그친다. 반면 비행기 한 대당 싣고 있던 항공연료 60t이 공기 중에서 연소하면서 t당 TNT 15t, 그러니까 비행기 한 대당 TNT 900t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냈다는 것이다.
 항공연료의 에너지가 TNT보다 더 크다는 것인데, 사실 편의점에서 파는 초코칩 쿠키도 TNT보다 많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한다. 초코칩 쿠키는 1g당 5㎈인 데 반해 TNT는 0.65㎈ 불과하다는 것.
 다만 TNT가 가솔린이나 초코칩 쿠키보다 무서운 것은 순간적으로 매우 빠르게 어너지를 방출할 수 있어 훨씬 강하고 빠른 폭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신 이슈를 중심으로 물리학적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 뮬러 교수의 동명강의는 2009년 UC 버클리 재학생들이 뽑은 최고 명강의로 선정되기도 했다.
장종훈 옮김. 448쪽. 1만5000원.
 
 
 
                     >>신간
 
 ▲화석이 말을 한다면 = 김동희 지음. 국립중앙과학관 학예사로 재직 중인 저자가 지구와 생명의 46억 년 역사를 화석을 통해 설명한 책.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인 40억 년 전의 아카스타 편마암부터 호모 사피엔스화석까지 다양한 화석들의 이야기를 통해 생명의 기원과 진화를 살펴본다.
 저자는 “과거 지구상에 살다간 셀 수 없이 많은 생물 가운데는 공룡이나 삼엽충처럼 잘 알려진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며 “따라서 이 책은 지구상의 생명의 탄생과 진화 그리고 멸망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사이언스북스. 328쪽. 1만5천원.
 
 ▲한국어의 힘 = 김미경 지음. 영어학자인 저자가 모어로서의 한국어의 힘에 주목하고 한국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 책.
 한국인에게 한국어가 중요한 이유는 한국어가 민중의 모어이기 때문이며, 민중의 모어가 공식어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영어 확장으로 한국 사회에서 깨져가는 한국어와 영어 사이의 힘의 균형을 제국주의 시각에서 조명한다.
 저자는 “모국어로서 한국어의 힘에 대한 이해와 언어 제국주의의 권력성에 대한직시는 한국어를 살리고, 한국어와 함께하는 세계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소명출판. 256쪽. 1만5천원.
 
 ▲스웨덴 패러독스 = 유모토 켄지ㆍ사토 요시히로 지음. 박선영 옮김. 고복지와고성장이 양립하는 스웨덴 복지의 모순된 수수께끼를 파헤쳐 복지정책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했다.
 복지와 재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스웨덴의 비결을 분석하면서 그들의 복지 경제 노하우를 현실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한다.
 김영사. 284쪽. 1만2천원.
 
 ▲심야책방 = 윤성근 지음. 서울 응암동 골목길에서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의 에세이.
 최인훈, 이병주, 김수영, 최명희, 존 파울즈,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장 그르니에 등 국내외 작가들의 오래된 책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매진. 320쪽. 1만3천원.
 
 ▲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 = 명로진 지음. 내 아이가 어른이 되기 전에꼭 함께 해야할 것들의 목록을 담은 책.
 `아이와 함께 오래 걸어보기’ `같은 책 읽고 토론하기’ `유서 써보기’ `실수한 것 위로해주기’ `컴퓨터 게임 같이 하기’ 등 아이들이 스스로 삶의 원칙과 인생의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들이 소개된다.
 북스토리. 256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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