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박태준의 製鐵報國-敎育報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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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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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鎬 壽/편집국장

 
 
 청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을 상징하는 두 개의 신화(神話)가 있다.
 하나는 `포스코 신화’이고 다른 하나는 `포스텍 신화’다. 박 명예회장에게 포스코는 `제1의 창업’이라면 포스텍은 `제2의 창업’이다.
 박 명예회장은 포스코 창업으로 `제철보국’을 실천했고, 포스텍 건립으로 `교육보국’을 이뤘다.
 박 명예회장은 평소 “철의 사나이가 내 별명이지만 나 스스로는 교육혁명가라는 생각을 잊은 적이 없다”고 했다.
 “좋은 나라가 되려면 좋은 교육이 있어야 한다. 나라는 인재가 만들어 가는 것이고 인재는 교육이 만들어 간다. 포스코가 철을 만드는 곳이라면 포스텍은 사람을 만드는 곳이다”라는 그의 지론과 고집에서 탄생한 `사이언스 메카’가 포스텍이다.
 포스텍 대학본부 옆 노벨동산에 세워지는 `鋼鐵巨人(강철거인), 敎育偉人(교육위인) 朴泰俊(박태준) 博士(박사)’ 조각상은 박 명예회장이 살아있는 전설과 신화로 우리에게 돌아온 것을 의미한다.
 포스텍 25년. 설립자인 박 명예회장은 그러나 아직도 허기진 모습이다. 25년 전 포항 지곡 언덕에 포스텍을 세울 때의 꿈과 욕심이 채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명예회장은 25년 전 `한국의 MIT’(미 매사추세츠 공대)를 목표로 포스텍을 세웠다. `칼텍’(미 캘리포니아 공대)이 모델이다.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세계최고 이공계 대학들이다. MIT와 칼텍에는 지금도 노벨상 수상이 가능한 50여 명의 학자와 연구원들이 밤잠을 자지 않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박 명예회장은 25년 전 포스텍 개교식에서 “포항공대 20년이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개교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박 명예회장은 대강당 앞뜰에 세워진 노벨, 맥스웰, 에디슨, 아인슈타인의 흉상을 하나하나 둘러본 뒤, 마지막으로 미래의 과학자를 위해 비워 둔 좌대(座臺) 두 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독백하듯 “저기 우리의 과학자들이 있어줘야 해”라고 말했다.
 포스텍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깊은 아쉬움이었을까? 박 명예회장은 자신의 조각상 건립을 극구 반대했다. 몇 년 전부터 동상 건립 제안을 받고 “박정희 대통령 동상도 건립되지 않았다”며 고사한 것이다. 그러나 포스텍은 조용히 조각상 건립을 추진해 중국의 세계적 조각가 우웨이산(吳爲山) 교수와 접촉했다.
 그는 엘리자베스 조각상 등을 만든 세계적 조각가다. 우웨이산은 처음에는 시큰둥했다고 한다. 그러나 백성기 포스텍 총장이 그에게 `박태준 평전’을 전했고 평전을 읽은 우웨이산은 “강철거인 청암의 작품을 만들겠다”고 변했다. 우웨이산은 포항까지 날아와 “청암 선생 작품화는 제게 큰 영광”이라며 박 명예회장을 졸라 가까스로 승낙을 얻었다.
 조각상이 세워진 입지에도 청암의 고집과 간절함이 엿보인다. 바로 노벨 언덕이다. 후학(後學)들이 노벨상을 수상해 자신의 약속을 지켜줄 것을 바라는 마음이리라.
 박 명예회장은 `살아있는 신화와 전설’로서, 그리고 그 이후에도 오래도록 노벨, 맥스웰, 에디슨, 아인슈타인에 이어 미래의 과학자를 위해 비워 둔 좌대 두 개에 “저기 우리 과학자들이 있어줘야 해”라고 끊임없이 말하고 싶은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는 배출하지 못했지만 포스텍은 그 자체로서 `신화’에 가까운 성취를 이루었다.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THE(Times Higher Education)의 세계대학평가에서 포스텍 53위, 카이스트 94위, 서울대 124위를 기록했다.
 창업 25년만의 일이다. 포스텍은 개교 4년만인 1991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종합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1994년에도 최우수 평가를 받았고, 중앙일보 실시 전국대학평가에서 2002년부터 4년 연속 종합 1위를 차지했다.
 포스텍 경쟁상대는 국내 대학이 아니라는 증거다. 그러나 청암 조각상 건립을 계기로 포스텍의 각오는 새로워져야 한다. 그 각오는 박 명예회장이 개교 20주년 기념식에서 “세계적인 대학을 만들겠다는 사명감과 긍지로 전진하던 초기의 아름답고 빛나는 정신은 어디로 갔습니까? 포스텍 20년이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것이라는 약속에 대해 다시 한 번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며 분발을 촉구한데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신화’를 `신화’로 보답하는 길이다. 조각상 건립기금 모금에 선뜻 참여한 2만 1973명의 독지가들에게 화답하는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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