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의 등불 박태준’ 그 리더십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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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의 등불 박태준’ 그 리더십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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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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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호 수/편집국장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동방의 빛나는 등불’이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 시기 빛나던 등불 하나 코리아. 그 등불 다시 켜지는 날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될지니”라고 인도의 시성 타골이 읊은 바로 그 등불이다. 그 동방의 등불은 한반도의 동쪽 끝 포항제철의 용광로에서 타오르고 있다.
 그 등불이 우리 곁을 떠났다. 평생을 열정과 헌신, 정열로 `제철보국(製鐵報國)’을 실천한 철강영웅이 “짧은 인생 영원한 조국에”라는 좌우명처럼 살다 조국에 그 한몸을 뉘었다. “6·25 때 포천이었지. 그때 내 동기 중대장이 12명이었는데 10명이 한 달 만에 죽었어. 나머지 1명도 못 찾았어. 잠을 잘 때도 총알이 내 얼굴을 휙휙 스치는 꿈을 꿨어. 대한민국 건설하라고 하늘이 살려준 거요”라고 회고한 대로 박태준은 하늘의 뜻에 따라 대한민국을 건설하고 예기치 않게 우리 곁을 떠났다.
 석달 전 그날, 9월 19일 박 명예회장과 포스코 창업근로자들의 해후가 포항과 가진 마지막 작별인 줄 알았다면 포항은 박태준을 그리 쉽게 놓지 않았을 것이다. 박 명예회장은 포스코 한마당 체육관에서 포스코맨들에게 “여러분들의 열정과 헌신, 정열이 마침내 영일만의 기적을 만들어 냈습니다. 우리 모두 그 위대한 추억 속으로 걸어갑시다”고 했다. 모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박 명예회장이 그때 이미 `그 위대한 추억속으로’ 걸어 들어갈 준비를 했다는 말인가?
 박 명예회장을 잃은 국민들은 의지할 기둥을 잃었다. 어둠 속에서 갈 길을 알려줄 선각자를 떠나 보냈다. “내가 가장 아끼는 물건은 헬멧”이라고 했던 `무욕과 희생의 리더십’이 몸부림치게 그립다.

 박 명예회장은 40여 년 전 이미 뼈와 영혼을 영일만에 묻었지만 그가 가진 포스코 주식은 단 한 주도 없다. “짧은 인생 영원한 조국에” 바친 박 명예회장이 있었기에 우리는 안심했고, 행복했다. “박태준의 리더십이 너무나 소중했다.”
 박 명예회장이 일으킨 용광로의 불과 철강은 산업화의 `쌀’이다. 철강이, 아니 박태준이 없었다면 세계를 호령하는 우리의 자동차와 조선산업은 싹을 틔우지도 못했을 것이다. “박태준이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은 없었을지 모른다”고 한 신일본제철의 이나야마 회장의 평가는 적확하다. 중국의 등소평은 “박태준이 중국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1970년대부터 40 년간 이어진 한국 산업발전의 원동력은 포스코”라고 했다. 우리는 박태준 그 이름 석자만으로도 행복했다.
 박 명예회장은 1992년 일생의 목표였던 `2000만 톤’을 뛰어 넘는 2100만 톤 조강체제를 확립하고 비로소 철의 용상에서 내려와 박정희 전 대통령 앞에 섰다. 고인은 “일찍이 분부하셨고, 다짐드린 대로 대임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가 진정한 경제선진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야할 일들이 많습니다. 혼령이라도 계신다면 불초 박태준이가 흔들리지 않고 잘 사는 나라 건설을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붙들어 주시옵소서”라고 옷깃을 여몄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은 박 명예회장의 소명의식이 더 간절한 시점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선진국 문턱에서 멈칫거리고 있다. 지도자에게서는 `어른’의 풍모를 찾을 수 없고, 공직사회에서 애국심과 희생정신은 흔적조차 사라진지 오래고, 권력엘리트는 타락했다. 눈만 뜨면 사건, 사고로 나라꼴이 엉망이다. `철강영웅’ 박태준은 우리 곁에 더 머물러 일찍이 타골이 말한 `동방의 등불’로 우리가 갈길을 밝혀줘야 했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200만t 규모의 파이넥스 공장을 착공함으로써 세계 철강기술역사를 새로 쓰고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박 명예회장이 교육보국(敎育報國)을 실천한 포스텍은 창립 25주년이 지났지만 당신이 약속한 대로 아직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포스코와 포스텍의 도전은 박태준에 대한 의무이자 예의다. 또한 포항의 도리이기도 하다.
 박태준은 떠났지만 우리는 그를 보내지 않았다. 보낼 수가 없다. 박태준은 영웅으로 신화로 전설로 우리 곁에 함께 할 것이다. 포스코의 용광로가 타오르고 포스텍 연구실에 불이 들어오는 한 박태준 명예회장은 `동방의 등불’이 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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