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주 물고 승천하는 黑龍의 기상을 닮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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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주 물고 승천하는 黑龍의 기상을 닮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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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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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鎬 壽/편집국장
 
 
 임진년(壬辰年) 용(龍)의 해가 밝았다. 용은 화려하되 경박하지 않고 변화무쌍하되 승천(昇天)의 꿈을 버리지 않는 동물이다.
 용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건강, 정직하며 용감하고 신뢰가 두터우며 아첨을 싫어한다고 믿어진다.
 2012년은 용의 해 중에서도 60년 만에 맞는 흑룡(黑龍)의 해다. 10개의 천간 중에서 임(壬)자는 물을 나타내고, 검은색을 상징한다. 여기에 12간지에서 용을 의미하는 진(辰)자가 결합해, 올 임진년은 `흑룡의 해’다. 용의 기운에 `고귀함’을 상징하는 검은색까지 더해진 올해 호미곶에 떠오른 태양의 서광이 한층 밝아 보인다.
 상서로운 흑룡의 해에 우리나라와 민족의 진운을 가를 정치일정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4월에는 국회의원총선이, 12월에는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그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이 여의주를 입에 문 흑룡처럼 선진국으로 승천할지, 아니면 선진의 문턱에서 주저앉을지 결판이 나게 되어 있다.
 `임진’하면 누구나 `왜란(倭亂)’을 떠올린다. 공교롭게 1592년 임진왜란도 `흑룡의 해’에 시작됐다. 왜나라의 도요토미(豊臣秀吉)가 20만 군사를 앞세우고 조선을 침략했지만 조선은 선조(宣祖) 이전부터 이미 나라의 기운이 쇠퇴할대로 쇠퇴한 상태였다. 훈구파와 사림파의 정쟁, 연산군 이후 50년에 걸친 무오, 갑자, 기묘, 을사 4대 사화(士禍). 지식층은 문약(文弱)에 빠졌고, 백성들은 가렴주구에 시달렸다. 정치 혼란, 부실한 국방, 퇴폐적 사회기풍, 피폐한 민생 등 나라의 병폐들이 왜란을 불러 들인 것이다.
 그로부터 420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 국론분열은 사색당쟁을 무색케할 정도고, 국방태세도 천안함 사건에서 보듯 허점 투성이다.
 경제난으로 서민들의 삶은 팍팍하다. 정치인들은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을 버리고 거리로 거리로 휘몰려 다니고, 일부 종교인과 대학 교수, 학자들은 그들이 있어야할 곳을 잊은 채 정치판과 권력을 기웃거리고, `시민’을 판 사이비 시민단체들이 `권력’을 흥정하는 막장이다. 나라를 짊어져야 할 젊은이들은 온갖 `괴담’에 휩쓸려 선대(先代)의 성취를 부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천만다행이다. 4월 국회의원선거와 12월 대선을 통해 대한민국을 420년 전 임진년으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대한민국이 여의주를 입에 문 흑룡처럼 다시 한번 웅비하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건 전적으로 국민의 선택에 달렸다. 누가 교언영색과 `괴담’으로 국민을 속이고 선동하는지, 국민과의 약속을 밥먹듯 뒤집는 세력이 어느 집단인지, 목전의 승리만을 위해 `야합(野合)’을 일삼는지 분간할 혜안(慧眼)을 가졌다고 믿기에 새해 원단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희망을 말하는 것이다.
 조짐도 좋다. 한반도 평화를 위협해온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해가 바뀌기 직전 급사했다. 아프리카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을 시작으로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에서 만개한 시민혁명에 의한 변혁은 아니지만 37 년간 살상을 일삼던 독재자는 영원히 사라졌다. 그가 스물여덟 살짜리 철부지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명했고, 북한 실세들이 그에게 충성을 맹세하지만 21세기 문명사회에서 `3대 세습’은 그야말로 `엽기와 변태’의 결정판이다.
 임진년 한반도의 서광이 북쪽에서부터 비쳐올 것 같은 예감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은 눈앞에 다가온 남북통일을 준비하는 주체를 선택하는 운명적인 행사다. 누구에게 나라를 맡겨야 할까.
 민족의 자존을 지키며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북녘 땅에 퍼뜨리고 헐벗고 굶주린 북한동포들을 구해낼 의인(義人)에게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이는 전적으로 국민의 판단에 달렸다.
 용은 호국의 상징이기도 하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황룡사에 구층탑을 세우면 이웃나라의 항복을 받아 국태민안할 것이라고 예언했고, 구층탑을 세운 후 신라는 삼국을 통일했다. 임진년 올해 흑룡의 기운을 받아 나라가 평안하고 백성이 잘 살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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