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 향한 통쾌한 야유를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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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 향한 통쾌한 야유를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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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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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집 소설 `통일절’출간…11편의 단편 세태풍자 그려
경계 재치있게 넘나들며 생생하고 거침없는 입담 풀어내

 
 
 소설가 이은집이 오뉴벨이란 필명으로 세태를 UCC처럼 감각적으로 그려낸 소설 `통일절’(청어)을 펴냈다.
 한국소설이 온 세계에 쓰나미처럼 휩쓸 날도 머지않을 것이란 바람을 담아 한류소설집이란 타이틀을 붙인 이 소설은 다소 도발적이다. 글쓰기가 자유롭고 글감을 다루는 데도 거침없다.
 표제작 `통일절’은 대통령선거를 앞둔 민심을 세태풍자적으로 그려냈다. 설정은 2040세대 젊은 남북지도자의 정상회담으로 광복 70주년이 되는 2015년 6월 15일 남북통일의 시대가 열리면서 새로운 국경절인 `통일절’이 제정된다는 얘기다.
 고등학교 동창 총무인 한국일이 얼떨결에 대선후보로 나서면서 얘기는 시작된다. 몇 년 전 명퇴한 스승이자 소설가인 최원일을 인사차 방문했다가 뜬금없이 대통령 한 번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는다.
 최원일은 한때 48개나 되는 모임의 총무역할을 한 적이 있는 총무의 달인. `대한민국 최원일 대총무’란 책을 최근 펴냈다.
 그의 논지는 모교 5만명의 총동창회 총무면 5000만 총무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대선전략은 `대통령도 총무처럼’. 단순명쾌한 이 전략은 전국 각지의 온갖 모임의 총무들이 마치 다단계 조직처럼 50여만명을 결집, 카페 `인터넷 총무세상’을 개설하면서 제대로 먹힌다, 차떼기 없이도 모금이 성황리에 이뤄지고 대한민국 대총무 격으로 한국일이 대선후보로 올라서자 정치 쓰나미가 불어닥친다. 정치판에 대한 일종의 야유가 통쾌함을 선사한다.
 300억원 제작비로 3000만 관객을 모으는 영화판의 배우와 감독의 이야기 `배우와 감독’, 인기 작곡가 유승우와 LA 출신의 완소남 가수 지망생 민록후의 파격적인 사랑이야기인 `스타탄생’, 대학학보사 편집장 원세연과 상반된 삶을 살아온 친구 고대건의 죽음의 전말을 다룬 `벌거숭이’ 등 11편의 단편은 유쾌하다. 연예계 괴담, 사제 간 추문 등 세태를 슬쩍 꼬지만 완전 비틀지는 않는다.
 그 경계를 재치있게 넘나들며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생생하고 거침없는 입말과 입담은 이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이다.
 청어출판사. 312쪽. 1만2000원.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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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제국은 정말 멸망했는가’

 신간 `로마 멸망사’ 로마제국 몰락의 역사 거시적으로 보여줘
 
 
 로마제국은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았다. 저서 `명상록’으로 유명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제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 시기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을 바탕으로 로마 제국은 찬란한 문명의 꽃을 피웠다.
 그러나 아우렐리우스 사후 로마 제국은 내리막길로 치닫는다.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를 아우르는 대제국이었던 로마 제국은 476년 `조용히’멸망했다.
 로마 제국이 멸망한 지 1500년도 더 지났지만, 로마 제국의 멸망 원인은 여전히 현대인을 사로잡는 역사 미스터리다.
 역사가들은 지금도 이 미스터리를 풀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로마 제국의 몰락을 분석한 역사가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에드워드 기번이다. 기번은 저서 `로마제국 쇠망사’에서 로마 제국의 붕괴 원인을 제국 내부에서 찾았다.
 신간 `로마 멸망사’도 로마 제국 멸망의 원인을 파헤친 책 가운데 하나다. 영국의 역사학자인 저자 에이드리언 골즈워디는 로마 제국이 직면했던 내부 문제는 물론 멸망의 원인이 된 외부 요소들도 꼼꼼히 되짚어보며 로마 제국 몰락의 역사를 균형감 있게 거시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로마 제국의 몰락 원인을 살펴보기에 앞서 우선 근원적인 질문부터 던진다. `로마 제국은 정말 멸망했는가’라는 것이다.
 저자는 “서로마 제국의 경우 멸망했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며 로마 제국이 `쇠망’한 것이 아니라 다음 시대로 `이행’했다고 보는 학계 일각의 시각에 반론을 제기한다.
 그러면서 로마 제국의 멸망은 “오랜 세월에 걸쳐 이어진 과정으로 하나의 사건이나 패전 또는 결정에 의해 유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제국의 엄청난 규모 때문에 몰락 또한 오랜 세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로마 제국의 마지막 황제 로물루스 아우구스툴루스가 476년 게르만의 장군 오도아케르에게 폐위된 것은 하나의 형식에 불과했다.
 저자는 “로마 제국은 오랜 세월에 걸쳐 조금씩 몰락했다”면서 “이민족 침략자들이 `숨통을 끊어놓았다’고 하는데 그들은 그저 쇠락해진 몸에 최후의 일격을 날렸을 뿐”이라고 분석한다.
 로마 제국 전성기인 5현제 시대부터 5세기 서로마 제국의 붕괴까지 로마 제국 400년의 역사가 역사 소설처럼 흥미롭게 서술돼 있어 술술 읽힌다.
 루비박스 펴냄. 하연희 옮김.2만3000원.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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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향한 끊임없는 탐구 감각적 독백으로 만나다  
한유주 소설집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출간
 
 
 “나는 아무것도 쓸 수가 없다. 내가 글쓰기를 시작하는 순간, 이 글은 이중의 글쓰기가 되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쓰고, 나의 단어가 나의 단어를 지우고, 나의 문장이 나의 문장과 사라지기 때문이다. 나는 아무것도 쓰지 않는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은 내가 아니다.”(`도둑맞을 편지’ 153-154쪽)
 어느 작가라고 수월하게 글을 쓸까마는 한유주(30)의 소설을 읽으면 작가에게 소설 쓰기란 어려운 일을 넘어 불가능한 일인 것처럼 느껴진다.
 익숙한 모국어 표현은 한없이 낯설어지고 서사를 글로 옮겨내는 작업은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진다. 기존 소설 형식과 언어 자체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탐구해온 작가는 세 번째 소설집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에서 이러한 탐구를 좀 더 끝까지 밀고 나간다.
 2009~2010년에 쓴 아홉 편의 단편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대체로 뚜렷한 서사가없다. 대신 작가의 사투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끊임없는 의심과 질문, 부정으로 이뤄진 감각적인 독백이 이어진다.
 “내가 보고 싶은 것은 하나의 언어 체계가, 아니 어떤 문장들이, 그리고 그러한 문장들을 구성하는 단어들이 도축되는 풍경이었다. (중략) 나는 그런 단어들을 모아서, 부서지고 흩어지는 하나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내가 쓰고 싶은 것이 하나의 이야기였을까. 혹은 이야기라는 단어 그 자체였을까.”(`농담’ 22-23쪽)
 “아니다. 내가 쓰고 싶은 것들은 서술도 묘사도 진술도 아니다. …에 대한 서술이나 묘사나 진술을 쓰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나는 단어를 쓰고 싶고, 문장을 쓰고 싶다.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고 소설을 쓰고 싶다.”(`인력이거나, 척력이거나’ 199쪽)

 2009년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은 이 젊은 작가에게는 `실험적’이라거나 `난해하다’는 말이 항상 따라다녔다.
 소설이라는 장르에 기대하는 바가 어느 정도 고정된 독자에게 그의 소설을 읽는것이 편한 작업은 아니다. 하지만 언어와 글쓰기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는 독자라면 다소간의 낯섦과 불편함을 감수할 만하다.
 문학평론가 강동호는 “한유주의 글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아직 쓰이지 않은 그의 소설을 읽는 것, 아니 다시 쓰는 과정”이라며 “말하자면, 세상의 모든 문장을 다시 쓰는 과정이기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학과지성사. 288쪽.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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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박완서 1주기 맞아 등단작품`나목’ 특별판 출간
 
 
 “요새도 나는 글이 도무지 안 써져서 절망스러울 때라든가 글 쓰는 일에 넌더리가 날 때는 `나목’을 펴 보는 버릇이 있다. 아무 데나 펴들고 몇 장 읽어내려 가는 사이에 얄팍한 명예욕, 습관화된 매명(賣名)으로 추하게 굳은 마음이 문득 정화되고 부드러워져서 문학에의 때묻지 않은 동경을 돌이킨 것처럼 느낄 수 있으니 내 어찌 이 작품을 편애 안 하랴.”(1985년판 `나목’ 작가의 말 중)
 소설가 박완서(1931~2011)의 등단작인 장편소설 `나목’이 그의 1주기를 맞아 500권 한정의 특별판으로 출간됐다.
 1976년 `나목’을 출간했던 출판사 열화당은 당시 세로쓰기 판본 그대로 편집한 `나목’과 고인의 장녀 호원숙이 엮은 `나목을 말하다’를 묶어 함께 내놓았다.
 `나목’은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현상공모에 당선된 박완서의 데뷔작으로 화가 박수근을 모델로 삼은 작품이다.
 현재 미술전문 출판사인 열화당이 당시 종로구 청진동 사무실을 문학과지성사와공동으로 사용한 인연으로 출간했다가 몇 군데 출판사를 옮겨 지금은 세계사에서 박완서 소설전집으로 나오고 있다.
 열화당은 “열화당과 맥을 같이했던 박완서는 이제 역사가 되었다. 그러하기에 그를 온당하게 역사 위에 기록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의 첫 작품이자 그가 가장 애착을 뒀던 ’나목`을 재조명하는 일을 우리는 그에 관한 역사적 기록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함께 나온 `나목을 말하다’는 `나목’과 관련한 다양한 자료들을 한데 모아 편집한 것이다.
 `나목’의 소재가 된 박수근의 그림과 1주기 기념출판에 붙이는 호원숙의 글 `엄마의 나목’을 비롯해 그동안 박완서가 `나목’에 대해 쓴 글 다섯 편, 김윤식과 김우종의 평론, 여성동아 공모 당선 직후 독자들이 보내온 감상문, 작가가 손수 쓴 박완서 연보 등이 담겼다.
 책 뒷부분에는 1970년 여성동아판, 1976년 열화당판, 현재 세계사판의 표현을 대조한 표도 실었다.
 468·152쪽. 10만원.
 
 
 
                   >>신간

 ▲구글의 배신 = 시바 바이디야나단 지음. 황희창 옮김.
 버지니아대 미디어연구 교수인 저자는 인터넷 검색 사이트 `구글’이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한 뒷얘기와 막대한 영향력 뒤에 숨은 위험성을 폭로한다.
 구글이 수많은 정보를 공짜로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소비자의 선호도와 행동 양식 등을 수집해 광고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특히 구글의 `북 서치’ 프로그램이 대학도서관에 비치된 책을 복사해 검색 자료로 띄우려 시도했다가 출판계로부터 지나친 “야망”이라는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브레인스토어. 359쪽. 1만5천800원.
 
 ▲노회찬과 삼성 X파일 = 노회찬 지음.
 저자가 2005년 8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불거진 이른바 `삼성 X파일’의 7년간 투쟁기를 다룬 책.
 2005년 나온 `나를 기소하라’의 개정증보판에 해당하는 책으로, 지난해 5월 대법원이 저자에게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내린 이후 이를 “강력하게 규탄”하는 메시지를 더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유죄) 판결이 상식이 되는 순간 우리 사회는 정의나 진실을 소중한 공동체의 가치로 설명할 수 없다는 양심선언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매진. 335쪽. 1만5천원.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 = 스테파노 자마니·베라 자마니 지음. 송성호 옮김.
 볼로냐 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저자들은 자본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주식회사’의 대안으로 `협동조합 기업’을 세울 것을 제안한다.
 협동조합이란 경제적으로 약소한 농민이나 중·소 상공업자, 소비자가 상부상조하며 물자 구매와 생산, 판매를 함께 꾸려가는 단체로, 볼로냐에서는 경제활동 가운데 40%가 협동조합 형태로 이뤄진다.
 저자들은 “협동조합 운동은 소득 부배의 불평등을 축소하고 민주주의 공간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는 한편 사회적 자본, 즉 시민의 신뢰 네트워크를 강력하게 창출하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한국협동조합연구소·북돋움 펴냄. 240쪽. 1만5천원.
 
 ▲아름다운 지구인 = 녹색연합 지음.
 1991년 설립된 녹색연합의 20년 활동사를 200여 장의 사진, 그림과 함께 담아낸책.
 백두대간, 새만금, 미군 기지, 4대강 공사 등 한반도를 뒤흔든 환경 파괴 현장에서 치열하게 싸운 투쟁기를 생생하게 기록했다.
 북센스. 29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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