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200번 걸리는 감기 `가족’처럼 받아들여라?
  • 경북도민일보
평생 200번 걸리는 감기 `가족’처럼 받아들여라?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2.02.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기의 과학’서 역설적 제안
 기존의 통념 정면으로 반박
 최선의 예방법 손씻기 일깨워
 
 
 
  감기와 영원히 이별하는 방법은 없을까.
 20년 경력의 과학 저널리스트인 제니퍼 애커먼은 신간 `감기의 과학’에서 감기를 한집에 같이 사는 `가족’처럼 받아들여야 한다는 역설적 제안을 했다.
 감기 바이러스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방법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으며, 비타민C나 치료약을 먹는다고 해도 증상 완화에만 도움이 될 뿐이라는 것.
 저자는 책 속에서 1인칭 화자가 돼 기존 연구 결과와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감기를 둘러싼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최선의 예방법은 `손씻기’라는 진리를 다시한번 일깨운다.
 인간이 평생 감기에 걸리는 횟수는 약 200회. 시간으로 따지면 5년간 코막힘 같은 감기 증상에 시달리고, 몸져누워 보내는 시간은 1년에 달한다.
 저자가 지목한 감기 주범은 악수를 포함한 신체 접촉. 마스크를 쓰거나 비타민C를 먹는 것보다는 직접적인 감염 경로인 손의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하루에 200~600회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데, 손이 더러울수록 감기 바이러스가 눈이나 코로 들어갈 위험은 커진다. 반면 비타민C를 먹는다고 해도 감기 증상이 이어지는 기간이 7.8일에서 7.1일로 고작 0.7일 줄어드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특히 감기에 걸린 뒤라면 종합감기약보다는 단일 성분으로 된 약을 복용할 것을 권고한다.
 “오늘날의 구급약통에는 예전에 비해 훨씬 많은 약이 들어 있긴 하다. 그러나 그중 어느 것도 감기를 예방하거나 치료하지 못한다. 몇몇 약은 콧물이나 재채기 같은 증상을 완화해줄지 모르나 거기엔 반드시 부작용이 따른다.”(174쪽)
 저자는 오히려 감기가 “인간 환경의 핵심적인 부분”이며 “심지어 유익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살균제, 비누 등 갖은 수단을 동원해도 인체 세포를 구성한 바이러스나 피부 속박테리아같이 수많은 몸속 미생물을 완벽하게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
 저자는 감기 바이러스와 공생하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제안한다.
 감기에 걸린 김에 자리에 누워 휴식을 취하며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 감기 바이러스가 오히려 더욱 지독한 인플루엔자에 걸리는 것을 막아준 사례도 있다고 저자는 전했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H1N1)이 번졌을 때 프랑스와 노르웨이, 스웨덴에서는 감기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오히려 신종플루가 잦아드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바이러스는 진화의 역사 동안 인간을 포함한 생명을 형성하는 데 대단히 창의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이제 우리는 천덕꾸러기에 불과했던 감기 바이러스가 몇몇 암과 AIDS, 심지어 비만까지 치료할 영웅적인 치료제로 부상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세정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1만7000원.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
 
 
로봇 같은 아이와 인간 같은 로봇의 우정

이은용 동화 `열세 번째 아이’출간…과도한 경쟁·완벽주의 대한 성찰 담아
 
 
 열네 살 시우는 `맞춤형 아이’다. 시우가 태어나기 전 엄마는 “성별은 아들. 머리는 짙은 갈색. 피부색은 건강하게. 키는 성인이 되었을 때 187㎝” 하는 식으로 원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성격도 감정은 절제되고 이성적인 부분이 강화되도록 미리 정해졌다.
 이런 구체적 설계에 따라 태어난 시우는 떼 한 번 쓰지 않고 사춘기 방황도 없이 어떤 일이든 뛰어나게 해내는 `완벽한 아이’로 자랐다. 그러나 연구자들이 정해주는 진로를 따라 완벽한 삶을 이어갈 예정이던 시우의 삶에 균열이 생긴다. 동갑내기 감정 로봇 레오를 만나면서 부터다.
 제12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인 이은용의 장편 동화 `열세 번째 아이’는 감정이 절제돼 흡사 로봇 같은 아이와 인간 못지않은 감정을 지닌 로봇의 우정을 그린 동화다.
 때는 2075년의 미래. 유전자 맞춤형 아이의 출산이 가능해지고 감정을 가진 로봇도 생산돼 보급된 상태다.
 로봇 연구원 엄마를 둔 시우는 `열세 번째 아이’로도 불린다. 한국에서 태어난 열세 번째 맞춤형 아이로, 앞선 열두 명의 아이들에게 아쉬웠던 부분을 수정해 더욱 이성적으로 만들어졌다. 마침 한국 최초의 맞춤형 아이인 김선 박사가 스물두 살의 나이에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가 되면서 맞춤형 아이에 대한 사회의 기대는 한껏 높아진 상황이다.
 주위의 기대에 맞게 항상 최고 성적을 내는 시우는 자신을 좋아해서 따라다니는 아이에게 관심도 없고, 다른 아이들에게 부당하게 놀림을 받는 아이를 변호할 필요성도 못 느낀다. 그런 시우의 집에 감정 로봇 레오가 들어온다. 레오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감정을 느끼고, 주입된 가짜 기억이지만 기억도 갖고 있다. 가짜 감정과 기억을 갖고 자신이 인간이라도 되는 양 말하고 행동하는 레오가 시우는 못마땅하다.
 “감정 로봇을 만든 진짜 이유는 나도 잘 모른다.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인간들을 싫어하면서, 감정을 앞세우지 말라고 하면서, 로봇에게는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해 주고 싶어 하는 것이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96쪽)
 그러나 자신의 탄생 과정을 알아가면서, 김선 박사의 충격적인 자살과 감정 로봇을 둘러싼 거센 논란을 접하면서, 그리고 레오와 진짜 기억을 공유하면서 시우도 점점 보통 아이들처럼 사과하거나 감사하고, 슬퍼할 줄도 아는 아이가 되어간다.
 술술 읽히는 한편의 흥미로운 SF 동화 속에 인간다움에 대한 묵직한 질문과 더불어 과도한 경쟁과 완벽주의에 대한 성찰도 담고 있다.
 이고은 그림. 268쪽. 1만1000원.
 
 
--------------------------------------------------------------------------
 
 조선 사대부의 밥상엔 어떤 음식이 올라왔나
 
`조선의 탐식가들’출간…다채로운 풍속화로 보는재미 더해

 
 
 `원행을묘정리의궤’는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기록한 책이다. 잔칫상에 어떤 음식이 올랐는지도 자세히 적혀 있다.
 이들 음식 중에 단연 눈에 띄는 음식은 `구증’(狗蒸). 개고기찜이다.
 실록에는 왕이 개고기를 먹었다는 내용은 없지만 왕실 연회상에 개고기가 오른 것을 보면 개고기는 왕실에서도 별미였다고 짐작된다.
 중종의 사돈으로 권세를 누린 김안로는 `개고기 마니아’였다. 얼마나 개고기를 좋아했던지 맛있는 개고기 요리를 바친 자들을 조정의 요직에 등용해 구설에 오를 정도였다. 효종 때는 개고기 요리 가장(家獐) 때문에 사대부 관리가 요리사를 때려죽이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산 정약용은 길고 고달픈 유배 생활 중에 건강을 지키고자 개고기를 먹었다.
 “개고기 삶는 법을 말씀드리면, 우선 티 끝이 묻지 않도록 개를 달아매어 껍질을 벗기고 창자나 밥통은 그대로 씻어도 그 나머지는 절대로 씻지 말고 곧장 가마솥속에 넣어서 바로 맑은 물로 삶습니다.”
 다산이 흑산도에 유배된 형 약전에게 보낸 편지 내용 중 일부다.
 신간 `조선의 탐식가들’은 성리학의 나라 조선에서 음식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조선의 왕세자 교육’ 등 역사 교양서를 집필한 아동문학가 김정호 씨는 방대한자료 더미 속에서 건져 올린 탐식가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버무려낸다.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는 추천사에서 “음식과 관련해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이 통쾌하게 무너지고, 서로 연결되지 않던 현상들이 잘 꿰 맞춰진다”면서 “맛깔스런 글의 성찬”이라고 소개했다.
 조선 사람들의 유별난 쇠고기 사랑, 명나라 황제도 감탄한 조선 두부의 맛, 음식 때문에 수차례 `관직 로비’를 한 허균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뿐 아니라 `두부 짜는 모양’ 등 책에 수록된 다채로운 풍속화가 보는 재미,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따비. 336쪽. 1만5000원.
 
 
 
                  >>신간
 
 
 ▲맏이 = 김정현 지음. 베스트셀러 소설 `아버지’의 작가가 쓴 또다른 가족 소설.
 4남매의 맏이로, 공고를 졸업하고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주인공 성도를 통해 자라면서 늘 맏이라는 책임감을 짊어지고, 가정을 꾸린 후에도 아우들을 걱정해야 하는 맏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작가는 “집집마다 맏이가 `맏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휘둘리던 시절, 맏이라서 이를 악물어야 했던 사람들을 생각하며 이 소설을 썼다”며 “책임감과 염치, 결국 그게 사랑일 텐데, 덩달아 무작정 뒤좇아 가느라 사랑을 망각해 자신마저 잃어버리는 세상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학고재. 308쪽. 1만2천원.
 
 ▲무희 =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일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가의 1951년작 장편소설.
 1950년대 초를 배경으로 나미코, 시나코, 도모코 세 무희의 예술과 사랑을 그렸다.
 “무용은 보이는 음악이고 움직이는 미술이며, 육체로 쓰는 시(詩)이자 연극의 정화”라고 말하기도 한 작가가 선보인 여러 편의 무용소설 중 하나다.
 문학과지성사. 264쪽. 1만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명시 100선 = 베스트셀러 시집 `홀로서기’의 서정윤 시인이 가려뽑은 국내외 명시 100편.
 중학교 국어 교사로 근무하는 저자는 옛날 문학 교과서에서는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요즘 문학 교과서에는 잘 볼 수 없는 시를 주로 소개한다.
 시인은 서문에서 “시 한 편을 읽고, 단순히 읽은 것만으로 눈물이 `주르르’ 흐를 때 비로소 공감했다고 할 수 있다”며 “이제부터는 그냥, 아무런 설명 없이 가슴으로 시 읽기를 신세대에게 가르쳐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북오션. 248쪽. 1만2천원.
 
 ▲하이라이즈 = J.G. 발라드 지음. 공보경 옮김. `태양의 제국’ `크래시’ 등의 소설을 남기고 2009년 별세한 영국 작가의 1975년작.
 최첨단 설비를 갖춘 40층 고급 아파트가 기술적 결함에 따른 입주자들의 갈등으로 파괴되는 모습을 그린 소설로, `크래시’ `콘크리트 섬’과 더불어 `도시 재앙 3부작’으로 불리기도 한다.
 문학수첩. 279쪽. 1만2천원.
 
 ▲다빈치 코드의 남자 = 리사 로각 지음. 권혜아 옮김. 전 세계에서 9000만 부 이상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의 전기.
 댄 브라운이 비주류 가수에서 무명작가를 거쳐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작가가 되기까지의 일대기를, 전문 전기 작가가 상세하게 전한다.
 동네스케치. 272쪽. 1만3천500원.
 
 ▲미실 = 김별아 지음. 2005년 처음 출간돼 20만 부 이상 팔린 인기 역사소설이 재출간됐다.
 초판 출간 당시 분량 문제로 덜어낸 원고지 150매 분량의 원고와 120여 개의 각주를 되살렸다.
 해냄. 504쪽. 1만4천8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