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명 개혁가’ 한무제의 리더십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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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명 개혁가’ 한무제의 리더십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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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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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제 평전’…반세기 넘는 전성기 구가한 한무제의 치세 되살려
 다양한 인재들 출신·성분 가리지 않고 과감한 등용 등 업적 담아
 
 
 
 진시황을 능가한 한무제의 통치비결은 무엇일까.
 “예능의 길을 널리 열었고 백단(百端)의 학문을 모두 끌어들였다.”
 태사공 사마천은 `사기’(史記)에서 한 무제(漢武帝)를 이렇게 평가했다.
 한 무제에 의해 치욕적인 궁형을 당했던 그였지만 제자백가를 두루 받아들인 한무제의 학술 사상 정책에 대해서는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 무제의 치세는 중국 역사상 가장 빛나는 시대였다. 장건을 서역으로 파견해 동서교역의 통로인 실크로드를 개척했고, 북방의 흉노를 제압해 안정적인 국가 운영의 기틀을 마련했다.
 사상과 문화도 활짝 꽃피웠다. 중국 최고의 역사서 `사기’가 편찬된 것도 한 무제 때였다. 신간 `한무제 평전’은 반세기(54년)가 넘는 재위 기간 로마 제국에 비견될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한 한 무제의 치세를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저자인 중국의 역사학자 양성민(楊生民) 전 수도사범대 교수는 로마 제국의 전성기에 비견되는 치세를 누린 한 무제의 공적과 잘못을 마치 복기하듯이 객관적으로 재구성한다.
 한 무제는 중국 역사상 최초의 통일 제국을 수립한 진시황과 더불어 `진황한무’(秦皇漢武)로 불리며 진시황과 자주 비교된다.
 두 사람은 장생 불로를 추구한 점 등 비슷한 점도 많지만 다른 점도 적지 않다.
 진시황은 법치를 중시하고 유가를 멸시했지만 한 무제는 유가와 법치를 모두 중시했으며 다른 학파의 학자들을 두루 임용해 조정의 관리로 삼았다.
 또 다양한 인재들을 출신 성분을 가리지 않고 과감하게 등용했다.
 흉노 정벌에 혁혁한 공을 세운 장군 위청과 곽거병은 노복이거나 노비의 자식이었으며 승상 공손홍, 어사대부 아관 등은 모두 빈한한 평민 출신이었다.
 문학가 사마상여, 음악가 이연년, 실크로드를 개척한 장건 등 한 무제 주변에는 늘 유능한 인재들이 넘쳐났다. 궁형에 처했던 사마천도 이후 다시 불러 중용했다.
 잘못이 있으면 이를 반성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결단성도 한 무제가 지닌 강점 중 하나였다.
 노년에 흉노와의 전쟁에서 번번이 패하고 농민들의 봉기가 잇따르자 그는 조서를 내려 과오를 깊이 반성하고 새롭게 출발할 것을 다짐했다.
 저자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잘못을 반성하고 다시 시작함에 주저함이 없었다”고 한무제를 평가했다.
 출신 성분을 따지지 않는 인재술과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는 결단성으로 한 무제는 진시황을 능가하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의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800쪽이 넘는 분량이 다소 부담되지만, `사기’와 `한서’ 등 다양한 사료에 근거해 한 무제의 치세를 객관적으로 조명하려 노력했다는 점에서 일독할 만한 책이다.
 민음사. 840쪽. 3만5000원.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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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땅을 밟았던 외국인들의 기록

`세상 사람의 조선여행’출간…서양 이방인들의 조선체험기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 `은둔의 나라’였던 조선은 외국인들의 국내 거주는 물론 방문을 엄격히 제한했지만 조선에 왔다 간 외국인들은 적지 않았다.
 이들의 눈에 비친 조선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규장작 교양총서’의 여섯 번째 책인 `세상 사람의 조선여행’은 조선 땅을 밟았던 외국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200 궤짝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뇌물을 챙겨 돌아간 명나라 칙사 윤봉, 말(馬)과 붓, 양가죽을 무더기로 사갔던 일본 사신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군인으로 조선에 온 미얀마 군인, 구한 말과 일제 강점기 조선의 야생 동물을 조사한 스웨덴의 동물학자 스텐 베리만 등 저마다 이야기가 흥미를 자아낸다.
 책에 담긴 외국인들의 여행 기록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조선과 문화가 전혀 다른 서양의 이방인들이 남긴 기록들이다.
 특히 17세기 중엽 폭풍우를 만나 제주도에 떠내려왔다가 본의 아니게 13여 년간 조선에 살았던 하멜의 표류기는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사연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하멜은 표류기에 낯선 조선 땅에서 느꼈던 절망과 희망은 물론 조선의 풍속과 문화를 세세하게 기록했다.
 “독신 남자가 유부녀를 간통하면 그의 얼굴에 석회를 칠하고 두 귀에는 화살을 찌르며 등에는 조그만 북을 붙들어 매게 한 뒤 네거리에서 그것을 두드리며 치욕을 보임”
 “방바닥 아래에는 오븐 같은 것이 있는데 겨울에는 날마다 불을 때어 따듯하게 함”
 비교적 오랜 기간 조선에 머물렀던 서양 선교사들도 조선과 조선인에 대한 상세한 기록을 남겼다.
 제5대 조선 천주교 교구장을 지낸 프랑스인 마리 다블뤼 주교는 조선 사람들이 따뜻한 가족애를 지녔다고 기록했다.
 “조선 사람들은 자기 아이들을 끔찍이 생각하며 너무나도 사랑합니다. 그러므로 이 나라에서는 딸이든 아들이든 어떤 자식도 내버리지 않습니다. (중략) 자연의 가르침에 순종해 조선사람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것을 솔직하게 받아들입니다. 가난하다고 자녀들을 내버리는 유럽 사람들은 창피해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조선을 찾은 서양인들의 조선에 대한 인상은 부정확하거나 편견에 치우친 경우가 많았다.
 조선총독부의 협조 아래 한반도 구석구석을 누비며 야생동물 정보를 수집했던 동물학자 베리만의 시각도 제국주의적 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는 일본인들은 공공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반면 한국인들은 공동체보다 개인을 중요시하며, 한국인들이 유구한 문화에 대해 자긍심을 갖고 있긴 하지만 힘든 일을 하려 하지 않고 앉아서 긴 담뱃대를 물고 담소하기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페이지마다 수록된 화보와 사진도 이 책의 매력 중 하나. 사진엽서 등 다양한 화보와 사진은 이방인의 눈에 비친 조선 시대로의 여행을 생생하게 안내해준다.
 글항아리 펴냄. 432쪽. 2만 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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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하는 인류의 미래, 과연 행복하기만 할까?
 
신간 `불완전한 미래’출간
 
 
 인공 지능 컴퓨터, 나노 생물, 우주여행….
 공상 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얘기들이 점점 피부로 느껴질 만큼 가깝게 다가온다.
 미국 산타클라라대 법대 교수인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신간 `불완전한 미래’에서 이런 `영화 같은 현실’이 과연 인류의 앞날을 장밋빛으로 물들일지를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기술 발전으로 인류의 생활 방식과 영역이 `혁명’에 가까운 변화를 겪겠지만, 일부는 “극단적인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저자는 나노 기술과 인공 지능, 가상현실 등 세 가지를 대표적 예로 들었다.
 나노 학계에서는 지구 종말을 예측하는 `그레이 구’(Grey goo) 시나리오가 떠돈다.
 자기 복제가 가능한 나노 기계가 등장해 온 세상이 복제 생물로 뒤덮여 버리는 때가 온다는 것.
 인공 지능에서도 인류 멸망의 단초가 될만한 기술이 있다.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지능을 가진 컴퓨터가 나타나 점점 `자신이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기계’로 진화하면서 결국 인류 대신 지구를 지배할 것이라는 가설이다.
 가상현실 기술에서는 인간의 목 뒤에 케이블을 꽂아 해외여행을 간접 체험하는 때가 올 것이라고 저자는 예측했다. 이밖에도 전자 화폐, 우주여행, 사이버 범죄 등 비교적 가까운 시일 안에 일어날 법한 미래상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저자는 이러한 기술이 궁극적으로 “프라이버시가 없는 사회”를 만들 것으로 내다봤다. 모기 만한 크기의 비디오 카메라 같은 첨단 장비가 줄줄이 나오면 “모두가 모두를 볼 수 있는 세상”이 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것.
 저자는 “모든 기술을 종합하면 현실 속에서의 당신의 정체성은 완전히 공개돼 있고 당신에 대한 모든 것이 알려지며 언제든 누구나 이 정보에 쉽게 접근 가능한 세상으로 귀결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30년 후엔 인공지능과 나노 기술이 문제가 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최선의 해결책은 개인정보 보호가 아니라 투명성의 보편화”라고 지적했다.
 최선영 옮김. 생각의나무 펴냄.  452쪽. 1만5000원.
 
 
 
                     >>신간

 ▲헤밍웨이와 파리의 아내 = 폴라 매클레인 지음. 이은선 옮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평생 네 번 결혼하고 세 번 이혼했으며 결혼할 때마다 거주지를 옮겼다.
 이 책은 헤밍웨이가 1921년 첫 번째 부인 해들리 리처드슨과 결혼해 1927년초까지 파리에서 지내던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작가는 헤밍웨이가 파리 시절 회고록에서 해들리를 두고 “내가 그녀 말고 다른 이들을 사랑하기 전에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하고 말한 구절을 보고 해들리에 대해 조사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헤밍웨이가 스물여덟 살의 해들리와 만나 파리로 떠나고, 스콧 피츠제럴드 등과교유하고, 첫 장편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를 완성한 후 이들의 관계가 끝날 때까지의 이야기가 해들리의 시점에서 그려졌다.
 21세기북스. 504쪽. 1만3800원.
 
 ▲옆 무덤의 남자 = 카타리나 마세티 지음. 박명숙 옮김. 사랑에 빠진 남녀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린 스웨덴 작가의 소설.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은 도서관 사서 데시레와 홀로 젖소를 키우며 사는 농부 벤니는 각각 남편과 부모의 묘를 찾았다가 서로 발견한다.
 소설은 두 남녀를 번갈아 화자로 등장시켜 막 사랑에 빠진 이들의 미묘한 감정을 들려준다.
 문학동네. 304쪽. 1만2000원.
 
 ▲밝은 하늘의 별들 = 알란 워너 지음. 김지선 옮김.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의 출세작으로 2010년 맨 부커상 최종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교 졸업 후 대학과 직장에서 저마다의 길을 걷는 여섯 명의 20대 여성들이 모처럼 만나 함께 휴가를 보내기로 한다. 이들은 공항에서 가장 싼 항공권을 찾아 무작정 떠나기로 한다.
 올. 552쪽. 1만5800원.
 
 ▲3등급 슈퍼 영웅 = 찰스 유 지음. 최용준 옮김. 장편소설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으로 주목을 받은 대만계 미국작가의 단편집.
 `등급 외 슈퍼 영웅’ 습기맨의 고군분투, 게임 공략법의 형식을 빌려 이야기하는 부부 관계 등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열한 편의 이야기가 담겼다.
 시공사. 276쪽. 1만1000원.
 
 ▲십 브레이커 = 파올로 바치갈루피 지음. 나선숙 옮김. `와인드업 걸’로 휴고 상과 네블러 상을 동시에 받은 미국 작가의 성장소설.
 화석 연료가 고갈되고 해수면이 상승해 도시는 침수된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배경으로, 폐선에서 고철을 떼어 파는 `십 브레이커’로 생계를 이어가는 소년 네일러의 모험과 성장을 그렸다.
 RHK. 424쪽. 1만3000원.
 
 ▲톨스토이와 행복한 하루 =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항재 옮김. 톨스토이 `인생독본’의 초간본 격인 `매일매일 읽기 위한 현자들의 사상’을 우리말로 옮긴 것. 톨스토이가 발췌한 성현들의 명언과 세계의 속담, 격언, 동서양의 종교 경전 등이 담겼다.
 에디터. 436쪽.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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