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천재가 풀어낸 고대 이집트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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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천재가 풀어낸 고대 이집트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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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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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를 향한 열정’ 샹폴리옹의 고대 이집트 문자 판독 보고서
 이집트 원정대 로제타석 입수 경로 등 다큐멘터리처럼 정리

 
 
 
 그리스어, 라틴어를 포함한 12개 언어를 마스터했다는 언어천재 장푸랑수아 샹폴리옹(1790~1832)은 이집트 3000년 역사의 서광을 열었다.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과 그에 따른 대량의 고대 이집트 자료 유입이 촉발한 `이집트 열풍’에 그 문자를 해독해 보리라 작심하고 이로부터 14년 뒤 샹폴리옹은 마침내 문자 해독에 성공한다.
 판독에 성공한 그 순간의 샹폴리옹 행적은 드라마틱하게 전한다.
 1822년 9월14일 정오 무렵, 파리 마자랭 거리 28번지에 칩거하며 이집트 성각문자 해독에 마침내 성공했다고 확신한 그는 집을 뛰쳐나와 200m 거리를 단숨에 달려 프랑스학술원으로 들어선다.
 형 자크조제프의 학술원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간 그는 원고뭉치를 흔들며 “발견했어”라는 말을 외치고는 곧 기절해 버렸다가 닷새 만인 9월19일 저녁에야 겨우 의식을 회복한다.
 정신을 차린 그는 이튿날 연구를 재개해 “1822년 9월 27일 어둡고 축축한 금요일 저녁에 모든 학문 분야의 전문가”가 참석한 금석문 학회 모임에서 그 자신이 밝혀낸 성과를 공개했다.
 실로 아이로니컬하게도 이때 청중석에서는 이 자리에서 직접 대면은 처음인 이집트 문자학의 라이벌 토머스 영이 지켜보고 있었다. 이는 샹폴리옹이 로제타석을 판독함으로써 마침내 삼천 년 고대 이집트 역사가 서광을 여는 순간이었다.
 고대 근동어 전문가인 배철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가 번역한 레슬리 앳킨스와 로이 앳킨스의 단행본 `문자를 향한 열정’은 `세계 최초로 로제타석을 해독한 샹폴리옹 이야기’라는 부제에서 그 성격이 잘 드러난다.
 2000년 영국에서 나온 원서 제목은 `이집트의 열쇠: 성각문자 판독으로 가는 여정’(The Keys of Egypt: the Race to Read the Hieroglyphs).
 제목이나 부제 어디에도 샹폴리옹이라는 이름이 보이지 않지만 이 책은 그의 평전이면서 동시에 고대 이집트 문자 판독의 여정에 대한 보고서다.
 영국 런던고미술협회 전문위원이자 부부 고고학자인 저자들은 아직 장교 신분인 나폴레옹이 프랑스혁명 이듬해인 1790년 단행한 이집트 원정을 추적하는 데서 문자 판독의 여정을 시작한다.
 이 원정대에 학자들이 포함됐으며, 그들이 군대를 따라 어떤 일을 했으며, 로제타석은 어떻게 입수했고, 또 그것을 넬슨이 이끄는 영국군이 어떻게 획득하게 되었는지를 다큐멘터리처럼 정리했다.
 이어 저자들은 프랑스혁명과 그 여파에 따른 나폴레옹의 집권, 유럽 침공전, 제국의 몰락 등등 시대 흐름과 부침을 같이하면서 샹폴레옹이 어떠한 난간들을 뚫고서 마침내 불후의 업적을 내게 됐는지를 추적한다.
 “왕관들의 주인, 위대한 영광, 이집트를 세웠으며 신들 앞에서 경건하고 적들에게 승리한 자, 인류의 문명 생활을 되찾은 자, 삼십 년 축제의 주인인 부왕에게서 왕권을 물려받은 젊은 왕의 통치.”
 이런 문구로 시작하는 로제타석의 성각문자 판독에 나아가기 위해 샹폴리옹이 콥트어를 그토록이나 연마했다는 대목에서는 불굴의 집념이 오롯이 드러나기도 한다. 콥트어는 이집트 기독교도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고대 이집트어의 흔적으로 간주된다.
 1803년 3월 형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집트어 판독을 위해 “나는 콥트어 연구에 전념하겠어”라는 결심이 보이기도 한다. 실제 이런 배경은 샹폴레옹이 나중에 로제타석 문자를 판독하는 결정적인 힘이 된다.
 민음사. 400쪽. 2만5000원.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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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을 통해 바라본 중국의 역대 권력

`중국 창기사’…5단계로 나눈 중국 기생·기녀의 역사 다뤄
 
 
 중당(中唐)시기 시로써 문단을 평정한 백거이(백낙천)와 원진은 절친한 친구였으니 호사 취미도 통하는 게 많았다. 지방관 재직 시절에는 둘 다 기생을 데리고 질펀하게 몇 날 며칠을 노느라 정신이 없었다.
 지금의 저장성 지역 지방관 재직 시절 백거이는 원진에게 이런 시를 써 보내 자랑하기도 했다.
 “이 일을 그대에게 알리면 그대 마땅히 부러워할 것을 / 닷새 동안 맑은 물결, 밝은 달 아래 지새웠다네.” 이런 놀이에 기녀가 빠질 수는 없는 법. 한 번 나가 밤놀이할 때마다 백거이는 기녀를 10여 명이나 대동했다.
 쾌락에 탐닉하는 기질은 원진도 이에 못지않아 구당서 그의 열전에는 “소년 시절에는 검소하고 청결했지만 외직에 나가면서 왜 그렇게 다른 모습으로 변하였는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그만큼 지방관 생활이 방탕했다는 뜻이다.
 그러고 보면 지금도 진솔한 감정을 노래했다고 추앙받으며 애송시로 추앙되는 이들의 시는 기녀들과의 환락에서 나왔다고 하지 않을 수도 없다.
 하지만 기녀들과 질펀한 밤을 보내는 풍속은 당대 관료사회에서 으레 있는 일이었다.
 민국시대(1912-1948)에 활약한 왕서노(王書奴)라는 사람이 집필한 `중국 창기사’(中國娼妓史)라는 책에 보이는 내용이다.
 이 책은 우선 처음 발간된 시기가 1934년이라는 점에 눈길이 간다. 상당히 이른시기에 독특한 소재로 역사를 기술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저자 자신의 이력도 이채롭다. 그는 일찍이 양주(揚州)의 풍류계에서 10년가량 방탕한 시절을 보낸 적이 있다고 한다. 이런 이력에서 은(殷)나라 이래 중국의 역사를 5단계로 나눠 중국의 기생 혹은 기녀의 역사를 다룬 책 집필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최근 국내에 중국어 원제와 같은 제목으로 번역된 이번 책은 중국의 창기가 종교적인 매음(賣淫)을 주로 한 은나라 시대 무창(巫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뒤이어 서주(西周) 이래 동한에 이르기까지는 노예로서 창기와 관창(官娼)이 발생한 시대로 보았다.
 이어 3기인 삼국시대 이후 남북조를 지나 수당시대에는 가기(家妓)와 노예 창기(娼妓)가 함께 발전한 시대였으며, 당·송·원·명 시대에는 관기가 전성을 누린 시대로 간주한다. 왕서노에 따르면 청대가 되면 이런 기녀를 개인이 경영하는 시대가 열리게 된다.
 이런 내용을 담은 `중국창기사’가 나올 무렵 식민지 조선에서는 이능화가 1927년 조선 기생의 역사를 정리한 `조선해어화사’(朝鮮解語花史)를 펴낸다. 두 가지를 같이 읽으며 비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문학사. 656쪽. 2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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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문화에 대한 냉정한 성찰  
`나는 사고 싶지 않을 권리가 있다’
 
 
 중고등학생들에게 `제2의 교복’이 됐다는 특정 브랜드의 패딩 점퍼가 가져온 폐해는 개성의 말살 정도에 그치지 않았다.

 점퍼의 가격에 따라 계급이 나뉘었고, 점퍼를 빼앗으려고 다른 학생을 폭행하는 사건이 잇따랐다. 해당 점퍼는 가짜 인터넷 쇼핑몰의 주요 사기 품목이 되기도 했다.
 우리 청소년들의 소비문화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여실하게 드러낸 현상이다.
 프랑스 작가 미카엘 올리비에가 쓴 청소년 소설 `나는 사고 싶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자본주의와 소비문화에 대한 냉정한 성찰을 담은 소설이다.
 초등학교 5학년인 주인공 위고는 교사인 부모를 따라 아프리카에 있는 프랑스령마요트 섬에 잠시 살게 된다. 모든 것이 낙후되고 원주민이 대다수인 그곳에서의 삶은 프랑스에서의 삶과 크게 달랐다.
 마요트섬에서 2년 반쯤 살았을 무렵 원주민 여자친구 자이나바가 임신 소식을 전했고, 겁먹은 위고는 엄마 아빠에게 `정리’를 맡긴 채 혼자 프랑스로 돌아가게 된다.
 마요트섬에서 보낸 시간이 위고에게 얼마나 중요했는지는 프랑스로 돌아온 후에야 드러났다.
 이미 넘치도록 가졌는데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사들이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위고는 수돗물도 없이 사는 마요트섬의 사람들을 떠올리며 분노했다.
 “거대 상표 타도, 유행 타파”를 위해 로고도 없고,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공정무역 운동화를 신고 학교에 가지만, 이것이 다시 `첨단 유행’이 돼 너도나도 같은운동화를 신고 오기 시작하자 더욱 화가 나기도 한다.
 “행복해지려면 모든 것을 버려야 할까요? 수도승 같은 삶을 살아야 할까요? 제가 정말 그러고 싶은지 잘 모르겠어요! (중략)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물건들이나 사 모으고, 사기 위해서, 소유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뭘 가졌는지 보여주기 위해서 살고 싶지는 않아요!”(157-158쪽)
 `철없는 백인 꼬마’로 지내던 마요트섬 시절과 이후 소비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이 비뚤어진 반항으로 표출되던 시절을 거쳐 위고는 소비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을 조금씩 알아간다.
 영화 속 간접광고를 통해, 거리의 수많은 광고판을 통해 생각할 틈도 없이 소비를 권하는 사회에서, `사고 싶지 않을 권리’를 가진 당당한 개인으로 거듭나는 법에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윤예니 옮김. 바람의아이들. 172쪽. 9000원.
 
 
 
                    >>신간
 
 ▲아주 정상적인 악 = 라인하르트 할러 지음. 신혜원 옮김.
 오스트리아 출신 법의학 박사인 저자가 실제 사례를 토대로 정상인이 흉악범으로 돌변하게 되는 이유를 분석한 책.
 저자는 인간 내면에 잠재된 악이 생활환경, 사회적 비극, 알코올 중독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평범했던 사람도 잔혹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이코패스, 성범죄자, 연쇄살인범 등이 실제로 저지른 사건 현장과 범행 동기를 자세히 소개한다.
 지식의숲. 300쪽. 1만3500원.
 
 
 ▲누가 주인이 될 것인가 = 하야시 히데오미 지음. 정재헌 편역.
 일본의 정치인 양성소인 `마쓰시타 정경숙’ 출신인 저자가 세계정세와 한일 관계의 미래를 진단한 책.
 저자는 글로벌 정세가 혼돈에 휩싸인 가운데 동양 사상을 공유한 한국과 일본이문명의 흐름을 조망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루와정. 194쪽. 1만2800원.
 
 ▲고기 없인 못살아! 정말 못살아? = 카렌 두베 지음. 이덕임 옮김.
 육식 애호가였던 저자가 채식에 도전해 고군분투하는 여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저자는 잔인한 가축 사육 방식에 반기를 들고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선언하고, 오리털 이불, 가죽 의류 등도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프로네시스. 392쪽. 1만6000원.
 
 ▲중국의 습격 = 강효백 지음.
 마오쩌둥부터 후진타오로 이어지는 중국의 대외 팽창 야심을 파헤친 책.
 저자는 특히 중국이 태평양 진출의 거점으로 오키나와 일대를 점찍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도 제주해군기지 건설 등 직접적 국토방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Human&Books. 228쪽. 1만2500원.
 
 ▲독도 일기 = 류단희 글.
 경찰 출신으로 울릉독도경비대장을 맡은 저자가 독도 경비 일지를 에세이 형식으로 담아낸 책.
 지혜의나무. 352쪽. 1만5000원.
 
 ▲영원한 선물 = 로렌 맥콜 지음. 이정아 옮김.
 반려 동물 지원 센터를 운영 중인 저자가 독자들에게 반려 동물이 세상을 떠난 슬픔을 받아들이고 건강한 심신을 회복하는 방안을 조언한다.
 서현사. 160쪽. 1만원.
 
 ▲조조의 진면목 = 장윤철 편저.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의 시조인 조조의 삶을 문헌 자료를 토대로 집중 조명한 책.
 그가 보인 지도자로서의 면모, 인생관, 예술적 재능 등을 자세히 분석하고 그에대해 시대가 어떤 평가를 내렸는지도 소개한다.
 스타북스. 304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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