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인 진시황릉의 진실과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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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싸인 진시황릉의 진실과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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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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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점민 `제국의 빛과 그늘’
 40년 걸친 능원유적 발굴·연구
 생생한 현장기록 통해 소개
 
 
진시황릉 둘러싼 갖가지 해석
꼼꼼한 기록 통해 의문 제시
도판 곁들여 유적지 현장감 전해
 
 
 장장 38년간 약 80만 명을 동원해 조성했다는 중국 진시황릉.
 1974년 처음 발굴한 이후 8000개가 넘는 실물 크기의 병마용이 발견돼 세계를 놀라게 한 이곳 능원의 조성 과정은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다.
 중국을 처음 통일한 진시황은 함양(咸陽)에서 집권했는데 능원은 어째서 그곳에서 꽤 멀리 떨어진 여산(驪山)을 택했을까?
 이와 관련한 역사기록이 남아 있다.
 북위(北魏) 사람 역도원(麗+邑道元)이 지은 인문지리서 `수경주(水經注)’에는 “진시황 때에는 후하게 매장하는 것이 성행했다. 무덤 자리로 여산, 일명 남전(藍田)을 선택한 것은 그 남쪽에 금이 많고 그 북쪽에 좋은 옥이 많이 나는 관계로 진시황이 명성을 탐했기 때문”이라고 기록돼 있다.
 이 주장은 1000년이 넘게 가장 권위있는 관점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과연 그럴까.
 중국 섬서성 출신으로 병마용 발굴대장을 맡았던 고고학자 장점민(張占民·58)은 저서 `제국의 빛과 그늘’에서 “수경주의 해석은 언뜻 일리가 있지만 의문이 생긴다”고 말한다.
 그는 “능원을 조성하기 시작했을 때 진시황은 열세 살에 불과했고, 금과 옥에 대해 알았다 하다라도 무덤 자리를 혼자서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문제는 당시 예제와 능묘 설계의 의도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진시황의 선조와 태후의 능원이 임동현 서쪽 지양(芷陽) 일대에 자리잡은 것을 생각할 때 진시황의 무덤 자리로 지양 동쪽 여산을 선택한 것은 당시 예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예기(禮記)’와 `이아(爾雅)’ 등의 기록에 따르면 “남·북·서쪽이 윗사람이 자리이고, 서남쪽 귀퉁이 깊숙한 곳이 연장자의 자리”이다.
 따라서 진시황 능원이 여산 기슭에 자리 잡은 것은 후손은 동쪽에 위치한다는 예제에 따른 것이지 진시황이 금이나 옥을 좋아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진시황릉과 병마용갱을 비롯해 능원 유적을 40년 가까이 발굴하고 연구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능원 건설 프로젝트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책임자는 누구였는지, 공사에 쓸 돌과 나무는 어디서 가져왔는지, 벽돌과 기와는 어디서 구웠을지 등을 꼼꼼한 기록을 통해 생생하게 들려준다.
 이 책을 우리말로 번역한 김영수 전 영산 원불교대학 교수는 저자와 10년 넘게 관계를 맺고 유적지를 답사하며 수집한 250여 컷의 도판을 곁들여 유적지를 현장감 있게 전한다.
 역사의 아침. 572쪽.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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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적인 기술 앞에 인간의 투쟁 그리다

기계비평가 이영준 `페가서스 10000마일’출간…인간 둘러싼 기계의 미학 담아
 
 
 “인간은 힘과 크기에서 인간을 완전히 압도하고 초월하는 기계를 만들어놓고 그 기계를 제어하느라 투쟁하고 있었다. 조금만 잘못 제어되면 대형 사고를 일으키는 길이 363미터, 무게 13만 톤의 배는 그런 투쟁의 현장이었다.” (7쪽)
 거대 컨테이너선 `페가서스’를 타고 대양을 횡단한 기계비평가 이영준 씨는 배 위 선원들을 압도하는 기계를 목격한다.
 높은 파도와 싸우려고 인간이 만들어낸 거대한 기계가 `페가서스’이지만 초월적인 기술 앞에 인간은 다시 싸워나갈 수밖에 없다.
 그가 상하이에서 영국 사우샘스턴까지 1만 마일을 항해하며 관찰한 거대 기계 `페가서스’와 그 위에서 삶을 이어가는 선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신간 `페가서스 10000마일’이 출간됐다. 저자는 책에서 10만 마력의 엔진, 전기 등 `페가서스’를 구성하는 장치들을 오감으로 느낀다.
 “철이 작동할 때 만들어내는 동작의 리듬과 선은 마치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듯이, 아름다운 궤적을 만들어낸다.” (64쪽)
 그는 배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 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 바다에 따라 배에서 다른 소리가 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바람의 방향과 세기, 기온, 습도 해수 표면 온도가 다 다르고 선체도 여러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 사이 틈에서 다양한 소리가 난다는 것. 또 모세혈관처럼 얽힌 수많은 파이프와 디젤 발전기의 상태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디스플레이도 인간을 둘러싼 기계의 `미학’이다.
 저자는 배를 한없이 넓은 바다와 한없이 작은 인간을 연결하는 극적인 공간이라고 규정한다.  날씨가 험악해지면 전진하지 못하고 사흘 동안 바다 위를 둥둥 떠다녀야 하기도하고 배를 호시탐탐 노리는 해적들에게 쫓기는 위험도 감수해야 하는 선원들에게 배는 `드라마틱한 인터페이스’라는 것.
 음악이나 미술이 아닌 딱딱한 금속의 물체를 대상으로 비평을 편다는 것은 어쩐지 낯설 수 있다.
그러나 기계 구조물 하나하나를 글과 사진에 섬세하게 담은 저자의 성찰에는 울림이 있다.
 “(인간은) 기계와 맺는 복잡한 관계망 속에서 생존해나갈 수 있기 때문에 강한 것이다. 물론 저절로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투쟁을 통해서 강해진다.” (7쪽)
 워크룸 프레스. 320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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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불평등·정치의 인과관계
 
신간 `불평등 민주주의’
서민의 부자정책 지지 이유
정치사회학적 입장서 조명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001년 취임하자마자 대규모 감세 법안을 통과시켰다. 소득세율 인하와 상속세 폐지를 골자로 하는 이 법안은 2011년까지 1.3조 달러에 달하는 연방 정부의 세수를 감소시킬 것으로추측됐다. 특히 상속세는 100만 달러를 넘는 유산에만 부과됐어도 가족소득 5만 달러가 못되는 미국인 중 무려 62.9%가 폐지를 지지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상속세의 경우, 유력한 공직자들은 서민 편이었던 반면 서민들은 백만장자의 편이었다.”(281쪽)
 미국 정치학협회 부회장 래리 M. 바텔스 교수의 신간 `불평등 민주주의’는 노동자 계층이 자신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정치적 선택을 일치시키지 않는 미스터리를 정치사회학적 입장에서 들여다본 책이다.
 저자는 통계를 통해 1948-2005년 사이 역대 공화당 정부는 대선을 치르는 해 소득이 크게 늘어나도록 만들었지만 민주당 정부는 두 번째 해에 소득이 늘어나는 정책을 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2000년 대선에서 `턱걸이’로 승리한 부시 대통령은 유권자들의 근시안적 시각 덕분에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었다는 것.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자신보다 고소득층의 소득 증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통계도 흥미롭다. 저자는 그 원인으로 선거 비용에 주목한다.
 “부유층의 소득 증가가 집권당에 대한 선거자금으로 연결돼 통계 분석에는 직접 포착되지 않는 방식으로 다른 유권자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 것일지도 모른다.”(167쪽)
 미국 유권자들은 낙태나 동성결혼 같은 이슈들 때문이 아니라 `성장률 끌어올리기’와 `높은 선거 비용’에 끌려 공화당에 투표했다는 이야기다.
 정치 지도자들은 중산층이나 고소득층 시민의 선호에만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는더욱 절망적이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에서마저 한 표의 가치가 경제력에 따라 좌우되는 미국의 정치 현실을 두고 저자는 `불평등한 민주주의’ 혹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빌려 `과두 정치’라고 꼬집는다.
 저자의 해법은 `그래도 민주주의’다.
 “비록 불완전하지만 미국 민주주의 과정과 제도는 우리에게 중요한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중략) 부자들이 고지대로 도망갈 때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결코 버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할 수 있다.”(425쪽)
 위선주 옮김. 21세기북스. 492쪽.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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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로 녹여낸 `남녀상렬지사’

영화 `간기남’의 모티브가 된 신간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
 
 
 “그 알싸한 박하 향이 코끝에 잡혔다. 순간 그녀는 환영처럼 호텔의 네온사인을 보았고 그곳을 향해 핸들을 꺾었다.”(77쪽)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던 P씨는 모 경찰서 소속 K 경장의 도움을 받아 남편을 미행했다. 그러나 이를 눈치 챈 남편의 계략에 걸려 한순간의 실수로 P씨 자신이 간통을 저질러 버렸다. P씨는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K 경장은 징계를 피하지 못하고 결국 사표를 냈다.
 내가 하면 로맨스지만, 배우자가 하면 불륜이다.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에서는 재미있는 단골 소재지만, 현실에서는 형사재판과 이혼이 기다리고 있다.
 신간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는 경찰서에서 33년간 3000여 건의 간통 사건을 맡은 구무모 수사관이 그동안 겪은 일화들을 엮은 책이다. 저자는 때로는 황당하고, 때로는 슬프기 그지없는 `남녀상렬지사’를 특유의 위트로 녹여냈다. `전문가’답게 저자는 배우자의 간통이 의심될 때 혼쭐 낼 수 있는 가이드라인도 제시한다.
 먼저 가정법원에서 이혼심판청구소송을 제기한 후 현장을 포착해 증거를 잡아야한다. 그리고 112에 신고한 후 간통죄로 고소하면 된다.
 남편이 온갖 달콤한 말로 꼬드겨도 중간에 고소를 취하하거나 용서하면 안 된다.
 배우자는 그제야 위험한 불장난의 대가로 1심 판결 선고까지 유치장에서 깊이 반성하리라는 게 저자의 조언.
 “이쯤에서 용서하시고 싶어지셨다면 간단히 고소취소만 하시면 된다.”(156쪽)
 수수밭. 336쪽. 1만3000원.
 
 
 
                  >>신간
 
 ▲우리였던 그림자 =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엄지영 옮김. 칠레의 `행동하는 작가’로 잘 알려진 저자의 장편소설. 칠레 최초의 민주적 사회주의 정권을 이뤄냈던 아옌데 대통령을 무너뜨린 피노체트의 쿠데타 이후 군사독재와 사회주의 탄압 속에 뿔뿔이 흩어졌던 혁명가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낯선 나라를 떠돈 지 35년 만에 고향 산티아고에서 다시 만난 그들은 볼품없어진 외모에 젊은 날의 패기는 희미해졌지만 가슴 속에 아직 끈끈한 우정과 열정의 불씨를 간직하고 있다.
 암울한 역사의 이면에서 보이지 않는 그림자처럼 살아온 혁명세대의 자화상을 풍부한 상상력과 절묘한 위트로 묘사한 작품이다. 2009년 스페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프리마베라 데 노벨라 상을 받았다.
 열린책들. 256쪽. 9800원.
 
 ▲샤먼의 전설 = 게 아요르잔 지음. 이안나 옮김. 1990년대 몽골의 `신문학운동’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저자의 장편소설.
 2007년 출간된 소설집 `눈의 전설’ 이후 한국어로 소개되는 그의 두 번째 작품이다.
 이 소설은 러시아 바이칼 호수의 올흔 섬에 모여 사는 알타이족 집단 속의 샤먼(박수무당)들, 특히 무당 지망생인 젊은 텡기스와 늙은 하그대 샤먼의 우정과 성장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 속에 러시아, 중국, 몽골 간에 벌어진 근현대사의 비극이 씨실과 날실처럼 촘촘히 엮여 있다.
 올흔 섬의 중심부에 있는 거대한 바위. 수천 년을 내려온 천신 신앙의 메카인 보르항 바위와 그 주변에 얽힌 샤먼의 전설이 일종의 구술 문학처럼 전승되고 실현되는 과정을 리듬감 있는 문장으로 살려냈다.
 자음과 모음. 334쪽. 1만3000원.
 
 ▲킬리만자로의 눈 =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정영목 옮김. 헤밍웨이가 남긴 70여 편의 단편소설 중에서 13편을 엄선했다.
 `킬리만자로의 눈’은 아프리카로 사냥 여행을 왔다가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해 죽음의 고통에 시달리는 주인공 해리가 지나온 삶의 회한과 고독을 이겨내고 구원의빛을 발견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작품과 함께 예술적 성취도가 가장 높은 단편으로 꼽히는 `프랜시스 머콤버의 짧고 행복한 삶’, 작가의 스페인 시절 경험이 반영된 `깨끗하고 불이 환한 곳’과`하얀 코끼리 같은 산’ 등이 실렸다.
 헤밍웨이 사후 출간된 책으로 그의 인생관과 그의 작품이 미학적으로 어떻게 발전했는지 보여주는 연작 `닉 애덤스 이야기’ 중에서 9편을 이번 책에 담았다. 이 가운데 `이제 내 몸을 뉘며’와 `가지 못할 길’은 1차 대전 때 적십자사 운전병으로 참전했던 헤밍웨이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국내 처음 소개된다.
 문학동네. 328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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