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예술, 사랑의 과정을 고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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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예술, 사랑의 과정을 고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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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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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만남·결혼…
시대 따라 변화된 사랑
근현대 작품 깊이 성찰

 
 기나긴 인류사에서 사랑을 빼놓을 수 없다.
 사랑은 시대와 사회,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되며 수많은 문학과 미술, 음악의 모티브가 됐다.
 `사랑의 문화사’는 사랑의 과정을 살핀다. 기다림을 시작으로 만남, 청혼, 결혼식을 거쳐 종말에 이르기까지 사랑이 겪는 과정을 고찰한다. 지은이 스티븐 컨은 미국의 문화사회학자. 또 다른 저작 `육체의 문화사’ `시간과 공간의 문화사’ `문학과 예술의 문화사’ 등을 이미 국내에 소개했었다.
 저자는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찾아내기 위해 문학과 미술 작품을 훑었다.
 대상이 된 것은 1847년부터 1934년까지 87년간 생산된 예술 작품.
 1900년을 기점으로 이전은 빅토리아 시대, 이후는 현대로 구분했다.
 이 시기에 출간된 문학과 미술작품, 철학서를 분석해 컨은 사랑에 관한 18가지 주제를 끌어냈다. 이들 주제가 각각의 작품에 어떻게 표현됐는지 살펴봄으로써 시대에 따라 사랑에 관한 의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핀다.
 사랑의 문화를 분석하기 위해 지은이는 하이데거의 철학을 길잡이로 삼는다. 하이데거가 `본래적-비본래적’ 구분에 따라 현존재의 실존을 해석했듯, 이 구분에 따라 사랑의 요소를 해석한다. 빅토리아 시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면서 사람들은 좀더 본래적인 사랑을 하게 됐다는 것.
 저자는 수많은 소설과 미술 작품을 속의 시대적 사료를 제시하고 있다.
 `폭풍의 언덕’ `제인 에어’ `주홍글자’ `레 미제라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댈러웨이 부인’ `전망 좋은 방’ 등 소설만 100여 편에 달한다.
 클림트, 뭉크, 칸딘스키 등 근현대 화가들의 그림도 상세한 설명과 함께 소개된다. 방대한 작품의 행간을 종횡무진으로 움직이며 엮어낸 저자의 깊이와 솜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쉽게 잃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사랑에 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접하고 싶은 이들, `연애 기술’류의 가벼운 책에 식상한 이들, 고전으로 일컬어지는 소설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읽어볼 만하다. 
 /여정엽기자 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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