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희 되기 위해 자부심 하나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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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희 되기 위해 자부심 하나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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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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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코리아’로 돌아온 배두나
 
 
북한대표 탁구선수 이분희 완벽 재현
명성위해 이 악물고 왼손잡이 연습부터


촬영 내내 자신과의 싸움의 연속
마지막 큰 감동 위해 눈물도 참아

 
 
 영화배우 배두나(33·사진)는 “북한의 이분희 선수가 되기 위해 자부심 하나만 챙겼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현정화(43)를 연기한 하지원(34)과 탁구로 경쟁할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으로 시작한 영화가 바로 `코리아’다.
 북의 대표선수 이분희(44)가 되기 위해 탁구채부터 반대로 잡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탁구를 쳐왔지만 완벽한 이분희가 되고자 글씨 한 번 써본 적 없는 왼손으로 탁구 연습에 돌입했다. “해보다 안 되면 오른손으로 치자”는 제작진의 제안에도 배두나는 “이분희 선수가 왼손잡이면 왼손으로 탁구를 치는 게 맞다. 내가 이것을 소화 못하면 이 역할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배우의 기회를 빼앗기 싫었다”며 이를 악 물었다.
 배두나는 1991년 결성된 사상최초 남북 단일탁구팀의 북측 간판스타 이분희의 강인함을 `코리아’에서 그대로 재현해냈다.
 “나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연습했다”며 자신에게만 초점이 맞춰지는 것을 사양했다. 이분희를 만난 적은 없다. 그래서 “힘들고 외로웠다. 하지만 잘 생각하면 언제나 실존 인물이 없었다. 어차피 창조의 과정”이라고 상황을 수용했다.
 “시사회 때 선수들이 다 모여줬다. 현수막까지 준비해왔는데 너무 고마웠다. 특히 한 친구는 사고가 나서 목발까지 집고 나타났다. 그 친구들이 이분희를 몸에 입히기 위한 싸움에서 `언니, 외롭죠 힘들죠’라고 위로해줬다. 그들을 보는 순간 눈물이 빵 터졌다”며 감사를 전했다.
 배두나는 “평상시에도 이분희가 됐다”고 느꼈다. “안동, 낙산, 부산, 대구 등 지방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숙소에서 자려고 하는데 잠이 안 오고 심란했다. 나는 촬영할 때만 집중하고 빨리 돌아오는 편이다. 그 사람으로 사는 메소드 배우가 아니라 촬영이 없을 때는 배두나로 사는 게 익숙한데 이상하게 `코리아’는 촬영이 끝나면 내가 누구인지 헛갈렸다. 배우들과 웃으면서도 혼자 숙소에 있으면 내가 무능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눈물도 이분희처럼 참고 또 참았다. “영화에서 눈물이 흔해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감정을 소비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결승전까지 눈물을 참으려고 노력했다. 순간순간 배두나가 빠져나와 연약해질 때도 있었지만 마음 굳게 먹고 참았다. 결승전에서야 정신줄 놓고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내가 참아야 관객들도 같이 참고 내가 터뜨려야 큰 감동이 느껴질 것 같았다”는 치밀한 계산이다.
 “6개월이 지나서도 한이 맺혀있는 것 같아요. 서러웠고 힘든 작업이었거든요. 제 자신과 끊임없는 싸움이었어요. 이분희 선수에게 명성에 걸맞는, 최소한 폐를 안 끼치는 탁구를 치고 싶었어요. 나중에 이분희 선수를 만나게 되면, 저 어땠느냐고 꼭 한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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