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가족애 5월 서점가 채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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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가족애 5월 서점가 채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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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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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의 따뜻한 정을 듬뿍느낄 수 있는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어머니나 할머니,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책들이 많이 출간됐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에세이 `김용택의 어머니’와 동시집 `할머니의 힘’을 함께 내놓았다.

`김용택의 어머니’
 작가 박덕성 여사의 일생 정리

 
  `김용택의 어머니’는 평생 농사를 지으면서 땅과 벗하고 살아온 어머니 박덕성 여사의 일생을 정리했다.
 김 시인은 한 인물에게 시를 베껴 썼노라고 고백한 바 있다. 그가 자기 시의 원주인이자 시원(始原)으로 꼽은 인물은 바로 어머니다. 실은 김 시인의 어머니 `양글이 양반’은 이미 문단 안팎에서 입심 좋고 삶과 생명에 대한 혜안을 지닌 `문맹의 시인’으로 소문이 나 있었다.
 몸집이 작고 야무지다고 해서 `양글이’라는 별명이 붙은 김 시인의 어머니가 18세에 꽃가마 타고 섬진강변으로 시집온 이후 살아온 이야기가 펼쳐진다.
 고등학교 때 기성회비가 없어서 집으로 돌아온 아들에게 닭을 판 돈을 쥐여주면서 당신은 버스비가 없어서 걸어서 귀가한 일화 등이 소개된다.
 “눈물을 훔치고 고개를 들어 차 뒤꽁무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가 뽀얀 먼지 속에서 자갈을 잘못 디뎠는지 몸이 비틀거렸다. 아! 어머니. 나는 돈을 꼭 쥐었다.”(54쪽)
 섬진강 풍경과 함께 김 시인의 어머니 모습을 담은 황헌만 작가의 사진이 함께 실렸다. 256쪽. 1만4000원.
 
 
`할머니의 힘’
 할머니를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


 동시집 `할머니의 힘’은 도시에 살다가 시골 할머니댁에 맡긴 아이의 눈에 비친 촌사람들의 삶을 모습을 그렸다. 초등학교 교사로 38년간 근무했던 김 시인은 `콩, 너는 죽었다’ 이후 네 번째 동시집을 냈다.
 “상진이/혼자 집에 온다./하얀 길을 길게 끌고/타박타박 걸어 집에 온다./길 끝에/머리 하얀 할머니가/꽃 핀 살구나무처럼 서 있다.”(`살구꽃’ 전문)
 김 시인은 이처럼 농촌을 지키는 할머니의 따스한 마음이 되어 가난하고 소외된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96쪽. 8500원.
 
 
 
 
 
`어머니 전’
 섬에서 만난 어머니들의 이야기

 
  `어머니 전: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소설이다’는 시인이자 섬 여행가인 강제윤 씨가 지난 6년간 이 나라의 섬과 항구·포구를 떠돌며 만난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성도 이름도 없이 평생 누구의 어미라고만 불리며 살아온 어머니들의 육성에는 세월의 고통과 설움이 녹아 있고, 삶의 부조리를 해학으로 버무려 내는 지혜가 담겼다고 저자는 말한다. 박진강의 그림을 곁들였다. 호미. 232쪽. 1만5000원.
 
 
 
 
 
 
 
 
 
 
`내 어머니의 연대기’
 치매 어머니에게 바치는 사모곡


  `내 어머니의 연대기’는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일본 작가 이노우에 야스시가 치매 어머니에게 바치는 사모곡이다.
 `내 어머니의 연대기’는 1964-1974년 발표한 `꽃나무 아래에서’ `달빛’ `설면(雪面)’ 등 세 편의 단편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죽음을 주제로 삼은 소설 `묘지와 새우감자’를 추가해 이 책을 엮었다.
 작가 스스로 `수필도 소설도 아닌 형식’이라고 말한 것처럼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일본 특유의 사소설 형식으로 풀어냈다.
 소설 속의 `나’는 노쇠와 치매로 고통받으며 죽음의 언덕길을 내려가는 어머니의 말과 행동을 차분하고 담담하게 응시한다.
 어머니는 자신을 돌보는 아들딸을 하인으로 여긴다. 평생 함께한 아버지의 존재는 머릿속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없다. 어린 시절 양자로 들어왔던 오촌 오빠와의 어슴푸레한 연정 이야기를 고장 난 레코드 판처럼 반복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처연한 슬픔을 자아낸다. 이선윤 옮김. 학고재. 232쪽. 1만3000원.
 
 
`김종학의 편지’
 30여년간 자녀에 쓴 편지 엮어


 `김종학의 편지’는 `설악의 화가’ `꽃의 화가’로 불리는 김종학 화백이 30여년간 자녀에게 쓴 편지로 엮었다.
 무명화가이자 무능한 아버지로 가정을 도망치듯 떨치고 나와 40대를 설악산에서 보낸 김 화백이 일찍 유학을 떠난 딸에게 당부와 염려의 말을 담아 보낸 편지들이 실렸다.
 일체의 꾸밈없이 투박하게 쓰인 글은 손수 화선지에 곱게 그린 그림과 어우러져 딸에 대한 깊은 사랑을 드러낸다.
 김 화백은 미술을 전공하려는 아들에게 “실기는 나한테 맡겨봐. 내가 가르친 학생이 서울대 미대에 합격했어”라고 호기롭게 나서지만, 실상 “아버지가 네게 해준 게 별로 없어 편지로나마 대화하고 싶다”는 마음을 토로하기도 한다. 마로니에북스.
 252쪽. 2만3000원. 
 
 
`찔레꽃’·`꽁당보리밥’
 가난한 삶 속 어머니들의 노래

 
  보리 출판사가 펴낸 `찔레꽃’과 `꽁당보리밥’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경남여고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에 다닌 학생들이 쓴 시와 산문을 엮은 것이다.
 `가난한 삶에서 피어난 어머니들의 노래·이야기꽃’이라는 부제가 붙은 두 책에는 어머니들이 가난 때문에 학교를 그만둬야 했던 어린 시절, 서울에 올라와 공장에 다녔던 일,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일, 노부모를 하늘로 떠나 보낸 일 등 살아오면서 겪어온 여러 일이 고스란히 실렸다.
 아이가 가정환경조사서를 가져왔을 때 학력란에 `초졸’이나 `중졸’이라고 쓰기가 부끄러워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 등이 솔직하게 표현돼 있다. 각권 204-348쪽. 각권 1만-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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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잃어버린 천재화가 `변월룡’  

스탈린·최승희 등 그린 인물화 大家
정통 사실주의에 한국의 미 접목
北서 미술 가르치다 `배신자’찍혀

 
 
 샤갈조차 들어가지 못했던 러시아 최고의 명문 미술대학의 교수까지 오른 한국인이 있다. 한국인 최초로 미술학 박사 학위를 따내고 국립러시아미술관에 당당히 작품을 걸어놓은 주인공은 바로 변월룡(1916~1990)이다.
 미술평론가 문영대 씨의 신간 `우리가 잃어버린 천재화가, 변월룡’은 변월룡의 삶과 작품 세계를 들여다본 책이다.
 변월룡은 1916년 러시아 연해주의 어느 한인 유랑민 마을에서 태어났다. 학창시절 이미 출중한 그림 실력을 인정받아 교과서의 삽화를 부탁받기에 이르렀다. 그는 스베르들롭스크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러시아 최고의 미술 교육기관으로 손꼽히는 레핀미술대학에 진학한다.
 나치 독일이 소련을 침공하면서 학교가 있던 레닌그라드는 끔찍한 포위전을 견뎌내야 했지만, 다행히 변월룡은 어머니 병구완차 타슈켄트로 떠난 뒤였다. 전쟁이 끝난 뒤인 1947년, 졸업작품 `조선의 어부들’이 A학점을 받는 것으로 그는 학부 생활을 마무리한다. 곧바로 대학원에 진학해 `1946년 청진항에서 소련 해군마중’, `모택동의 초상’ 등 많은 그림과 석판화를 남겼다.
 1953년 변월룡은 꿈에 그리던 고국으로 들어간다. 당시 소련·북한 간 문화교류의 하나로 평양으로 떠나게 된 것.
 변월룡은 이 시기 `개성 선죽교’, `박연폭포’, `금강산 풍경’, `판문점 근교 연병장’ 등 많은 작품을 남긴다. 또 평양미술대학 학장을 맡아 학교의 기초를 세웠다.
 그는 평양에 머물며 정관철, 문학수 등 북한미술계의 거장들과 막역한 사이로 지낸다. 동양화를 접한 후 연구에 몰두한 것도 이 즈음이다.
 1954년 아내의 간청으로 잠시 소련으로 돌아간 그는 복잡하게 돌아가는 정세에 휘말려 다시는 고국 땅을 밟지 못했다. 대신 소련에서 열리는 전시회마다 줄기차게 고국 관련 작품을 출품하며 향수를 달랬다.
 레핀미술대학 교수로 35년간 재직하면서 변월룡은 데생, 인물화, 판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저자는 그의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뒤틀린 소나무에 주목한다.
 “변월룡의 작품에 유독 많이 등장하는 뒤틀린 소나무는 한국 자체를 상징한다. 심지어 그는 무덤 비석에도 한글로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게 했다.”(376쪽)
 변월룡은 고국을 사랑했던 만큼이나 한국 미술사에도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다.
 한국 서양미술은 일본을 통해 급히 수입하다 보니 그 뿌리가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변월룡은 최승희, 홍명희 등 당대 유명인들을 그린 생생한 초상화로 빈약한 한국 서양미술을 더욱 풍성하게 가꿨다는 것이 저자의 평이다.
 “그는 반드시 미래 한민족의 귀감으로 삼아야 할 위대한 예술가임에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398쪽)
 컬처그라퍼. 404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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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안네 戰後 회고록

신간 `굿바이, 안네’출간
 
 “전쟁에서도 살아남았으니 이번에도 반드시 살아남고야 말리라.”(201쪽)
 신간 `굿바이, 안네’의 저자 베르테 메이에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족을 모두 잃은 유대인이다.
저자는 강제수용소에 갇히기 전 그 유명한 안네 프랑크와 이웃에 살았다. 베르겐 벨젠 수용소에서도 안네와 같은 막사에서 지냈다.
 그러나 책은 1944년 8월 1일 `안네의 일기’가 중단된 이후 안네가 세상을 뜨기까지의 새로운 사실 같은 것은 전해 주지 않는다.
 수용소 생활을 묘사하는 대목은 13쪽가량에 불과하다. 안네에 관해서도 “안네와마르고는 해방되기 직전인 3월 말에 죽었다고 들었다”고 짤막하게 언급할 뿐이다.
 `굿바이, 안네’는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또다른 안네’인 저자가 겪어야 했던 전후 후유증에 주목한다.
 전쟁이 끝난 후 저자가 겪은 것은 생존의 기쁨이나 자유의 달콤함이 아니라 지독한 우울증과 트라우마였다.
 “불쑥 베르겐 벨젠의 느낌이 치밀어 올랐다. 배가 고플 때나 누군가 나에게 정말 화를 낼 때도 그랬다. (중략) 그럴 때마다 수용소가 떠올라 납덩어리가 가슴을 막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순식간에 슬픔의 눈물이 흘러내렸다.”(346쪽) 저자는 평소 복용하는 50여 종이 넘는 약의 목록을 무심하게 써내려간다. 전쟁이 남긴 스트레스는 평생 건강을 좀먹기 때문이다.
 해마다 때가 되면 TV에서는 홀로코스트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나오고 정부는 기념식을 연다. 사람 대부분에게 수용소는 지나간 역사의 어두운 단면일 뿐이다.
 그러나 저자에게 악몽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매주 수요일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집회가 어느덧 `일상’이 돼버린 우리 현실에 경종을 울리는 부분이다.
 모든 범죄가 그렇긴 하지만, 가해자들이 쉬이 말하는 용서와 화해는 녹록지 않다.
 “나 자신의 인생이 그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병들었다는 사실과 내가 아직도 당시에 겪은 일을 치욕스럽게 느낀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중략) 화해는 없다. 내가 죽는 날까지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382쪽)
 문신원 옮김. 이덴슬리벨. 384쪽. 1만4500원.
 
 
 
             >>신간
 
 ▲무엇이 과연 진정한 지식인가 = 요아힘 모르·노베르트 F. 푀츨·요하네스 잘츠베델 외 지음. 박미화 옮김.
 독일의 주간지 슈피겔의 전문가 16명이 올바른 지식이란 무엇인지 들여다본 책.
 저자는 정보화 시대를 맞아 구글과 위키디피아 같은 온라인 지식 전달 매체를 조명한다.
 독일 도서관장을 지낸 레만 교수는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적인 배경이 없는인식은 가치를 상실한다”는 것을 전제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정보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지적한다. 여과과정을 거친 정보만 지식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
 정보의 홍수 속 개인이 주체적인 수용자가 되려면 정보를 통합·통찰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한다.
 더숲. 224쪽. 1만3500원.
 
 
 ▲한류본색 = 매일경제 한류본색 프로젝트팀 지음.
 매일경제신문 `비전코리아 국민보고대회’가 올해 주제를 `한류’로 정하고 한류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한 책.
 책은 한류 경쟁력의 핵심으로 참신성·세련성·보편성을 꼽는다.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에 진입하려면 이를 바탕으로 세계 10대 무역·경제 강국 규모에 걸맞은 문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한류의 입체화·건전한 생태계 구축·적절한 정부의 역할·한류의 아시아 모멘텀화를 제시한다.
 특히 창작자 수익구조 문제를 시급한 과제로 봤다. 애플 아이튠스가 수익의 70%를 창작자에게 돌려주는 반면, 한국의 음원 시장은 평균 36%에 불과하다.
 매일경제신문사. 276쪽. 1만6000원.
 
 ▲처음 만나는 우리 문화 = 이이화 지음.
 서원대 석좌교수를 지내는 등 평생 역사 연구에 매진한 저자가 한국의 역사 문화 전반을 폭넓게 다룬 교양서.
 저자는 한국인의 뿌리·도시와 장터·왕실문화와 서민문화 등 여덟 개 분야의 걸쳐 우리 역사와 문화를 들여다본다.
 김영사. 332쪽. 1만5000원.
 
 ▲생각 버리기 연습2 =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양영철 옮김.
 베스트셀러 `생각 버리기 연습’의 저자 류노스케 스님이 괴로운 생각을 덜어내는 법을 담은 후속작.
 저자는 마음을 괴롭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 타인과의 `관계’에 주목한다. 타인을소유하고픈 욕망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거리를 둘 때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
 모든 괴로움이 솟아나는 머릿속을 정리하면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는 것이 류노스케 스님의 가르침이다.
 21세기북스. 224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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