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하루에 3~5회 들락거려야 하는 화장실의 청결은 `필수’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현실과는 거리가 먼 곳이 수두룩하다. 18세기까지만 하더라도 프랑스 베르사이유궁전조차 화장실이 따로 없었다는 사실은 사실(史實)로 입증된다. 이 나라의 후예답게 프랑스 여성 10명 가운데 6명은 공중화장실이 더럽다고 생각한다고 한다.넷에 하나는 숫제 공중화장실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이 여론조사를 보면 불신이 어느 정도인지 알만하다.
남의 나라 헐뜯자고 하는 소리가 아니다.포항 시외·고속버스 터미널 화장실에 이 프랑스 여성들이 들렀다가는 까무러치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르겠다는 말이 하고 싶은 것이다.들으나마나 냄새나는 이야기인데 긴 설명이 필요없다.실상이 궁금하면 어제 본보 4면을 보면 된다.
불과 얼마전만 해도 우리나라의 `변(便)문화’는 악평을 들어도 대꾸할 여력이 없을 지경이었다.지금은 많이 달라졌다.올림픽을 앞둔 중국이 `한류(韓流)화장실’을 베끼느라 바쁠 정도가 됐다.군부대가 많은 전방 지역에 비데시설이 가장 많이 보급됐다는 소식이고 보면 `멀리 있어야 좋은 뒷간’은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린 게 틀림없어 보인다. 이런 나라에서 50만 시민이 사는 포항의 관문이라 할 시외·고속버스 터미널은 이게 뭔가.어느 외지인의 한 마디가 아픈 곳을 쿡 찌른다.“화장실 관리 실태만 봐도 포항의 문화 수준을 알만 합니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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