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최적의 조합’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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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보`최적의 조합’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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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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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극전사’글래스고 첫 실전훈련


   그라운드 중앙에서 굵고 거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고함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고(go)!..고(go)!..무브(move)!..패스트(fast)!”
 `결전의 땅’ 독일 입성을 앞두고 1차 베이스캠프를 차린 `결실의 땅’ 스코틀랜드에서 현지시간 28일 오후 아드보카트호의 첫 실전 훈련이 개시됐다.
 앞서 오전에 실시한 훈련을 장시간 여정의 피로를 푸는 회복 프로그램으로만 진행한 아드보카트 감독의 표정은 오랜만에 만난 이곳 클럽의 지인과 담소를 나누며 여유로웠던 오전과는 사뭇 달라져 있었다.
 입에서는 끊임없이 선수 한 명 한 명을 지적하며 강렬한 파열음이 튀어나왔고 특유의 저돌적인 제스처는 한층 격해졌다.
 아드보카트호는 유럽 현지에서 가질 두 차례 평가전을 앞두고 모든 포지션에서 최적의 조합을 찾는 `마지막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듯 했다.
 ◇스리톱(3-top) `정답은 없다’
 훈련 초반 20분을 원 터치 패스 연습으로 보낸 대표팀은 9대 9 미니게임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 올렸다.
 당장 스리톱에 변화를 가했다. 지난 23일 세네갈, 26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치른 평가전에서 선발 공격진은 두 번 모두 왼쪽 설기현(울버햄프턴), 중앙 안정환(뒤스부르크), 오른쪽 이천수(울산) 조합이었다.
 이전 13차례 평가전에서 한번도 쓰지 않은 카드지만 이동국(포항)의 부상 이후아드보카트 감독의 선발 스리톱 카드는 이 쪽으로 기우는 느낌을 줬다.
 그전까지 가장 비슷했던 공격 방정식은 지난 해 11월12일 스웨덴전에서 나온 설기현, 안정환, 박주영(FC서울)의 배열이었다. 이후에는 박주영, 이동국, 이천수 조합이 가장 많이 나왔지만 이동국의 월드컵 출전 좌절로 이미 물건너간 포석이 됐다.
 선발을 상징하는 노란 조끼를 입은 조의 스리톱 조합은 왼쪽 박주영, 중앙 안정환, 오른쪽 설기현이었다. 반대편은 왼쪽 정경호(광주), 중앙 조재진(시미즈), 오른쪽 이천수.
 조끼조에 이천수 대신 박주영이 들어오고 설기현이 반대편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끼조의 결과는 괜찮았다. 첫 라운드 20분 경기에서 안정환이 뒤로 내준 어시스트는 설기현의 왼발에 걸려 시원스레 네트를 갈랐다.
 10분으로 줄인 두 번째 라운드에서도 박주영-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안정환의 삼각패스로 이어진 연결 다음에 터진 안정환의 터닝 슛 득점은 `그림’이 더 좋아보였다.
 물론 미니게임은 숱한 연습 가운데 하나일 뿐 `실전의 선택’으로 곧장 연결되진않는다. 그러나 의미있는 변화를 계속 가함으로써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찾겠다는아드보카트 감독의 눈빛은 날카롭게 번득였다.
 ◇쇼트 어시스트 `기회는 짧은데서 나온다’
 미니게임은 조끼조의 2-0 승리로 끝났다. 첫 골이 나오는 과정은 어디서 많이본 듯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안정환이 수비진을 등지고 선 자세에서 적절한 스피드와 `힘 조절’로 짧게 밀어준 볼이 문전으로 쇄도하던 설기현의 발에 정확히 걸렸다.
 이 장면은 지난 23일 세네갈전 선제골, 26일 보스니아전 추가골과 `닮은 꼴’ 궤적이었다.
 세네갈전에서 박주영이 가슴 트래핑을 한 다음 뒤로 살짝 내준 볼이 김두현(성남)의 캐넌슛으로 연결됐고 보스니아전에서는 박주영이 절묘하게 빈 공간으로 짧게끊어준 게 조재진의 오른발 땅볼 슛으로 꽂혔다.
 앞서 패스 훈련에서도 핌 베어벡, 압신 고트비 코치의 주문은 짧지만 상대 수비진이 대처하지 못할 만큼 빠르고 정확성을 겸비한 `쇼트 터치’에 집중됐다.
 아드보카트호의 득점 도우미는 원톱 중앙 포워드부터 윙포워드, 중앙 미드필더,측면 윙백까지 누구든 될 수 있다는 점을 코칭스태프는 거듭 확인하고 있었다.
 ◇좌·우 불균형 `무브! 무브!’
 조끼조는 왼쪽 윙백 이영표(토튼햄), 오른쪽 윙백(조원희)가 측면에 포진하고 중앙에는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과 김상식(성남)이 중앙 미드필더와 수비를 겸하도록 배치됐다.
 오버래핑에 능한 이영표와 볼 배급이 노련한 이을용이 선 왼쪽이 상대적으로 오른쪽 김상식, 조원희에 비해 공격 지향적이었던 탓인지 아드보카트 감독의 불호령이 오른쪽을 향해 계속 떨어졌다. /움직임이 위축되면서 공간 활용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지난 두 차례 국내 평가전에서도 대표팀은 오른쪽에선 이천수가 활발했지만 오른쪽 윙백으로 나선 송종국(수원), 조원희의 활동 범위는 그다지 넓지 못했다. 반면왼쪽은 김동진(FC서울), 이영표의 침투와 후퇴가 원활한 편이었다.
 좌.우 불균형을 해소하는 전략은 본프레레호 시절부터 태극호의 숙제였다. 전임본프레레 감독은 유럽 리그에서 정평이 난 왼쪽 윙백 이영표를 오른쪽으로 돌리는 `좌 동진, 우 영표’ 포진으로 팬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에게도 대칭 축의 불균형을 바로 잡는 게 쉽지 않은 과제인 듯했다.
 oakchul@yna.co.kr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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