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생활에서도 대나무는 시쳇말로 `짱’이다.죽세공품이 그 일례다. 여기에서 진화했다고나 할까. 1960년대들어 대나무는 비닐하우스의 골조로 쓸모가 더 늘어났다. 비닐하우스가 보급되기 시작했으나 마땅한 골조용 자재가 흔치않은 탓이었다.외국전문가들도 `대나무 하우스’를 보고는 “훌륭하다”고 감탄했으니 우리 국민의 손재주가 빼어난 수준임엔 틀림없다.
비닐하우스에 정부가 간여하기 시작하기는 1968년 부터였다. 전문가에 따르면 처음에는 철재파이프(아연도 구조강관)를, 1970년대 후반부터는 아치형 단동과 연동하우스 네 가지를 표준삼아 보급했다고 한다. 대형 터널형 하우스의 결점과 대나무의 짧은 내구력을 보완 개선하기 위함이었다. 제철이 아니어도 싱싱한 꽃과 채소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이런 발달 과정에 힘입은 덕분이다.
요즘처럼 봄같은 겨울이 계속되다가 어느날 느닷없는 폭설에 소리없이 주저앉은 비닐하우스를 보면 맥이 탁 풀리게 마련이다. 하기야 임계점에 다다르면 눈 한 송이 무게를 이기지 못해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것이긴 하지만 비닐하우스의 붕괴는 농가소득의 꿈이 무너지는 것과 직결되니 더욱 가슴 아리다.
비닐하우스 골조용 도금강관의 KS규격이 강화돼 앞으로는 자연재해 피해가 줄어들리라고 한다. 강관 종류도 4종으로 늘어나고, 시설 또한 강도가 증가된 규격으로 시공하도록 한 법규정이 4월 발효한다. 기름종이-대나무 하우스 시절엔 이런 `호사’를 상상이나 했을까 싶기도 하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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