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외 수당=공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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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외 수당=공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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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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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의 뜻풀이와는 동떨어진 낱말 가운데 하나가 `적당’이다.`너 좋고 나  좋게’쓰이는 말이다.이런 타협이 몇 걸음 더 나가면 `적당주의’에 이른다.
 본래 의미는 완전히 뒷전으로 밀린 채 얼렁뚱땅 얼버무리기로 포장된다. `요령주의’와 4촌 쯤 되는 말로 둔갑하고 만다.
 경기도 수원시 산하 공무원 2311명이 가장 좋아하는 말이 `적당’일 것 같다.
 초과근무시간을 매달 평균 54시간으로 적어넣고 타먹은 시간외 근무수당이 333억 4700만원이다. 5년째 한 사람이 월평균 24만원 꼴로 챙긴 돈이다.
 한 관계자는 “모든 사람이 일일이 기록하기가 번잡스러워서 한 사람이 기록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니 부정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야말로 강변(强辯)이다. 말까지 잘하니 더 밉상이다.
 하기야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고, 수원에서만 벌어진 현상도 아니다. 지난해에도 이런 작태들이 전국에서 벌어지지 않았던가. 그때 2년반 사이에 줄줄 샌 혈세가 950억원이라고 했다. 야근 도장찍기도 귀찮아서 숫제 시간외근무수당을 `짜고 나눠먹은’곳도 있었다.
 전국에 걸쳐 `적당주의’가 독버섯 자라듯 하는 공무원 사회의 풍토다. 어는 기업인의 말을 흉내내본다. `부정 세계는 넓고 그 수법은 많다’
 이럴 때 생각나는 선비는 정약용(丁若鏞)이다.
 “목자(牧者)가 백성을 위해 있는가. 백성이 목자를 위해 있는가. 백성이라는 것은 곡식과 피륙을 제공하여 목자를 섬기고 또 가마와 쌀을 제공하여 목자를 송영(送迎)하는 것이다.…이 것으로 본다면 백성이 목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절대 그런 것이 아니다.…”
 `경북 공무원은…아니, 포항공무원만이라도 …’. 팔은 안으로 굽게 마련이니 이런 생각을 해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들도 정약용처럼 “절대 그렇지 않다”고 큰소리 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과욕(過慾)일까?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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