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름은 도깨비 살림’이라고 한다. 채만식의 `탁류’에도 이 말이 나온다.“그러니까 노름이란 도깨비 살림이라지만, 그 놈이 바로 다음날 가서 형보가 미처 끊을 겨를도 없이 한목 이십정이 푹 올라간 것이며 그것을 계제 좋다고 잡아 끊었다가 그 놈으로 들거리를 삼아, 다시 쌀을 몇 백 석 붙여놓고 요리조리 되작거려서 반 년 후에는 돈 천 원이나 잡은 것이며 다시 일년 남짓해서는 형보의 곡진한 포부대로 오륙천의 밑천을 장만한 것이며…”
낚시는 남을 꾀어 손아귀에 넣거나 많은 이익을 보려고 쓰는 꾀나 수단이란 뜻이라고 풀이한 사전도 있다.`낚시걸이’가 여기서 나온 말일 게다. 낚시걸이도, 도깨비 살림도 포항시내에 `낚시방’이 늘어난대서 생각난 말이다. 물고기 꼬리에 붙은 인식표 색깔이 희비를 가르는 곳. 이 낚시 노름으로 하루에 수백만 원을 잃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거는 돈이 많게는 10만원이라니 그럴만도 하겠다.
실내 낚시터가 생긴지는 꽤나 오래됐다. `손맛’은 잊을 수가 없는데 시간이 없는 마니아들이 잠깐 들러 즐기는 곳이거니 했다.그런데 그게 아니다. `요행신(僥倖神)’을 가슴 속에 섬기는 사람들의 노름방이란 것이다. 하기야 바다가 지척인 포항에 실내 낚시터가 번창한다는 사실부터가 기이한 노릇이겠지만….
`바다 이야기’가 횟집이름인 줄 알았다고 털어놓은 사람이 많았다.`낚시방’도 비슷할 것이다.`방’의 명예가 너무 짓밟히고 있다. 순수한 `방’들이 모여 그 흔한 시위라도 해야겠다고 벼를지도 모르겠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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