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방 노름
  • 경북도민일보
낚시방 노름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7.02.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왕초보’이건 `도사급’이건 노름꾼의 공통점은 대박이 눈앞에 어른거린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려면 행운이 따라줘야 한다. 이른바 운칠기삼(運七技三)이다. 중독성도 공통점이다. `죽어도’손을 못씻는 사람이 많은 것도 이런 까닭이다.어느 도박사에게 의사가 사망시간을 예고해주자  1시간을 더 살면 얼마 걸겠느냐고 했다던가.
 `노름은 도깨비 살림’이라고 한다. 채만식의 `탁류’에도 이 말이 나온다.“그러니까 노름이란 도깨비 살림이라지만, 그 놈이 바로 다음날 가서 형보가 미처 끊을 겨를도 없이 한목 이십정이 푹 올라간 것이며 그것을 계제 좋다고 잡아 끊었다가 그 놈으로 들거리를 삼아, 다시 쌀을 몇 백 석 붙여놓고 요리조리 되작거려서 반 년 후에는 돈 천 원이나 잡은 것이며 다시 일년 남짓해서는 형보의 곡진한 포부대로 오륙천의 밑천을 장만한 것이며…”
 낚시는 남을 꾀어 손아귀에 넣거나 많은 이익을 보려고 쓰는 꾀나 수단이란 뜻이라고 풀이한 사전도 있다.`낚시걸이’가 여기서 나온 말일 게다. 낚시걸이도, 도깨비 살림도 포항시내에 `낚시방’이 늘어난대서 생각난 말이다. 물고기 꼬리에 붙은 인식표 색깔이 희비를 가르는 곳. 이 낚시 노름으로 하루에 수백만 원을 잃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거는 돈이 많게는 10만원이라니 그럴만도 하겠다.
 실내 낚시터가 생긴지는 꽤나 오래됐다. `손맛’은 잊을 수가 없는데 시간이 없는 마니아들이 잠깐 들러 즐기는 곳이거니 했다.그런데 그게 아니다. `요행신(僥倖神)’을 가슴 속에 섬기는 사람들의 노름방이란 것이다. 하기야 바다가 지척인 포항에 실내 낚시터가 번창한다는 사실부터가 기이한 노릇이겠지만….
 `바다 이야기’가 횟집이름인 줄 알았다고 털어놓은 사람이 많았다.`낚시방’도 비슷할 것이다.`방’의 명예가 너무 짓밟히고 있다. 순수한 `방’들이 모여 그 흔한 시위라도 해야겠다고 벼를지도 모르겠다.  김용언/언론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