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바다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그야말로 시도 때도 없다.사람들은 왜 그토록 바다를 좋아하는가.이와 관련한 글들은 많고도 많지만 최남선(崔南善)의 `바다를 보라’에서 한 대목만 옮겨본다.“큰 것을 보고자 하는자,넓은 것을 보고자 하는 자,기운찬 것을 보고자 하는 자,끈기 있는 것을 보고자 하는 자는 가서 시원한 바다를 보아라.응당 너희들이 평일에 바라던 바 보다 이상을 주리라.”
포항시가 북부해수욕장 마운딩(작은 언덕)을 재정비한답시고 멀쩡한 나무 수백 그루를 뽑아버려 논란거리가 되고 말았다.대신 그 자리에 키가 낮은 나무 53그루를 비싼 돈 주고 심었다고 한다.조망(眺望) 확보가 사업 목적이다.그런데도 나아진 게 없으니 말썽이 날밖에 더 있나. 1994년엔 8000만원을 들여 이곳에 녹지대를 만든 포항시가 2007년엔 4000만원을 들여 그것을 없앤 꼴이 되고 말았다. “혈세 낭비”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노릇이다.
뿌리 뽑힌 신세가 되고만 소나무들도 지금쯤 바다가 보고 싶을까? 평생을 바닷바람 맞아가며 잔뼈가 굵었으니 그럴 것이다. “바닷가를 그리워하는 소나무에 /석양이 마무 내리쬔다./바닷가는 더욱 허망하고 아득하고/남쪽으로 먼 나라여.” <S.콰지모도/헤매는 나에게>
죽어서 나무가 되고 싶다는 글을 쓴 사람은 이양하(李敭河)다.그는 “무슨 나무가 될까?이미 나무를 뜻하였으니 진달래가 될까,소나무가 될까는 가리지 않으련다.”고 했다.쓸데없이 키 크고 빽빽해 눈앞을 가리기만 한다고 내침을 받은 나무들에게 위로가 될지 모르겠다. 김용언/언론인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