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 팀 공연 보고 감동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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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 팀 공연 보고 감동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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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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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신, 전역 후 앨범 미루고 뮤지컬 엘리자벳서 죽음 상징 토드 역으로 첫 활동
▲ 뮤지컬 '엘리자벳'서 토드역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와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이고 있는 박효신.

 “나아졌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지난달 26일 개막 공연 때보다 몸이 풀린 것 같다는 말에 박효신은 “폐막쯤 되면 정말 `미친’ 죽음이 돼 있을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농담 같은 말이었지만, 이 작품과 역할에 자신감이 붙었다는 얘기이기도 했다.
 “사실 개막 때만 해도 이렇게, 저렇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너무 많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생각하지 않아요. 자연스럽게 역할과 일체가 된 느낌이랄까요.
 `죽음’에 몰입하다 보니 스스로 섬뜩섬뜩할 때도 있습니다.”
 연예병사로 군 복무를 할 때야 라디오 DJ도 하고 연기도 하며 다양한 분야를 접해봤지만, 민간인 박효신은 누가 뭐래도 가수다.
 그런 만큼 지난해 9월 전역 후 아직 음반을 발표하지 않은 그가 뮤지컬을 먼저 선보인다고 했을 때 그 배경을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는 올해 초 보러 간 `오페라의 유령’이 계기가 됐다고 했다.
 데뷔 시절 멋모르고 `락 햄릿’에 출연한 이후 13년간 잊고 있었던 뮤지컬 무대였다.
 어떤 느낌이었는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저 커튼콜이 끝났는데도 머리를 망치로 한 대 맞은 것처럼 계속 멍한 느낌이었다고 했다.
 공연을 본 이틀 만에 그는 다시 `오페라의 유령’의 극장을 찾았다. 단순히 감상을 하러 가자는 마음가짐은 이미 아니었다고 했다.
 “다시 봐야 했던 이유가 있었어요. 저 무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가서 보자는 생각이었죠. 오리지널 공연팀의 브래드 리틀이 연기한 팬텀은 정말 강렬했어요. 저런 무대에서 나도 노래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뮤지컬 `엘리자벳’의 주역 `죽음’을 해보자는 제안이 그에게 들어온 것이다. 그룹 JYJ의 김준수, 뮤지컬 배우 전동석과 번갈아 맡는 역할이었다.
 `죽음’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황후 엘리자벳을 비극으로 이끄는 존재지만, 이는 증오나 복수 때문이 아니다. 죽음 그 자신이 그녀를 너무 사랑했던 것이다.
 

역할과 일체된 느낌
 폐막 쯤 되면 정말 미친
`토드’ 돼 있을 것 같아

 죽음 몰입하다보니
 순간 순간 섬뜩해져

 브래드 리틀의 팬텀 연기

 강렬, 저런 무대서 나도
 노래하고 싶단 생각

 다양한 이야기 담은
 앨범 올해안에 꼭 낼 것

 사람들 인생에 살포시
 스며든 가수 되고파

 “이 작품에서만 봐도 엘리자벳은 황후, 요제프는 황제, 루돌프는 황태자라는 인식 가능한 역할이에요. 하지만 죽음은 추상 그 자체죠. 그걸 캐릭터로 표현하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하지만 강함과 부드러움, 차가운 섬뜩함 같은 여러 이미지를 가진 어려운 역할이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맘이 더 컸습니다.”
 물론 뮤지컬 무대에서 만나는 박효신도 반갑지만, 그의 목소리만을 오롯이 담은 음반을 기다리는 이들도 있을 터.
 그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앨범을 올해 안에는 분명 낼 수 있을 거라고 했다.
 “틈틈이 써둔 곡들이 있어요. 몇 곡인지 셀 수는 없는데, 추리면 꽤 될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얘기를 담아보려고요. 사랑 얘기도 넣고 주변의 삶, 사람 얘기들도 조금씩 꺼내서 해보려고 해요.”
 이날 박효신은 오전 7시 일과를 시작해 오후·저녁 공연을 모두 소화했다. 당장이라도 까맣게 칠한 무대 분장을 지우고 어디라도 가서 드러눕고 싶을 시간.
 그런데도 그는 “요즘 삶 자체가 만족스러워졌다”며 편안하게 말을 이었다.
 지난해 전 소속사가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해 30억 원 규모의 채무를 지게 되면서 법원에 개인회생신청까지 하게 된 그다.
 “지금은 어떤 것도 받아들이는 시점이 된 것 같아요. 당시에는 그 상황이 제게 독(毒)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결국 그 경험이 약이 된 거죠. 지금은 그저 더 힘내서 멋진 공연을 보여 드리면 된다고 생각해요. 잃었다고 생각했지만, 결코 잃은 게 아니었더라고요.”
 가진 게 많지 않은 지금, 오히려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얻었다고 그는 말했다.
 “돌도 씹어먹을 정도의 패기로 똘똘 뭉쳤던” 그의 20대가 가수로서의 삶만 생각하며 내달린 시간이었다면, 지금은 좋아하는 친구들도 자주 만나고 여행도 다니며 자신만을 위한 순간들을 챙긴다고 했다.
 “특히 바다가 보이는 섬들을 좋아해요. 제주도, 그중에서도 우도가 정말 아름답더라고요.”
 어떤 이야기에도 솔직하게 말을 이었지만, 특유의 진중한 태도는 여전했다.
 지난달 폐지가 결정된 연예병사 제도에 대한 질문에는 사안에 대해 단정해 말할위치가 아닌 것 같다며 끝내 말을 아꼈다.
 대신 자신의 `천직’에 대한 포부를 힘줘 말했다. 지금도 공연이 끝나면 감정에 북받쳐 매니저를 붙들고 펑펑 운다는 감성 충만한 `노래 꾼’ 박효신이다.
 “많은 사람의 인생에 살포시 스며든 가수가 되길 바라요. 슬플 때건 힘들 때건 음악으로 함께 하는 그런 가수 말입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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