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바꾸고 처음부터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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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바꾸고 처음부터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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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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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에서 `강예원’ 으로
영화 `1번가의 기적’ 선주역
 
 영화 `1번가의 기적’의 선주를 보면서 어디선가 본 얼굴이라고 생각했다. 자막이 올라갈 때 이름은 강예원<사진>. 낯선 이름이었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만난 강예원은 “저 김지은이에요. 시트콤 `허니허니’ 나왔던. 기억나세요?”라고 말했다. 그제야 왜 낯익은 얼굴이었는지 알았다.
 김지은이 강예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연기활동을 재개했다. 2002년 1월 `허니허니’가 막을 내렸으니 대중 앞에는 만 5년 만에 다시 서는 것이다. 이름을 바꾼 건 2년 전. 김지은이라는 이름이 너무 흔해 부모님과 상의해 바꿨다. 그럼 그 동안 뭘 했을까.
 “대학(한양대 성악과) 생활에 충실했어요. 어머니가 일찍 결혼 하시느라 대학을 중퇴했는데 그게 그렇게 후회가 되셨대요. 그래서 뭘 해도 좋지만 학교는 마치길 바라셨죠. 한양대는 연예활동한다고 해서 학점 관리를 별도로 해주지 않잖아요. 대학 졸업하고 연기 공부한 후 작년에는 숱하게 오디션을 보러다녔습니다”
 성악 전공이면서도 졸업 후에는 연기를 다시 할 생각으로 이름을 바꿨다는 것.
 영화 `1번가의 기적’도 매니저도 없이 혼자 찾아가 오디션을 통해 합류하게 됐다.
 선주 역을 따내기 위한 그의 노력은 가상하다. 무려 논문에 가까운 다섯 편의 캐릭터 분석을 윤제균 감독에게 보냈다.
 “선주를 제 나름대로 분석한 글과 영화 `1번가의 기적’이 담고 있는 것을 글로 표현해 감독님께 이메일로 보냈어요. 메일 주소가 명함에 적혀 있더군요. 네 번을 보낼 때까지 아무 연락이 없었는데 다섯 번째 보내자 마침내 연락이 왔죠. 제 노력을 더이상 물리치실 수 없으셨나봐요.(웃음)”
 선주는 이훈이 연기한 태석과 호흡을 맞춘다. 선주는 여느 여자들 못지않게 예뻐 보이고 싶고, 좋은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달동네에 사는 팍팍한 현실은 그런 평범한 소망조차 사치로 보이게 하고, 어머니에게는 “아직도 정신 못차리는 애”로 낙인찍히게 한다.
 “선주는 결코 못된 애가 아니에요. 착한 애죠. 그러니까 막상 사랑하는 남자가 생기니 자신의 현실때문에 헤어지려 하고요.”
 성악 전공이라는 점 때문에 `부잣집 딸’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런데 그가 “선주가 나랑 비슷한 점이 많아 공감의 폭이 컸다”고 말해 은근히 놀랐다.
 “성악을 전공했다고 하면 집이 부자일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잘 살았던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아버지 사업이 기울어지면서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웠죠. 그때 제가 선주처럼 행동했어요. 잘사는 친구들 앞에서 여전히 잘사는 척. 몇 년을 그렇게 혼자 허풍 떨고 살았던 경험이 있죠. 누구에게나 다른 사람들이 몰랐으면 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있잖아요.”
 윤 감독이 “영화에 명란이(하지원)와 선주, 두 젊은 여자의 슬픔이 잘 묻어나야한다”고 격려해줘 4년여 만의 연기에 더 공을 들였다.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와 스스로 표현대로 “인복이 많아서”인지 그는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선주를 연기했다.
 영화 촬영 마지막날 선주가 빗속에 있는 장면을 찍었다. 초가을 날씨에 여름 옷을 입고 10시간 동안 비를 맞아 온몸이 얼어버렸을 정도.
 “정말 고생해서 찍었는데 훈이 오빠가 촬영이 끝났는데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셨어요. 끝나고 `고생했는데 소주 한잔 마시자’고 해서 감독님이랑 훈이 오빠랑 소주를 마셨는데,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영화에는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어요.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영화니 많이 오셔서 제가 느낀 그 행복감을 느끼셨으면 합니다”
 그는 배우로 좀 더 안착한 후 전공을 살려 뮤지컬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여자 조승우’라고 표현하기엔 좀 그렇나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며.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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