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망할까봐 잠도 못잤는데 이제야 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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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망할까봐 잠도 못잤는데 이제야 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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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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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주, 영화 `숨박꼭질’주연으로 흥행 돌풍 견인

 “방송(드라마) 하던 손현주가 영화 와서 망쳤다는 소리 들을까 봐 불안하고 두려웠죠. 흥행도 안 되고 평도 안 좋을까 봐 잠도 많이 못 잤습니다. 이젠 손익분기점을 넘겼으니까 조금 안심이 돼요.”
 20일 회현동에서 만난 배우 손현주(48)는 이런 속내를 털어놨다. 오랜만에 그가 주연한 영화 `숨바꼭질’이 전날까지 240만여 관객을 모으며 흥행 중이다. 개봉하자마자 첫 주에 손익분기점(140만)을 넘긴 이 영화는 여름 영화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라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애초 순제작비 25억 원에 손현주·문정희·전미선 등 출연진은 제작비 100억 원이 넘는 스타 캐스팅 경쟁작들에 비해 약체로 분류됐다. 영화를 어깨에 짊어진 손현주 역시 그런 상황을 잘 알고 있었기에 걱정이 컸다.
 “제가 하면 늘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이고 고래 싸움에 낀 `새우등’이란 소리를 들어요. `추적자’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렇죠. 영화는 예전에 주연한 영화 `펀치레이디’(2007)가 안 된 것도 있고, 제작비 25억 원이 어마어마한 돈인데 나로 인해서 망하면 안 된다는, 나를 믿고 캐스팅한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런 내색을 안 하고 `황금의 제국’(SBS 월화드라마)을 찍고 있긴 했지만, 몸에는 `숨바꼭질’에 대한 불안과 강박이 박혀 있었어요.”
 그랬던 그의 얼굴에 이제는 웃음꽃이 피었다.
 지난해 말 안방극장에 신드롬을 일으킨 `추적자’부터 시작해 조연으로 출연해 700만에 달하는 관객을 모으며 흥행한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이어 `숨바꼭질’의 흥행까지 `손현주의 힘’이 발휘된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진 않겠죠. 문정희와 전미선이라는 좋은 배우들과 아역 배우들이 함께 톱니바퀴처럼 맞춰져서 간 거예요. 무엇보다 허정 감독이 쓴 오리지널 시나리오의 힘이라고 봅니다. 올여름에 예산이 큰 영화들이 많았는데 덩어리가 크건 작건 시나리오가 알차면 영화가 잘 되지 않나 싶어요.”
 사실 그가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액션 연기에 도전하고 `숨바꼭질’로 스릴러에도전한 것은 모두 `추적자’ 때문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서로 다른 두 시나리오를 집어든 것은 `추적자’를 떨쳐내기 위해서였다.
 “`추적자’에서 느낀 부성애 때문에 3개월 정도를 우울하게 지냈어요. 극 중에서 내 딸과 가족이 4회 만에 없어지니까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었고, 당시 그 드라마를 얘기하면서 울기도 했어요. 너무 빠져 있었죠. 끝나고 `이걸 어떻게 떨쳐낼까’ 하는 와중에 `숨바꼭질’과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눈에 들어왔어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인물이  가상인 게 좋았어요. 그래서 들어갔는데, 박정률 무술감독이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나와야 한다고 해서 내내 액션스쿨에 가서 살았죠. 나중엔 액션스쿨의 액션배우들이랑 똑같이 따라가게 됐는데, 그러면서 `추적자’를 많이 떨쳐낼 수 있었죠. 두 영화 모두 선택을 잘했다고 봐요.”
 두 작품 중 더 강렬하게 다가온 건 `숨바꼭질’이었다고 했다.
 “이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어요. 제 역할인 `성수’에 몰입해서 읽을 수 밖에 없었는데, 등 뒤가 서늘하다고 할까요? 어떤 불안함 같은 것들이 느껴져서 한 번에 읽지 못하고 두세 번에 나눠 읽었어요.”

 그는 자신이 느낀 이런 불안감과 공포를 관객들도 공감하기 때문에 영화가 흥행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저도 심리스릴러 장르는 처음이거든요. 연기하면서 그 긴장감을 계속 유지한다는 게 다른 어떤 것보다 힘들었어요. 그런데 이 영화가 귀신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사는 것에 대한 공포, 현대인들의 불안을 보여주니까 관객이 거기에 이입됐을 것 같아요. 내 집이 가장 편하면서도 불안함이 있잖아요. 창문이 클수록 커튼을 치고, 누군가 날 엿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죠. 일상적인 불안이죠.”
 그가 현실에서 느끼는 가장 큰 불안은 뭘까. 늘 촬영장에 30분에서 1시간 먼저 도착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역시 `시간 맞추기’가 가장 두렵다고 했다.
 “새벽같이 일어나야 하면 잠을 못 자고 어디에 갈 때에도 시간이 촉박한 게 제일 불안해요. 나 때문에 영화가 늘어지면 제작비가 올라갈 수밖에 없잖아요.”
 배우로서 그의 이런 생활 태도는 방송·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 그를 누구보다 성실하고 믿음직한 배우로 만들었다.
 스크린보다는 주로 안방극장에서 사랑받았지만, 그의 겸손하고 진정성 있는 자세가 스크린에서도 대기만성하는 배우로 이끌었다고 평가받는다.
 “영화를 왜 안 하느냐는 얘길 들을 때마다 그랬어요.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다 때가 있는 거다’라고. 나이가 50~60세가 넘어도 할 수 있는 기회만 온다면 한다고. 기다리면 된다고. 앞으로도 길을 몰라요. 내일 일도 모르는데, 어떻게 알겠어요. 하지만 그 선택의 가능성을 생각하면 순간 불안이 없어지고 설레는 마음이 생겨요. 그런 생각을 할 때 기분이 좋습니다.”
 탤런트 또는 배우를 나누는 구분에 관해서도 그는 경계했다.
 “당연히 왔다 갔다 할 수 있다고 봐요. 돈이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지금 영화 하는 사람들 중에 연극을 안 한 사람이 있을까요? 거의 없을걸요. 뭘 하든 초심을 바꾸면 아무것도 아닌 거예요. 그런 면에서 저는 공중파에서 단막극들이 없어지는 건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봐요. 좋은 연출자를 만들어내고 숨어 있는 진주 같은 배우들을 발견하려면 단막극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배우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라도 유지해야 합니다.”
 그는 배우로서 자신의 표상을 소시민으로 규정했다.
 “커피자판기에서 동전 수거하는 사람 역할로 시작해서 20년 동안 내 안에 소시민이 축적돼 있어요. 지금 찍고 있는 재벌 이야기 `황금의 제국’을 빼면 그동안 해온 모든 것들에 소시민이 있어요. 관객이나 시청자들이 제 연기에 공감을 해준다면 아마도 그런 부분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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