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의 막내로서 정말 잘하고 싶었다”
  • 연합뉴스
“빅뱅의 막내로서 정말 잘하고 싶었다”
  • 연합뉴스
  • 승인 2013.08.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승리, 두번째 솔로 앨범 `렛츠 토크 어바웃 러브’ 발표…작사·작곡·프로듀싱까지 참여

 승리(본명 이승현·사진)는 빅뱅에서 비교적 가벼운 캐릭터다. 유쾌한 성격과 입담을 무기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재능을 발휘한다.
 반면 빅뱅의 음악 안에서는 존재감이 낮았다. 지드래곤이 작곡과 랩, 탑이 랩,태양과 대성이 보컬에서 뚜렷한 개성을 나타냈지만 승리는 이들을 뒷받침하는 역할이었다.
 그런 승리가 손수 작업한 두번째 솔로 앨범 `렛츠 토크 어바웃 러브(Let’s TalkAbout Love)’를 발표했다. 앨범에 작사, 작곡,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리며 대중과 멤버에게 꽤 인정받을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26일 마포구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한 그는 “난 빅뱅에서 메인 보컬 형들을 뒷받침하는 B파트, 브릿지, 코러스를 맡았다“며 “내 포지션을 정확히 알고 있기에 앨범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작곡에 욕심을 부렸던 건 아니다. 대중에게 감동을 줄 곡을 쓸 자신이 없어 단 한 곡도 손댈 생각이 없었다.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테디의 곡을 기다리자니 순번이 10번 밖이었고 지드래곤은 솔로 월드투어로 바빴다.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상황. 게다가 소속사 양현석 대표가 승리를 테스트하려는 의도였는지 “스스로 해보라”고 용기를 줬다.
 `오더(Order)’가 떨어지면 발 빠르게 움직이는 성격인 승리는 함승천, 강욱진, 최필강 등의 작곡가들과 바로 머리를 맞댔다. 그는 작곡의 여러 과정 중 트랙에 선율을 얹는 `멜로디 메이커’로 참여했다.
 또 지드래곤이 “팬들은 네 얘기를 듣고 싶어할 것”이라고 조언해 전곡의 작사를 했다.
 “제 음역대가 높지 않은 점을 고려해 자유자재로 부를 멜로디가 필요했어요. 랩도, 멜로디도 아닌 저만의 멜로디요. 첫곡 `렛츠 토크 어바웃 러브’에서 그 부분을 잘 살린 것 같아요.”
 가사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풀어내기로 하자 술술 풀렸다.
 수록곡 `지지베(GG BE)’는 1년 전 6개월간 만난 여자 친구와의 경험. 비밀 연애였는데 알고 보니 여자 친구가 한 달 가량은 자신과 다른 남자를 동시에 만나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남녀 사이에도 기본 예의를 갖춰 인연을 이어가야 한다”고 톤을 높였다.
 “요즘은 여자에게 속고 사는 남자가 많아요. 여자들이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시티’와 `가십 걸’을 너무 많이 보는 것 같아요.(하하) 그 친구와 교제하던 중 전화 목소리만으로 저한테 마음이 떠난 걸 알았죠. 그런데 제가 헤어지자고 말하길 원하는 것 같았어요. 아주 여우 같은 여자였죠. 그래서 그 곡에선 도입부터 강렬한 피아노로 제 감정을 표현했어요.”
 `지지베’와 함께 `그딴 거 없어’란 곡도 같은 날 완성했다. 이별 뒤 남자의 감정이 팝 알앤비(R&B) 풍에 담겼다. 그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전 여자 친구의 소식에 1, 2절에선 그녀를 그리워하는 마음, 3절은 폭발해버린 남자의 속마음이 담겼다”고 소개했다.
 여섯 곡이 담긴 미니앨범이지만 장르 구성이 꽤 영리하다.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가미한 하우스인 타이틀곡 `할말있어요’를 비롯해 역동적인 힙합, 셔플 리듬이 가미된 팝 등 다채로운 사운드로 지루함을 덜었다.

 그는 이 과정을 마친 후 스스로의 재능을 발견했으며 음악적인 자신감도 붙었다고 강조했다. 다른 가수의 곡을 쓰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또 이 모든 것은 빅뱅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7주년을 맞은 빅뱅 안에서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이 배었다는 것이다.
 “빅뱅의 음악은 주로 지드래곤 형이 프로듀싱하는데 그 음악을 듣고 자라 이미 많은 걸 배운 상태였죠. 그래서인지 솔로로 제가 추구하는 장르는 팝이지만 빅뱅과 연결 고리가 있어요. 우린 어떤 멤버가 솔로 음반을 내도 빅뱅의 틀을 크게 벗어나면 안된다는 룰이 있죠.”
 멤버들은 무심한듯했지만 살뜰히 챙겼다고 한다. 승리는 지드래곤이 보낸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여줬다. 평소 리더답게 쓴소리를 하는 지드래곤이 승리의 첫 방송을 모니터링한 내용이었다.
 “첫 방송, 춤 너무 이상해. 좀 더 묵직했으면 좋겠다. 무대도 기억에 남는 뭔가가 필요해. `지지베’ 의상은 네가 평소 입은 의상 같은 느낌이어서 좀 더 갖춰보자. 너무 남자인 척하지마, 쿨해보이지 않아. 형이 누누이 얘기하지만 그럴 때 너 나이들어 보여. 너 잘되라고 하는 말. 주위 사람들 말에 귀기울여라.”(지드래곤)
 그는 태양과 대성 등 여러 형의 `피드백’도 이야기하며 “막내로서 정말 잘하고 싶었다. 창피하고 싶지 않았다. 멤버에게 인정받는 게 대중보다 더 어렵더라. 멤버들은 냉정하다”고 웃었다.
 지난 2006년 데뷔한 빅뱅도 어느덧 중견 그룹이 됐다. 지난해 월드투어를 했고 수많은 해외 무대를 누볐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는 2011년 `MTV 유럽 뮤직 어워즈’에서 상을 받은 때를 꼽았다.
 “아시아 대표로 참가했는데 저스틴 비버, 레이디 가가 등이 참석했죠. 지금이야싸이 형이 해외 팝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만 당시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함께 하며 데뷔할 때처럼 설레었어요. 마치 신세계의 문 앞에 선 느낌이었죠. 특히 당시 멤버들이 안 좋은 일로 힘들었던 터라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보자는 계기가 된 무대예요.”
 마냥 막내일 줄 알았던 승리에게도 이제 소속사 안에 후배들이 많이 생겨났다. YG는 빅뱅에 이어 데뷔시킬 남자그룹을 뽑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윈(WIN)’을 케이블채널에서 선보이고 있다.
 그는 이들을 보며 자신의 과거도 돌아본다.
 “연습생 때 (고향) 광주로 돌아가란 얘기도 들었죠. 잘하는 사람의 이름만 기억하는 양현석 대표님이 연습생 6개월간은 절 `너, 빨간색(모자, 옷)’으로 불렀죠. 무관심이 참 외롭고 불안했어요. 그래서 전 연습생들 이름을 모두 외웠죠. 이제 후배들에게 훈계하는 시대는 지났으니 지친 어깨를 살려줄 재미있는 얘기도 해주고요.(하하)”
 최근 YG 신인 그룹 멤버인 강승윤이 라디오에서 무서운 선배로 승리를 꼽았다는말에는 “양 대표님이 내게 `넌 잔가지가 많은 나무여서 자주 쳐줘야 잘 자란다’고 했다”며 “날 누른 게 지드래곤 형이듯이 강승윤의 주체할 수 없는 `끼’를 눌러줄 사람이 필요하다. 10명 모두 잘한다고 하면 발전이 없지 않나”라고 다시 웃었다. 이어 후배들에게 “보컬과 춤 실력을 넘어 자신만의 매력인 스타성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렇기에 빅뱅의 책임감은 한층 커졌다. 후배들에 앞선 길을 걷는 만큼 모범이 돼야 하는 상황.
 승리는 “빅뱅은 대화로 문제를 풀면서 팀 활동의 균형을 잡아 한 번도 크게 싸운 적이 없다”며 “우린 큰 사랑을 받는 만큼 절대 와해돼선 안된다고 얘기했다. 양 대표님도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때 판단력이 부족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빅뱅은 정말 오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잠시 포즈를 둔 승리의 한마디.
 “롤링스톤스 같은 그룹이 되고 싶어요. 여러분도 나이가 들어 멋지게 퍼포먼스하는 저희 모습 보고 싶지 않으세요?” 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