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우 대표해 멋지게 해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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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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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지, 美시카고 개막 뮤지컬 `미스 사이공’ 주역 꿰차 화제
▲ 유학 4년만에 `미스 사이공’ 주역 꿰찬 신혜지 씨. 연합

 오는 10월 미국 시카고 패러마운트 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주인공 킴 역에 미국으로 간 지 4년 된 한국인이 캐스팅돼 화제다.
 주인공은 이화여대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2010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주립대(NYU) 대학원에서 뮤지컬을 공부한 신혜지(27).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이 뮤지컬의 미국 공연에 한국인이 주인공으로 뽑힌 것은 1994년 당시 유학생이던 이소정이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이후 처음이다.
 신혜지는 2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조그만 역할부터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해온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다”며 “미국에서 한국 뮤지컬의 위상이 높아진 것도 한 몫했을 것”이라고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미스 사이공의 킴 역은 공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야 하는 역할이라쉬지 않고 노래해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럽다”면서도 “브로드웨이 입성을 꿈꾸며 구슬땀을 흘리는 한국 배우들을 대표해 멋지게 해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미국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큰 역할을 맡게 됐네요. 영어 발음이 완벽하지는 않은데도 연습을 많이 했더니 노래할 때만큼은 외국인 같지 않다는 말을 듣습니다. 시카고 공연을 잘 끝내고 `미스 사이공’의 뉴욕 공연에도 출연하고 싶어요.” 어렸을 때부터 뮤지컬 극단에 소속돼 무대 생활을 해온 그는 `뮤지컬을 제대로 하려면 성악을 배워야 한다’는 말에 대학에서는 성악을 공부했다.
 뮤지컬의 본고장 뉴욕으로 건너가 대학원 졸업 후 첫 무대로 고른 작품이 제작사 문제로 7개월간 공연이 지연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는 “처음에는 큰일이다 싶었지만 정도 들었고 내가 나가면 동료가 또 처음부터 연습해야 하니 미안해서 그냥 버텼다”면서 “그땐 힘들었지만 그 경험으로 실력이 많이 늘었다”며 웃었다.

 사실 그는 이번 뮤지컬의 감독을 한 번도 직접 만난 적이 없다. 이전에도 `미스사이공’ 오디션에 수없이 지원했다가 탈락한 터라 서류를 내놓고 뉴욕을 떠나 한국에 와버린 것.
 서류가 통과돼 비디오를 내라는 소식에 한국 집을 베트남처럼 꾸며놓고 비디오를 만들어 제출했다.
 감독이 그를 만나러 뉴욕으로 오겠다고 했을 때는 중국에 머물고 있어 만나지 못했다.
 “스카이프(인터넷 화상전화)로라도 보자던 감독님께서 2주 후 `그냥 너로 하기로 했다’고 하시더라고요. 한 달 넘게 이메일을 주고받긴 했지만 한 번도 본 적 없는 저를 비디오만으로 뽑아주신 건 기적과 같아요. 감독님이 찾던 사람이 바로 저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뿌듯하고 기쁩니다.”
 그는 “예전에 비디오로 오디션 보는 시대가 올 거라는 말에 웃은 적이 있는데 정말 그런 시대가 왔다”며 “미국에서 한국 뮤지컬을 보는 시선도 많이 달라져 한국에서 뉴욕 브로드웨이에 관심 있는 분들이 거리와 관계없이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번 공연에는 한국에서 활동하던 뮤지컬 배우 김소향이 지지 역에 뽑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혜지는 “친분은 없지만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분이라 배울 점이 많이 있을 것 같다”면서 “서로 의지하며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서 멋진 공연을 해내고 싶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앞으로 동양인의 한계를 뛰어넘어 `위키드’의 글린다, `웨스트사이드스토리’의 마리아, `오페라의 유령’의 크리스틴과 같은 배역을 맡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제 첫발을 내딛는 단계이지만 언젠가는 한국의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는 정신이 담긴 뮤지컬을 만들고 싶어요. 직접 만들 능력이 안되면 미국과 한국의 뮤지컬계를 잇는 다리 역할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이 있기에 제가 있고, 제 덕분에 한국이 세계에 더 널리 알려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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