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민주, 민생국회 '뒷전'
포항남·울릉, 화성갑 재보선 올인
  • 김호수
새누리·민주, 민생국회 '뒷전'
포항남·울릉, 화성갑 재보선 올인
  • 김호수
  • 승인 201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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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대로’에 민주당 플래카드 물결

[경북도민일보] `포스코 대로’. 포항을 상징하는 최고 번화가에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내건 플래카드가 펄럭인다. 포항시청 부근도 마찬가지다. 포항과 무관한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이름과 출신지역이 적힌 플래카드들이다. 내용은 한 예로 “포항시민, 서울시 출향민 여러분! 서울시 동작구 갑 전병헌입니다. 10월30일 꼭 투표합시다.”.
 투표 독려를 내세워 포항남·울릉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사실상 민주당 중앙당 차원의 선거운동이다. 자기 지역구 이름으로 출향민들에 투표를 촉구하는 이런 플래카드가 포항시내 주요 간선도로에 70여개나 나부낀다. 포항 선거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정기국회가 한창이다. 1년 한 차례 열리는 정기국회는 서민들의 피눈물인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낭비되지는 않았는지를 감시하는 귀중한 기회다. 정기국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정감사’도 국민혈세의 낭비를 감시하기 위한 장치다.
 그러나 지금 정기국회가 한창이지만 여야의 관심은 `여의도’를 떠났다. `몸’과 `마음’이 오로지 10월 30일 실시되는 포항남·울릉 국회의원 재선거와 경기 화성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쏠려있다. 국회의원 `2명’을 뽑는 선거에 여야가 지도부가 총출동하고 소속의원이 선거운동원으로 동원되는 `선거 올인’의 막장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선거가 밥 먹여주나?”.
 경기 화성갑 서청원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경기침체와 전세 값 폭등으로 서민들이 고통스러워하는 그 시간 집권당 지도부가 “승리가 뻔한” 선거에 올인하며 선거판을 과열시켰다.
 민주당 허대만 후보의 선대위원장은 김두관 전 경남지사다. 포항은커녕, 경북에 아무런 연고도 없다. 경북 출신 거물을 내세우지 못하는 민주당 사정은 이해하지만 `경남지사’ 출신을 선대위원장으로 내세운 것은 아무래도 어색하다.
 경기 화성갑은 가관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행태가 볼썽사납다. 서청원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는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홍문종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총 출동했다. 유승민 서상기 의원 등 중진들을 포함해 50여 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친박 실세`로 재등장할 서 후보에게 `눈도장’을 찍겠다는 행렬이다. 행사는 당초 100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사무실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3000명 가까운 외빈이 몰려들어 장소를 건물 옥상으로 급히 변경해야 했다. 정말 꼴불견이다. 오는 30일 보궐선거에서 서 전 대표의 당선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는 것이 새누리당의 자체 평가다. 따라서 원외 실세였던 서 전 대표가 원내로 진입하면서 당내 역학구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이날 개소식에는 의원들은 물론, 지역구 위원장, 시·도의원 등도 눈도장을 찍기 위해 몰려들었다. 황우여 대표는 축사를 통해 “국회의원 7선이 되면 정치에 관한 신선(神仙)의 경지에 오르게 된다”고 극찬했다. 귀가 가렵다.
 선거 때만 되면 도지는 `선거연대’라는 역병(疫病)이 민주당을 덮쳤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지난 9일 국회의원재보선과 관련해 “당 대표로서 국회와 광장, 재보선 지역을 오가겠다”고 선언하고 “장외투쟁 강화를 위해 시민단체와 종교계 등과 연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10월 재·보선은 포항남·울릉과 경기 화성갑에서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다. 두 지역 유권자가 자기 지역대표를 선출하는 행사일 뿐이다. 중앙당이나 당 지도부, 소속의원이 총출동할 이유가 없다. 더더구나 한때 대통령선거 출마를 노린 대권주자가 나설 무대가 아니다.
 여야는 지금이라도 포항남·울릉과 경기 화성갑 유권자들의 선택을 존중해 선거에서 손을 떼야 한다. 여야가 중앙당 차원에서 재·보선에 뛰어들수록 선거가 과열되고 지역과 유권자만 분열, 반목하게 된다. 여야는 한창 열리고 있는 정기국회에 전념하는 게 옳다. 부패한 관리들의 국민혈세 떼먹기나, 예산낭비를 감시하는 게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다. 포항남·울릉과 경기 화성갑에 나타나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국민은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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