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같은 겨울’이 한동안 계속되더니 결국 “겨울 끝”이란 소리가 들리고 있다.그래도 혹시 몰라서 “사실상”이라고 한자락 깔기는 하지만 봄이 보름넘게 빨리 온 것만은 기상전문가가 아니라도 몸으로 느낀다.산과 들에 봄의 징후들이 가득하지 않은가.봄의 전령사로 일컬어지는 매화,산수유가 앞다퉈 자색을 겨루기 시작했다.바닷가에선 봄미역,산촌에선 고로쇠 수액 채취에 일손이 바빠지고 있다.
봄은 얼음장 밑으로 온다고 한다.물소리만 들어도 생동감이 넘치는 것도 이 계절의 선물이다.시절이 이런 때에 포항시가 제설기 20여대를 들여와 읍면에 배치했다.겨울이 물러가는 마당에 제설기를 1억원어치나 사들이자 입씨름이 붙었다.당연히 “뚱딴지같다”는 핀잔이 나왔다.다른 쪽에선 “봄철 폭설 치울 걱정 덜었다”고 반겼다.이럴 때엔 황희 정승의 어법을 슬그머니 흉내내는 것도 방법이다. “그 말도 맞는 것 같소 그려.”
이웃 일본에선 겨울잠을 설친 곰돌이와 곰순이들이 주린 배를 채우려 민가에 출몰해 피해가 많다고 한다.이 바람에 총탄에 횡액을 당하는 녀석들도 수두룩한 모양이다.이 모든 것을 온난화의 산물로 몰아붙인 채 턱이나 괴고 있으면 되는지도 궁금하다.
“겨울이 왔으니 봄도 머지 않으리”라고 노래한 시인을 떠올리며 여름을 생각하면 너무 성급하다고 타박 맞기 십상일 게다. 아열대성 기후로 옮겨가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니 해보는 소리다. 그러잖아도 봄과 가을이 짧아지는 추세가 아닌가.이런 때 하늘의 뜻을 제대로 읽을수만 있다면 `날씨 마케팅’으로 한몫 잡는 꿈이라도 꿔보겠다만….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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