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 철인3종 경기 완주… “딸에게`슈퍼맨’같은 아빠 되어주고파”
  • 연합뉴스
이동우, 철인3종 경기 완주… “딸에게`슈퍼맨’같은 아빠 되어주고파”
  • 연합뉴스
  • 승인 2013.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틴틴파이브 출신 개그맨 이동우, 2004년 희귀 질환`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 잃어
▲ 최근 '2013 ITU 통영 트라이애슬론 월드컵'에 참가해 시각장애를 딛고 4시간 21분 34초의 기록으로 완주한 개그맨 겸 방송인 이동우. 연합

 “딸에게 `슈퍼맨’ 같은 아빠가 돼 주고 싶었어요.”
 개그맨 이동우(43)는 지난 13일 초등학교 1학년인 딸 지우의 목에 철인3종경기 완주 메달을 걸어주었다.
 대회에 앞서 `바다에는 무서운 상어도 사는데 괜찮겠느냐’고 걱정하던 어린 딸은 마침내 그의 목을 껴안고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2004년 얻은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 질환으로 앞을 볼 수 없다. 딸은 평소 집 안에서도 줄곧 넘어지던 아빠를 안타까워 했다.
 “제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렇지만 일단 하고자 하면 주위에서 힘을 보태는 기적이 일어나죠. 특히 이번 대회에서 이 점을 짜릿하게 느꼈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1700여 명의 선수들이 하나같이 절 응원해주셨으니까요.”
 그는 경남 통영에서 열린 ITU 트라이애슬론(철인삼종경기) 월드컵서 4시간 21분34초의 기록으로 완주해 주변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최근 서울 저동 평화방송 스튜디오에서 `이동우, 김다혜의 오늘이 축복입니다’ 방송을 마치고 나오는 그를 만났다.
 “장애가 찾아오고 상실감에 오랜 기간 헤맸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옛날의 이동우로 생각할까’, `자연스러운 시선으로 보아줄까’ 하는 생각에서요. 그러나 힘을 다시 내기로 마음을 다잡은 순간부터는 삶에 애착이 생겼죠.”
 2010년 `이동우, 김다혜의 오늘이 축복입니다’와 연극 `오픈 유어 아이즈(Open Your Eyes)’로 활동을 재개하며 얻은 `삶의 의지’는 지난 5월 매니저의 철인3종 경기 제안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대회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5개월. 건장한 성인 남자에게도 벅찬 이 도전이 수월했을 리는 없다.
 “시각장애인은 작은 돌부리에도 걸려 발목을 다치고, 낮은 턱에도 넘어져 뇌진탕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사고 관리가 어려워요. 그 험한 철인 3종 경기 훈련 과정에서 사고를 막는 데는 트레이너의 몫이 크죠. 장애인의 몸에 대한 메커니즘을 공부한 사람이어야 했습니다.”
 그는 재활 운동 전문가 출신 트레이너를 섭외해 5개월간 혹독한 훈련을 거쳤다.
 사이클의 경우는 트레이너와 함께 탈 2인용 자전거를 국내에서 구하지 못해 외국에서 어렵사리 들여오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2인용 자전거라고 하면 보통 연인끼리 타는 것을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그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오죽하면 선수들도 균형 잡기가 어려워서 출발도 못 할 정도였어요. 두 명이 완벽하게 `한 사람’이 돼야 했죠.”
 이동우는 “대회를 통해 나 자신을 점검했고, 가능성을 봤다”며 “이 세상에는 힘을 내고 싶어도 자존심이 상할까봐 `괜찮은 척’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이들에게 하나의 모델이 되어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의 도전은 이번이 끝이 아니다.
 다음 달에는 `스마일(SMILE·가제)’이라는 재즈 음반을 발표한 뒤 이를 기념한 단독 콘서트를 열고, 내년 봄에는 충무아트홀에서 공연 `내 마음의 슈퍼맨’(가제)을 계획하고 있다.
 데뷔 20주년인 올해 `슈퍼맨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 청사진에 대해 이동우는 “처음부터 일련의 프로젝트로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의미가 있겠다 싶어서 하나로 묶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음 달 발표를 앞둔 `스마일’은 그룹 틴틴파이브 출신인 그는 물론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로서도 첫 재즈 음반이다. 재즈 디바 웅산이 팔을 걷어붙이고 `재즈의 A부터 Z까지’ 그를 지도했다.
 개그맨 이동우와 재즈 가수 웅산의 인연이 흥미롭다.
 “2년 전 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웅산 씨가 초대 손님으로 출연했어요. 그런데 웅산 씨가 먼저 제게 `오빠는 재즈를 해야 한다’며 제안을 해 왔어요. 재즈를 즐기거나 탐구할 음악적 역량이 없는데도요.”
 웅산은 이동우에게 “재즈를 하면 굉장히 행복해질 사람이다. 장담한다”고 말했단다.
 이후 그는 지난 2년간 오로지 재즈에 빠져 살았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 리듬과 박자에 귀가 트였다. 그리고 어느 날 `멘토’ 웅산으로부터 음반 제작을 제의 받았다.
 “굉장히 기뻤죠. 간단하게 디지털 싱글을 내 보겠다고 회사에 보고했는데, 김영민 SM 대표가 `진지한 자세로 하는 김에 정규로 가자’는 겁니다. 그래서 SM 최초의 재즈 음반을 내게 된 거죠. 하하.”
 음반에는 웅산이 직접 작곡한 2곡을 비롯해 총 11곡이 수록된다. 재즈로 편곡한조덕배의 `꿈에’와 김도향의 `시간’도 담겼다.
 “요즘은 콘서트 연습에 한창입니다. 무대 오르기 전의 긴장은 행복하고 설레는 감정이에요. 2년 전 처음으로 재즈를 접했을 때라면 공포였겠죠. 하지만 지금은 빨리 관객을 만나 제 음악을 들려 드리고 싶답니다.” 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