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 경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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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 경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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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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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을 보려하고 봄오기를 바랬더니/새우는 찬바람 끝에 겨우 피려하던 꽃이/ 덧없이 퍼붓는 비에 그저 지고 말아라.” <이병기/가람 문선>
 기상관측 이래 가장 포근한 겨울이었느니 해가며 `겨울 끝’을 내다본 기사들이 실린 지 열흘 남짓된 것 같다.그랬건만 요즘 날씨를 보면 영락없이 `도로 겨울’이다. 그것도 그저 춥기만 한 게 아니다.눈과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불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태풍급’강풍이란다. 기온마저 영하 10도 아래로 곤두박질 친 지역도 있으니 한겨울 추위임엔 틀림없다. 성급하게 자색을 뽐내던 봄의 전령사들이 부끄럽게 생겼다.
 하늘의 뜻을 모르는 사람이 대춘(待春)을 예쁘게 포장하는 말이 있다. 꽃샘 추위다. 봄꽃을 시샘하는 성깔이 앙칼진 본색을 그대로 드러내는 추위다.이 꽃샘추위는 해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니 서둘러 봄타령을 했다고 탓할 일도 아니다. 꽃샘을 모르고 봄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닌 까닭이다.대륙 고기압, 이동성 고기압, 온대 저기압을 들먹여가면서 열심히 설명하는 기상캐스터의 예보에 귀기울이면 그 뿐이다.
 어제는 때마침 경칩(警蟄)이었다.공교롭게도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린 날과 마주쳤으니 `꽃샘 경칩’이라고나 할까. 겨울잠 깬 개구리가 눈 비비며 튀어나오다가 감기 들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 꽃샘추위야 해마다 있는 것이니 앞으로 몇 차례가 더 온다해도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추우면 춥지않게 대처하면 되는 것 뿐이니까.
 정작 걱정스러운 것은 송두리째 파괴되는 자연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무력감이다. 억겁(億劫)이 지나도 끄떡없을 것만 같던 남극대륙 빙벽이 쩍쩍 갈라져 무너져내리는 모습이 그 하나다.그 온난화는 순전히 `사람 탓’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석유 쟁탈전에만 정신이 팔려 눈에 불을 켜고 있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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