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북)은 사실상 `무풍’(無風) 지대나 다름없었다. 경북 도민의 지지를 업은 김관용 도지사의 출마와 `3선’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그건 2월 4일까지다. 권오을 전 의원이 2월 4일 경북도지사후보 예비등록을 마치고 포항에 선거사무실을 열어 선거운동을 시작함으로써 경북은 더 이상 무풍지대가 아니다.
권 전 의원의 예비후보 등록에 이어 박승호 포항시장도 경쟁에 가세했다. 박 시장은 지난 14일 “포항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으나 앞으로는 경북도의 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다”며 도지사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박 시장은 17일 오전 10시 경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권 전 의원과 박 시장의 출마에 이어 경북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김천)의 가세도 예상된다. 야권에서는 오중기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이 출마를 공식 선언한 상태이다.
김관용 도지사의 `아성(牙城)’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한 셈이다. `3선 도전’을 기정사실화 해온 김 지사까지 포함하면 새누리 공천경합은 최소 `4파전’의 양상이다. 새누리당 아성인 경북의 속성으로 볼 때 경북도지사선거는 새누리당 공천경쟁이 시작과 끝이 될 수밖에 없다.
경북도지사선거 양상이 갑자기 복합구도로 달아오른 것은 새누리당의 `3선 공천배제론’ 때문이다. 자치단체장의 연속 3선 연임을 막자는 게 `3선 공천배제론’이다. 국회의원들은 3선이 아니라 5선 6선까지 해도 아무 탈이없는 데 자치단체장에게만 `3선 금지’를 강요하는 것부터가 웃기는 발상이다. 헌법재판소에 `3선 공천배제론’을 위헌 제청할 경우 `위헌’ 판정이 나올 공산도 크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일단 `3선 공천배제론’을 당론으로 채택할 태세여서 김관용 도지사로서는 3선 고지에서 결정적인 장애를 만난 격이다. 김 지사로서는 고령(72)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포항시장 3선’을 공언해온 박승호 시장 역시 `3선’ 장벽에 봉착한 처지다. 포항에 입지하기 어렵게 된 그로서는 김관용 도지사가 `3선 배제론’의 희생양으로 떠오르자 방향을 바꾼 셈이다. 기초단체장 재선 이후 광역단체장 도전은 `3선 공천배제론’에 배치되지 않는지 새누리당 중앙당의 유권해석이 궁금해진다.
김관용 지사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김 지사에 대한 불출마 압력이 거세질수록 경북도지사선거는 양상이 더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래 저래 김 도지사의 거취가 관건이다. 김 도지사의 거취가 주목되는 이유는 그의 중앙 진출 가능성 때문이다. 김 지사는 `경북도청 도내(안동) 이전’이라는 경북도정 사상 최대의 업적과 성공적 도정 운영, 풍부한 행정경험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투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따라서 그의 중앙무대에서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럴 경우 김 지사로서는 3선에 도전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김 지사의 진로는 경북도지사선거의 양상만 좌우하는 요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김 지사가 “항상 현장에서 일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도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허심탄회한 자세를 보이는 것도 매우 시사적이다.
김 지사의 3선 불출마가 확실해지면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 후보가 이철우 의원이다. 그는 김 지사 밑에서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평소에도 “김관용 지사가 출마하는 한 절대 출마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3선 공천배제론’이 고개를 들자 그 역시 광폭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경북도당위원장인 이 의원으로서는 새누리당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경북은 1000년 신라 사직의 본산이다. 또 전국 1위의 면적과 6위의 인구, 전국 1위의 무역수지(323억7000만 달러)와 전국 4위의 지역총생산(1인당 3082만원)의 `웅도(雄道)’중의 웅도다. 유능하고 정직한 `도백(道伯)’이 탄생하기를 경북도민들과 함께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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