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부대에 새 술을
  • 경북도민일보
새 부대에 새 술을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7.03.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무도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그 새 술이 부풀어 부대를 터뜨릴 것이다. 그래서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신약 마가복음에 나오는 말이다.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새인들은 단식하고 있을 때 예수의 제자들은 왜 단식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예수가 비유적으로 대답하는 대목의 일부다.
 비유의 정확한 해석은 쉽지 않지만 그 말의 배경은 이렇다. `새 술’은 아직 발효가 진행 중이거나 금방 끝난 술일 것이다. 발효가 진행 중이라면 그 술은 시간이 흐를수록 팽창하게 된다. 낡은 부대는 술의 팽창을 감당하지 못한다. 하지만 아직 가죽이 튼튼한 새 부대라면 약간의 팽창은 견딜 수 있다. 그러므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었겠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라는 명제는 그 본래의 의미를 벗어나 오늘날에는 그 선후가 뒤바뀐 역(逆)의 뜻으로 오히려 더 많이 쓰인다. 어떤 새로운 계기가 있으면 거기에 맞게 콘텐트도 새롭게 해야 좋다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는 거다. 말하자면 `새 부대에는 새 술을 담아야 한다’는 의미가 더 강한 뜻의 격언으로 진화된 것이다.
 허드레 소리까지 끌어대면서 `새 술은 새 부대에’란 명제를 애써 `새 부대엔 새 술로’로 바꾸어 보는 이유는 별 것 아니다.
 `희망의 도시 글로벌 포항건설’을 표방한 포항시가 지난해말 이전을 한 신청사의 정식 개통식을 지난 6일 오후에 갖고 어제부터 본격 대잠동 시정시대를 열었다.
 박승호 시장과 200여 공무원 대표들은 큰절을 올리며 주어진 책무에 신명을 바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이런 퍼포먼스만이 아니라 이제 `새 부대’를 장만했으니까 공무원들은 정말 진전된 봉사정신의 `새 술’을 담아 달라는 당부를 하고 싶은 것이다.
 정재모/언론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