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으로 돌아가는 권오준의 포스코號`갑(甲)문화·순혈주의’시정이 과제
  • 김호수
`기본’으로 돌아가는 권오준의 포스코號`갑(甲)문화·순혈주의’시정이 과제
  • 김호수
  • 승인 201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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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권오준 포스코 신임 회장이 14일 주주총회에 앞서 가장 처음 취한 조치는 기존의 방만한 경영구조를 `작고 강한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기획재무 △기술 성장투자 △탄소강 △스테인리스사업 △경영지원 등 6개 부문을 △철강사업 △철강생산 △재무투자 △경영인프라 4개 본부 체제로 개편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영임원은 68명에서 52명으로, 기획·구매 담당 등은 31명에서 14명으로 `확’ 줄어든다.
 권 회장의 조직 슬림화는 정준양 회장 체제에서 본연의 업(業)인 철(鐵)보다 다른 사업에 눈을 돌림으로써 영업이익 급감과 신용도 추락이라는 포스코에 닥친 사상 최악의 위기를 특단의 각오로 헤쳐나가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초심(初心)인 `철’로 돌아가 영일만의 기적에 재도전하겠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포스코의 위기는 포스코의 상징인 `철’에서 비롯됐다는 게 중론이다. 포스코가 `철’에 관한한 `최고(最高)’라는 `과신(過信)’에서 철강 이외의 분야에 눈을 돌림으로써 철강업의 비중이 축소됐고, 급기야 철강경기가 냉각되면서 외부에 벌여놓은 사업이 도미노식으로 타격을 입고 말았다. “고성장 시장을 중심으로 철강관련 분야 M&A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철강, E&C, 에너지, ICT 등 4대 사업을 중심으로 차세대 성장축을 구축하겠다”던 의욕이 결국 포스코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2010년 전체 매출액 대비 74%를 차지하던 포스코의 철강업 비중은 2012년 55%로 줄어들었다. 이른바 포스코의 `잃어버린 5년’이다. `철에 관한 한 우리가 최고’라는 포스코의 자부심도 꺾였다.
 5년 전 정준양 회장의 `비철강 부문 경쟁력 확보’는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었다. 철강에 의존해온 포스코로서는 `차세대 먹거리’를 모색해야할 상황이었다.
 비철강 부문 경쟁력 확보는 차세대 먹거리 차원의 전략이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다만 세계 철강 경기 침체, 현대제철 등 국내 경쟁자 출현, 엔저, 값싼 중국산 공급 등이 포스코를 엄습, 내상(內傷)을 입고 말았다.
 권 회장이 “신규 투자보다 종전 기술과 마케팅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쪽으로 비전을 잡아나가고 있다. 철강에서 소재 기술을 좀 더 극대화해 경쟁사와 차별화하고 이익 기여도가 높은 아이템을 더 많이 개발해 수익성 향상을 꾀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한 것은 적확(的確)한 현실진단에서 나온 것이다.
 `권오준 포스코 호’의 미래는 밝다. 포항 파이넥스 3공장 준공과 광양의 철분말 공장 가동은 포스코 부흥의 씨앗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준공된 인도네시아 제철소와 멕시코 자동차강판 생산 공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도 배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쟁 철강사와의 5% 포인트 이상 수익 격차가 어려운 목표는 아니다.
 포스코가 10여 년의 연구로 개발한 차세대 자동차용 초고강도강인 TWIP강도 있다.
 두께는 얇지만 강도가 높아 차량 경량화와 안정성을 높이는 꿈의 소재다. 차체를 10% 경량화해 연료비는 3~7% 절감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3% 줄일 수 있어 2015년부터는 자동차강판의 효자가 될 전망이다. 이미 TWIP강은 이탈리아 피아트사의 `뉴판다’ 범퍼 등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1월 준공한 멕시코 2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자동차강판 생산능력은 연산 90만 톤으로 2배가 됐다. 위기의 포스코를 구할 구원투수들이다.
 그러나 권오준 포스코 호의 순항에는 몇 가지 전제가 있다. 첫째 혁신(革新)이다.
 관료주의, 수직적인 커뮤니케이션 문화, 폐쇄적 `갑의 문화’와 순혈주의는 당장 시정해야할 적폐(積弊)다. 작년의 `라면 상무’ 사건이 가능했던 것은 포스코를 지배하는 `갑질’ 때문이다.
 권오준 회장을 선택한 것은 포스코가 아니라 `시장(市場)’이다. 권 회장의 철강업 경쟁력 강화에 대한 의지가 이사회를 움직였고, 이사회는 시장의 요구로 이를 환치(還置)한 것이다. 권오준의 포스코 호가 순항하도록 포스코맨은 물론 정치권의 각별한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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