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가 주원인…육아부담 줄일 법적 장치 시급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양육비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영아 유기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일 포항시 북구 동국대학교 포항병원에서 생후 70여일이 지난 아기가 버려져 있는 것을 병원 관계자가 발견해 관계당국에 신고했다.
32주만에 태어난 아기는 태어나면서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아 그동안 병원에서 지내왔으며, 아기 엄마 이모(20)씨는 남편이 신용불량자에다 아기가 `기형아’라는 이유로 양육을 고민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영아 유기 신고와 함께 아기를 포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맡겼으며, 이 기관은 아기 부모의 소재파악을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포항시 북구 청하면의 한 찜질방에서 남자 신생아가 버려져 있는 것을 찜질방 종업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아기는 탯줄이 제거되지 않은 채 수건에 쌓여 있었으며, 인근의 검은 비닐봉지에서 산모의 태반 등이 나와 주위를 놀라게 했다.
도내에서 유기된 영아들을 전문적으로 양육하는 김천 임마누엘 영유아원에 따르면 매년 20여명에 이르는 영아들이 이곳을 찾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랜 경기침체로 육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커진 것이 주요인이다.
특히 미혼모가 출산을 하거나 태어난 아기가 장애일 경우 버려지는 사례가 많아 이를 막을 수 있는 사회적인 제도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영유아 보육시설 관계자는 “영유아를 버리는 부모들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기에 앞서 서민들이 육아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정부가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웅희기자 w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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